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세계무대에서 큰 사고 칠 한태희 기대하세요!"
입단 후에도 도장에서 계속 공부 중,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 내고파
2010-10-24 오후 2:43:41 입력 / 2010-10-25 오전 10:18:54 수정
20일 서울 목동 양천대일바둑도장 부근 음식점에서 한태희 입단축하연이 열렸다. 한태희를 입단시킨 양천대일 바둑도장은 2002년 김은선 초단(당시)를 입단시킨 이래 꾸준히 입단자를 배출해왔다. 이날 김희용 양천대일바둑원장, 박승문, 옥득진 등 지도사범들과 원생 60여명, 학부모 등 약 200명이 참가해 한태희의 입단을 축하해주었다.
양천대일바둑도장의 열두번 째 입단자인 한태희는 지난 1월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 64강전에서 당시 연구생의 신분으로 살아있는 전설 이창호 9단을 꺾어 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그로부터 9개월 뒤 한태희는 2010 후반기 5회차 연구생리그에서 입단을 결정지으며 꿈에 그리던 프로기사의 자격을 얻었다.
입단 축하연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한태희 군과 그의 부모님을 만나봤다. 
▲한태희 군.- 입단한지 10일 정도 지났는데 어떤 점이 가장 좋던가요?
내신으로 입단하기위해 6개월 동안 신경도 많이 썼고, 입단하기까지의 과정도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너무 홀가분해요.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니까 점점 더 실감이 나고요. 즐겁습니다.
- 내신입단하기까지의 과정이 만만치 않았다고 했는데 언제가 가장 큰 고비였나요
사실 입단이 결정되는 날까지 2위와 점수가 엇비슷해 누가 입단할지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불안한 예감도 들고 심적으로 혼란스러워 입단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렇게 마지막 날이 밝았는데 제가 2승을 하고, 경쟁하던 친구는 2패를 해서 제가 입단하게 됐어요. 입단을 다투던 친구는 같은 도장에서 매일같이 함께 공부한 동갑나기 라이벌이었는데 제가 입단하자 진심으로 축하해줬어요. 너무 고마웠고 그 친구도 빨리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 언제 바둑을 처음 배웠나요.
모친 도용인씨 : 태희가 어렸을 때부터 오목을 그렇게 잘 두더라고요. 또래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곧잘 이길 정도였으니까요. 그래서 바둑을 시켜보면 잘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7살 때 집 근처 바둑교실(원장: 김춘식)에 데려갔지요.
바둑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원장선생님이 “지금껏 많은 아이들을 지도해봤지만 이런 아이를 보지 못했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아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태희는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 때 바둑에 재능이 있다는 걸 알았고 태희도 바둑을 워낙 좋아해 계속 하게됐죠.
- 그럼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기사의 꿈을 키우게 된 건가요.
바둑이 너무 재미있고, 계속하다보니 어느 순간 프로기사의 꿈을 키게 됐어요. 그래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지금의 양천대일 바둑도장으로 옮겨서 본격적으로 입단을 준비했죠.
-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요?
전혀 없었어요.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절 믿고 지지해 주셨고, 그래서 더욱 매진할 수 있었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 연구생 시절 이창호 9단에게 승리를 거둬서 많은 주목을 받았잖아요. 그 때의 그 승리가 본인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나요.
제가 가장 존경하는 기사가 이창호 사범님이에요. 항상 겸손하시고 최고의 자리에서도 몇 십년동안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 모습에 존경하게 됐지요. 그런 분에게 예상치못하게 승리를 거둬서 자신감을 많이 얻었어요.
하지만 그 승리 때문에 부담스러운 점도 없지 않았어요. 제가 보기에 아직 제 실력은 한참 부족한데 당시 매스컴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저를 주목하셨거든요. 그게 무의식적으로 많이 부담이 됐나봐요. 승리 전 아마추어 오픈전이 열리면 예선에서 떨어진 적이 없었는데 (승리)그 후 치러진 입단대회, 아마추어 오픈전에서는 모두 탈락했을 정도니까요.
- 본인 바둑의 장·단점은요.
장점은 잘 모르겠고요(웃음). 단점은 제가 국면의 유·불리를 떠나서 어렵게 둘 때가 많아요. 그래서 유리한 국면을 쉽게 정리해 승리하는 콩지에 바둑을 좋아해요.

▲왼쪽부터 모친 도용인씨, 한태희 군, 김희용 원장, 부친 한상욱씨
- 한태희군의 입단과정을 바라보시면서 어떤 일이 기억에 남았나요.
부친 한상욱씨: 태희가 16살 때부터 1조에 처음 올라갔습니다. 입단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부모 입장에서는 당연히 입단을 빨리해줬으면 했는데 만만치 않더군요. 태희가 부담을 가질까봐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수능준비를 하는 고 3 수헙생들의 부모들처럼 조바심이 많이 났던 것은 사실이었죠.
태희가 입단준비를 하면서 많이 성장했는데, 저 역시 아이와 함께 여러 고비를 넘기면서 성숙한 것 같아요.
모친 도용인씨: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태희가 부담가지지 않게 신경 써 줘야겠죠. 꿈에 그리던 입단을 했으니 더욱 노력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서 한국을 빛낼 수 있는 기사가 됐으면 합니다.
- 끝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과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말한다면요.
사랑하는 부모님, 양천대일 원장님과 사모님, 옥득진·박승문·이용수 사범님, 김춘식 원장님을 비롯해 여러 원장님들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반짝하는 것보다는 팬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키는 기사가 되고 싶어요.
입단했지만 도장에서 계속 공부하는 등 제 생활은 크게 다르지 않아요. 큰 사건 터뜨려서 꼭 바둑팬들이 저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욕심나는 기전이 있나요?
세계대회는 다 탐나요! 저 한태희, 많이 지켜봐주세요!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