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나의 파라다이스 한국에서 바둑학 박사에 도전해요
독일인 다니엘라 외국인 최초 첫 바둑학 석사 올라
2010-09-20 오전 1:44:44 입력 / 2010-09-20 오전 2:15:59 수정
첫 외국인 바둑학 석사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독일인 다니엘라 트링스씨. 다니엘라 씨는 2006년 명지대학교 바둑학과에 편입생으로 유학왔고, 졸업 후 바둑학 석사까지 진학하며 30대의 나이에도 공부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여왔다.
다니엘라씨의 연구 논문주제는 ‘독일과 한국의 아동 입문 바둑교육 비교분석’. 독일 바둑보급에 도움을 주고 싶어 이 주제를 선택했다는 다니엘라씨를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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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다니엘라 트링스입니다. 얼마 전 ‘독일과 한국의 아동 입문 바둑교육 비교분석’이라는 주제로 논문을 발표해 명지대학교 대학원 바둑학 석사과정을 마쳤답니다.
제 이름이 새겨진 논문집을 받는 순간, 한국에서 보냈던 4년 동안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독일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하며 평범한 생활을 했던 제가 무언가에 홀린 듯 한국행 비행기에 탔던 것은 운명이었을까요?
●○…운명을 바꾼 한달 간의 한국 여행
제가 처음 바둑을 배운 곳은 베를린에 있는 한 바둑클럽이었죠. 10살 때 어머니 손을 잡고 간 그 곳에서 하나 하나 돌을 잡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돌 잡는 재미에 푹 빠진 저는 클럽에 자주 나갔고, 유일한 어린 학생인 저를 클럽회원들은 참 예뻐하셨죠. 중·고등 학생시절에도 바둑클럽에는 틈틈이 들려 수담을 즐겼답니다.
독일 Lueneburg 대학에서 환경과학을 전공한 저는 2003~4년 연구조교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소개로 베를린에서 바둑을 보급할 기회가 생겼습니다.입문자들에게 바둑을 지도하면서 바둑을 더 좋아하게 되었고, 차차 교수법에도 관심이 생기더군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저는 2005년 여름. 한국에 한 달간 여행을 오게 됩니다. 민속촌, 부산, 인사동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한국문화를 직접 느꼈고, 명지대 바둑학과와 아마바둑대회를 둘러보며 한국바둑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처음 와 본 한국이었기에 모든 것이 신기하게 느껴졌지만 바둑과 관련된 것들은 더욱 특별한 기억으로 남더군요. 우연히 참가한 아마바둑대회에서는 무려 천 여명의 사람들이 수담을 즐기더군요. 100~150명이 참가하는 독일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죠.
명지대 바둑학과에서는 바둑과 학문의 조화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강의를 들으며 그 동안 몰랐던 동양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알게되어 흥미로웠습니다.
가볍게 떠난 한국여행이었지만 한달 내내 저는 새로운 세계에 흠뻑 취했습니다. 독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계속 저의 가슴이 뛰었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한 달 동안의 꿈 같은 그 시간들이 쉽게 지워지지 않더군요.

●○…나의 파라다이스. 한국
결국 8개월 뒤. 저는 명지대 바둑학과 편입생의 신분으로 다시 한국을 찾게 됩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할 정도의 한국어 실력과 낮은 기력(인터넷 3단).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많이 됐지만 학생들이 많이 도와줘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학교에서 바둑학 강의를 듣고, 과제도 하고, 바둑교실에서 아이들도 가르치며 경험을 계속 쌓았습니다. 바둑축제, 바둑행사에 참가하며 함께 어울리기도 했고요. 1년에 한 번 고향에 가기도 힘들만큼 바둑에 푹 빠져서 지냈습니다.
부모님과 친구에 대한 그리움, 언어문제 등 여전히 장애물들은 많았지만 단 한 번도 힘들다고 생각한적은 없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이 길이 너무나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2년의 대학교 생활은 눈 깜짝할 사이 지나갔습니다. 계획대로라면 한국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독일에서 보급활동을 펼칠 생각이었습니다. 베를린에서 성인들에게 바둑을 가르치시는 어머니도 돕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무엇인가 계속 아쉬웠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저는 귀국을 미룬 채 대학원에 진학하게됩니다. 대학생 때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바둑학을 연구했고, 역시나 흥미로웠습니다.
슬슬 논문을 발표할 시간이 다가왔고, 많은 고심 끝에 제가 선택한 연구주제는 ‘독일과 한국의 아동 입문 바둑교육 비교분석’.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바둑교육에서 독일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교육도구로서의 인식입니다.독일에서는 전문지도사가 바둑을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이 본업 후 여가시간을 활용한 바둑지도가 대부분입니다. 바둑계 영역 안에서 바둑학 교수, 강사, 특기적성 강사, 바둑도장 사범 등 다양한 지도사가 존재하는 한국과는 큰 차이가 있죠.
이 때문에 독일은 바둑교육 프로그램의 부재, 바둑교육 홍보 미흡 등 바둑교육환경이 열악한 실정입니다. 독일에 바둑을 보급하려면 이와 같은 점을 염두해 두고 포괄적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되겠죠.
계속되는 도전, 바둑학 박사
이제 저는 바둑학 박사에 도전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4년 동안 공부했는데 지겹지 않냐고' 묻더군요.
아니요. 전 단 한 번도 한국에 온걸 후회하지 않습니다. 취미로 즐기던 일이 직업이 됐고 이제 일상이 됐으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여행을 목적으로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그 순간부터가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교육 쪽에 온통 신경 써 기력이 거의 늘지 않은 점이예요. 하하. 이 부분은 정말 아쉽네요.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마음이 향하는 곳으로 가고 열심히 노력한다."
제 인생의 좌우명입니다. 저의 파다라이스 한국에서 저의 도전은 계속될겁니다.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