
4월 1일 오후 7시. 가볍게 저녁식사를 한 뒤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응암동에 위치한 Club A7 사무실로 향합니다. 바로 지난 3월 31일부터 치러진 ‘아마바둑 올스타전’을 취재 하기 위해서였죠.
아마바둑 올스타전은 아마바둑활성화를 위해 타이젬이 기획한 이벤트 아마기전입니다. 강영일, 김진환 등 시니어기사(40~50대)부터 이상헌, 송홍석 등 연구생출신 까지 한국아마바둑계를 주름 잡는 아마강자 20인이 출동해 임동균 감독이 이끄는 청룡팀과 신병식 감독이 이끄는 백호팀으로 나뉘어 연승전(2라운드만 적용)으로 우승팀을 가리죠.
지난 31일 치러진 1라운드는 주장을 제외한 9:9 단판승부로 2라운드 진출자를 가려냈는데 청룡팀이 5-4로 승리하며 상쾌하게 스타트를 끊었죠. 과연 백호팀의 박성균 아마 7단(이하 박7단)이 반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유종수 아마 7단(이하 유7단)단이 승리해 이 기세를 쭉 이어갈지 궁금해집니다.

▲ 미리 도착한 유종수 아마 7단(왼쪽)과 박성균 아마 7단.
오후 7시 28분. 대국장인 Club A7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대국이 시작하려면 30분도 더 남았기에 당연히(?) 대국자들은 도착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는데 박7단과 유7단은 이미 도착해 담소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두 분다 일찍 오셨네요? 가까운 곳에 사시나봐요?”(기자)
“조금 일찍 출발했지요. 평촌에 산답니다.” (유종수)
“저는 안산에서 출발했죠.”(박성균)
응암동에서 절대로 가까운 거리가 아니기에 속으로 ‘헉’ 소리가 절로 납니다. 이벤트 기전이지만 단체전이기에 더욱 신경을 쓴 점이 살짝 엿보입니다. 박7단은 바둑책을 보면서, 유7단은 물끄러미 바둑판을 응시합니다.
대국시작 20분 전. 청룡팀 임동균 감독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감독의 등장에 마음이 편안해졌을까요. 임감독을 본 유7단 표정이 10분 전보다 부드러워집니다. 뒤이어 백호팀 신병식 감독도 모습을 드러냅니다.

▲ 각팀 감독들의 즉석 대국. 유종수 아마 7단은 임동균 감독이 온 뒤 표정이 한 결 밝아졌다.
양팀 감독들의 작전타임을 기대하고 있는데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집니다. 바로 양팀 감독들의 즉석대국이죠. 생각해보니 수 많은 아마대회에서 잔뼈가 굵어진 백전노장 두 명에게 무슨 작전이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 박성균 아마 7단의 백번으로 대국시작
드디어 오후 8시. 올스타전 2라운드 연승전이 시작됐습니다. 돌을 가린 결과 유 7단이 흑을 잡았네요. 대국에 몰입한 관록의 아마강자들의 모습이 멋집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 모습을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습니다.
대국자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뒤 대국장을 둘러봤습니다. 대국자 이외에도 감독들을 비롯한 몇몇 관전자들이 이번 대결을 흥미롭게 지켜봅니다. 클래식이 흘러나오는 대국장은 이번 대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국장 전경. 2라운드 대국을 관전 중인 홍시범 대표(빨간 체크 남방) 모습도 보인다.
대국자들이 대국에 몰입한 사이 대회를 준비한 CLUB A7 홍시범 대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기자: 굉장히 대국에 집중하시네요. 너무 진지하셔서 옆에서 관전하기가 무서울 정도예요
홍시범: 보통 아마기사들이 일정상 1~2일 사이에 마쳐야 되는 아마대회에 주로 참가하지 않습니까. 생각할 시간도 부족했고, 때문에 진짜 승부를 펼칠 장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대회가 진작에 있었으면 좋았을 겁니다.”
기자는 많은 아마대회를 참관해봤고, 그 안에서 많은 아마기사들의 대국을 곁에서 느껴봤지만 간간이 무엇인가 부족한 듯한 그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이것이었군요.

▲대국 중인 유종수 아마 7단
두 사람의 승부호흡을 카메라에 더 담고 싶어 카메라를 들었지만 대국에 방해가 될 까봐 다시 카메라를 내려놓을 찰나 홍시범 대표가 귀띔합니다.
“사진 많이 찍으세요. 지금 대국에 몰입해 있어서 느끼지도 못할 것이고, 자신들의 멋진 사진을 대국자들도 원할 겁니다.”

▲종국이 가까워지자 각 팀 감독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형세판단을 하고 있다.

▲박성균 아마 7단(왼쪽)이 승리. 백호팀은 2라운드 연승전 첫 대국을 승리로 장식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둑은 종반을 향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들이 점점 늘어납니다. 반상에 둘 수 있는 곳은 점점 줄어듭니다. 이윽고 계가. 백호팀의 박 7단이 5집반승을 거뒀습니다. 신병식 감독의 얼굴이 환해집니다.
“좌변에서 타개가 잘 됐는데도 졌네. 초반에 판을 잘 못 짰구먼”
아쉬운 유7단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초반에 바둑이 잘 풀렸죠.”(박7단)

▲ 서로 의견을 나누는 양 대국자.왼쪽이 승리한 박성균 아마 7단.
복기는 약 10여분 정도 이어졌고, 복기까지 마친 양 대국자는 개운한 표정으로 일어섭니다. 오랜만에 승부에 원 없이 빠진 행복한 표정이 보입니다. 이제 감독들이 바빠집니다. 다음대국 선수 결정, 선수들 패인 분석 등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다음대국은 4월 7일(수)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집니다. 백호팀 박성균 아마 7단을 꺾기 위해 청룡팀에서는 공한성 아마 6단이 나섭니다. 매주 수~목요일 타이젬에서 펼쳐지는 아마강자들의 반상 청백전인 '아마바둑 올스타전'. 흥미진진한 그 대결에 타이젬 유저분들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