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바둑국가대표팀, 태릉선수촌 입촌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 훈련 돌입
2010-10-08 오후 3:20:49 입력 / 2010-10-08 오후 9:07:30 수정

▲ 입촌식을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바둑 국가대표팀.
"이제야
국가대표라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감독, 코치, 선수들의 한 목소리다. 바둑이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인정을 받은
뒤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 그저 서류상으로만 체육으로 인정받는 듯 했다. 하지만 10월 8일 오전 9시 30분,
광저우아시안게임 바둑 국가대표팀이 태릉선수촌 앞에 모이자 이 같은 생각들이 모두 사라졌다.
바둑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 전부터 정식종목이 되면 '바둑 선수들도 태릉선수촌에도 들어가 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았다. 당시 바둑계 분위기로는 아직도 도와 예에 가깝다는 입장도 많아 이야기꺼리는 됐어도 실제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다.
바둑국가대표팀 선수들도 마찬가지로 지금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태릉선수촌
앞에서 서로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기대에 가득찬 눈빛을 하고 있었다.
특정 장소에 모여 훈련을 하긴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를바 없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직접 선수촌 앞에 모여 국가를 위해 흘릴 땀을 생각하니 이제서야 자신이 국가대표임을 실감한 듯
보였다. 선수촌 곳곳에 아시안게임 개막을 알리는 푯말이 있어 긴장감을 더욱 고조 시켰다.

▲ 선수들의 숙소인 올림픽의 집. 벽면에 아시안게임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3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태릉선수촌 분위기는 엄숙했다. 지난 추석 때도 선수촌은
국가대표팀의 훈련으로 항시 불을 켜 놓고 있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지금은 선수들이 전국체전에 참가하느라 농구, 배구, 유도,
체조, 태권도 선수들만 남아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자체 훈련을 해왔던 바둑국가대표 선수단은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3박
4일동안 이 곳에 머문다. 양재호 감독은 "사실 더 오래 있을 생각이었다. 이 곳에서는 건강관리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밸런스테스트를 통해
선수들 각자가 갖고 있는 신체에 대한 문제점을 찾고 특히 바둑은 앉아서 두기 때문에 허리를 잘 관리하는 법 등을 배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진행된 입촌식 모습.
◆
4일동안 어떤 훈련하나
입촌 당일 선수들은 9시 30분에 집결하여 방 배정을 받고 입촌식에 참석했다. 입촌식이
끝내고 밸런스테느스와 페어대국 개인공부 등으로 오전 훈련을 마쳤다.
점심식사 후에는 도핑테스트와 체력훈련, 개인공부가
이어진다. 저녁 8시에는전 빙상 국가대표 선수였던 제갈성렬 감독(현 춘천시청 감독)을 초청하여 국가대표의 마음가짐에 대해 강연을 듣는다.
4일간 선수들은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해야한다. 따라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취침시간을 밤 10시로 정해 놓았다.
오전에는 조깅과 체조 등 기초체력위주 훈련을 하고 오후에는 페어바둑 훈련을 할 계획이다.

▲ 체력훈련을 하고 있는 바둑국가대표팀.
◆ 숙소 배정은
어떻게
선수들은 2인 1실 원칙을 지켜야한다. 태릉선수촌에서 거역할 수 없는 규칙 가운데 하나다. 평상시
바둑대회라면 모두 혼자 방을 쓴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엄연히 규칙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한다. 단 감독은 예외다.
방
배정을 살펴보면 이창호와 이세돌이 한 방을 쓴다. 아마도 바둑계 사상 최초가 되지 않을까 싶다. 평소 좋은 선후배로 때로는
경쟁자로 만나던 兩李가 함께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쉽게 볼수 없는 광경이다.
조한승과 최철한, 박정환과 강동윤이 방을 같이
쓰고 여자팀은 이민진과 김윤영, 조혜연과 이슬아가 함께 쓴다. 한편, 이창호와 이세돌, 강동윤은 한국바둑리그 경기가 있어 8일
하루만 지내고 퇴촌할 예정이다.

▲ 오전 훈련을 하고 있는 바둑국가대표팀.
◆ 바둑국가대표
선수단의 소감
- 양재호 감독
이제 진짜 국가대표가 된 것 같고 가슴에 태극기를 달면 이런 느낌이 더 할
것 같다. 바둑이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 시작하여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 되기까지 순조롭게 스포츠로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런
면에서 금메달이 더욱 필요한 때인 것 같다.
- 이창호 9단
이런 경험이 처음인데 좋은 경험이 될 것 같고
규칙적으로 생활해보는 것도 처음이다. 체력적으로는 후배들을 따라잡지 못한다. 후배들에게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인
것 같다.
아직은 어떤 훈련을 할지 잘 모른다. 취미로 바둑을 즐기면 상관이 없는데 바둑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체력이 중요하다.

▲ 비록 하루지만 같은 방을 쓰게 된 이세돌과 이창호.
- 이세돌
9단
다른 대회나 단체전에 나가봤지만 아시안게임은 의미가 남다르고 비교자체가 어렵다. 금메달도 달려있고 중국이 최고 라이벌인데 최소
중국에는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같고 있다.
금메달은 남자단체전에서는 반드시 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만 잘하면 된다는 분위기인데 말
그대로 나만 잘 하면 될 것 같다.
변수가 많은 페어바둑이 문제다. 만약 금메달을 놓쳐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부문이기 때문에 바둑
팬분들께서 이해해주시기 바란다.
- 조한승 9단
3~4일전에 휴가를 나왔다. 부대에서 응원도 많이 해주고 내가 나이가 많다
보니 잘 대해주고 있다. 아직 실감이 안나고 신기하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이 곳에 와서 마음이 설레이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 안래현 생활지도위원이 국가대표팀에게 대표선수로서의 자세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 태릉선수촌에서는?
보통 다른 종목 선수들의 합숙 기가는 수
개월이 넘는다. 농구대표팀만 예를 들어도 9월 27일에 입촌해 11월 10일까지 머문다. 첫 훈련이 아니라 벌써 3차 훈련이다. 입촌식이
열린 챔피언하우스에서 농구대표팀으로 첫 합숙훈련에 참가한 하승진도 만나볼 수 있었다.
태릉선수촌의 한 관계자는 방송사
취재진들을 보고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취재진이 온 적이 없었다. 바둑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은 종목인줄 몰랐다"며 놀라기도
했다.
입촌식에서 바둑국가대표팀에게 대표선수로서의 자세와 생활수칙을 전해준 안래현 생활지도위원은 "기간이 짧아 실력 증진은
기대할 수 없겠지만 태릉선수촌에 입촌한 것 자체로도 선수들에게 매우 큰 자부심을 안겨줄 것이다. 다른 종목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국가의
부름으로 모인 국가대표인 만큼 이에 대한 책임도 뒤따른다"고 말했다.

▲ 바둑국가대표팀의 훈련 모습을 담고 있는 취재진들.
TYGEM / 이정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