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8일 서울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종목 국가대표 환영식이 열렸다. 환영식은 아시안게임 영상 상영, 대표팀 경과보고, 아시안게임 대표단 인터뷰 등의 순서로 진행됐는데 백미는 단연 대표단 인터뷰였다.
인터뷰에서 양재호 감독, 김승준·윤성현 코치, 이창호, 이세돌, 조한승, 최철한, 강동윤, 박정환, 조혜연, 이민진, 김윤영, 이슬아 등 국가대표 선수단은 금메달 소감을 비롯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솔직하게 털어놨는데…환영식에서 나온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들의 금메달 뒷 이야기들을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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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여 단체전은 오더작성이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는데
양재호: 김승준‧윤성현 코치가 많은 연구를 했다. 남자의 경우 이세돌-씨에허 대결을 피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겨야 본전이고 지면 이세돌은 물론이고 팀의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전 농심배의 영향도 컸다.
이창호 선수는 구리, 창하오와 만나면 승산이 높다고 봤다. 이창호 선수가 대회 전 부진했는데 아시안게임에서는 뭔가 보여주리라 믿었다.
여자단체전은 루이나이웨이를 누가 이기느냐가 문제였다. 첫 중국과의 대결에는 여류기성전에서 루이를 꺽은 김윤영을 내보냈는데 페어대회에서 너무 전력을 소비해서인지 패하고 말았다.
결승전에서는 이민진 선수를 선택했다. 서울에 있을 때 이민진 선수가 “루이에게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였고, 믿었는데 그 믿음이 통했다.
-남자단체 코치 맡으면서 팀의 버팀목 한명을 꼽으라면
김승준: 최철한과 눈이 계속 마주친다.(웃음)이창호, 이세돌은 시간이 날 때마다 훈련에 참가했고, 평소 성격 좋기로 소문난 조한승, 최철한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강동윤 박정환은 형들 잘 따랐고…. 한 명을 꼽으라면 최철한이다.
-여자팀의 수훈감은 누구인가.
윤성현:어렵지만 솔직하게 말하겠다. 이민진 선수다. 중국하고의 결승전은 정말 중요한 승부였고, 전날 밤을 쉽게 잠을 못 이룰 정도로 긴장됐다.
루이와 대결하는 이민진은 승부사의 눈빛으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루이는 큰 경기에서 마지막에 떠는 경향이 있다. 이를 이민진이 알고 있었고, 여기에 본인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 어떤 눈빛이었나. 이민진 선수 보여달라.
이민진: (웃음)눈빛의 이유가 다 있다. 2008년 마인드 스포츠에서 나는 본선에서 루이를 이겼지만 결승에서 송롱후이에게 져서 우리 팀은 은메달에 머물렀다. 당시 우리가 은메달이 확정됐을 때 루이선수가 너무 좋아했다. 그 때 나는 오성기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후에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만나면 꼭 이기리라 마음 먹었다. 그 꿈을 이뤄서 굉장히 기쁘다.
- 한·중·일 3국을 제외하고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느낀 나라는.
강동윤: 내가 느끼기로는 태국선수들이다. 나와 대국한 태국선수는 130수까지 누가 흑 백을 잡았는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 이세돌 선수는 베트남선수인가? 당시 왜 그리 오래뒀나.
이세돌: 음. 사실 내용으로는 나쁜 적이 없었지만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도 안 되는 대마가 죽을 것 같고… 복기를 했을 때 두수를 손 빼도 못 잡는 돌이었는데 당시에는 죽을 것 같았다.(좌중 웃음) 이걸 어떻게 둬야 되나 연구하다보니 시간만 흘렀다.
- 침이 어색하지는 않았나. 적응이 안 되면 불편할 수도 있는데.
이세돌:불편한 것은 모르겠다. 침을 꽂았으면 좋은 결과가 있어야 되는데 꽂고도 져서 죄송하다. 당일 날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고, 이슬아 이창호 선수가 효과를 봐서 했는데 나는 실력부족으로 진 것 같다.
- 인천아시안게임에 바둑이 들어갈 수 있으리라 전망하나.
양재호: 이사장님을 비롯한 임원분들에게 부탁드리고 싶다. 또 한국기원과 바둑팬들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 바둑팬들의 염원이니 꼭 바둑 들어갔으면 한다.
최규병: 인천 대회는 축소 진행해 바둑종목이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많은 종목들이 채택되지 않을 위기에 처했다고 들었다. 한국기원의 적극적인 지지와 바둑인들의 힘을 결집시켜서 다시 채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