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훈은 2연패 후 1승을 거둬 기회를 잡았다. 도전3국 복기를 하고 있는 두 기사.

박영훈이 소중한 1승을 거뒀다.

12월 2일 오전 10시,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4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도전5번기 제3국에서 0-2로 뒤져있던 타이틀보유자 박영훈이 도전자 조한승을 상대로 258수만에 백6집반승을 거두고 1승을 챙겼다.

이날 대국의 주도권은 초반부터 박영훈에게 있었다. 상변 대마를 잡은 뒤 거대한 실리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조한승은 중앙에 이와 비슷한 집을 짓지 않으면 돌을 거두어야 할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승부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조한승은 상변 대마를 이용하여 중앙을 대신해 좌하귀에 상변에 상응하는 실리를 취했다. 결국 승부는 끝내기까지 진행됐다. 치열한 끝내기 싸움 중 조한승의 흑169수가 패착이 되었다. 우상귀 백 진영을 타개할 수를 없애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조한승이 전체적인 끝내기 싸움에서 밀려 박영훈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 규석으로 만든 신석 바둑알(40호)

승리한 박영훈은 2004년 이창호에게 패해 준우승에 그친바 있다. 2007년에는 이세돌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처음으로 이 대회 타이틀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원성진의 도전을 받았지만 3-0으로 가볍게 방어에 성공하며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

조한승은 군입대 전 마지막 타이틀매치를 벌이고 있다. 도전5번기가 끝이 나면 곧바로 입대하게 된다. 대국이 촉박하게 치러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과연 조한승이 입대 전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박영훈이 2연패 후 3연승으로 방어에 성공할 것인지 바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대국에 사용된 바둑돌은 얼마 전 조일기석 대표인 이춘오 씨가 한국기원에 기증한 것으로 가격은 2천만원에 달한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이번이 두 번째 사용하는 것이다. 제1, 2국 때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꺼내놓게 됐다. 앞으로 중요한 대국에 자주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GS칼텍스배 프로기전의 우승상금은 5천만원,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 초읽기 60초 5회가 주어진다. 도전5번기 제4국은 12월 9일에 열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