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 첫날 대결에서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티브로드가 김승재 허영호의 선전으로 포스코LED에 2-0을 앞섰다. 이로써 티브로드는 둘째 날 세 판 가운데 한판만 이겨도 귀중한 팀 승리를 거두게 된다.
●○…티브로드, 고춧가루 맛 제대로 보여줄까?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 해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둔 팀은 제대가 얼마 남지 않은 '말년병장'의 심정일 터.
1위 포스코LED와 8위 티브로드가 맞대결을 펼친다. 2위 영남일보가 1패를 안아 7승4패로 주저앉은 틈에 포스코LED가 선두를 굳힐 기회를 잡은 것이다. 상대는 이미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티브로드.
그러나 오더를 살펴본 결과 1위와 8위의 오더라고 보기엔 너무나 팽팽하다. 역시 박영훈 허영호가 버티고 있는 티브로드는 어떠한 팀과 오더를 짜도 밀리지 않는 팀. 왜 티브로드가 포스트시즌에 그토록 광속탈락을 했는지 아리송할 정도. 포스코LED로서는 둘째 날에 승부를 거는 듯 보이지만, 첫날 1승을 올려야 안심할 수 있다.
▲ 티브로드와 포스코LED의 오더.
▲ 1국 온소진-김승재.
●○…1국 김승재(19)-온소진(25).
온소진은 1승7패를 기록하며 한국리그 전 선수 중 최다패배를 경신하고 있다. 이름값에서는 김승재가 조금 앞설 것 같지만, 그 역시 최근 10경기에서 4승6패의 저조한 페이스. 동병상련의 부진을 겪고 있는 두 선수가 서로 ‘1승의 희생양’이 되어 주길 기대한 한판이다.
포석단계는 백을 든 온소진이 실리에서는 앞서가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두텁게 따라붙던 김승재는 특유의 두터움을 배경삼아 중앙에서 강력한 공격을 퍼부었다. 우하귀에서 발원한 백 대마가 두 집이 없었던 것.
흑의 공세에도 아랑곳 않고 백은 상변 흑말에 역공을 가하며 이중의 전투가 발발했다. 흑은 아래 백을 공격하고 백은 위 흑을 공격했다. 기세의 싸움이었었으나, 결국 하변 백 대마가 수습을 하는 동안 중앙 백 요석이 잡히면서 힘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김승재의 공격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 대국직후 모습. 온소진의 홍조 띤 얼굴이 안타까움을 말해준다.
▲ 김승재가 오랜만에 공격다운 공격으로 승리했다.
▲ 2국 허영호-김정현.
●○…2국 허영호(25)-김정현(20).
1지명이지만 강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허영호와 최근 지속적인 상승세인 김정현이 맞대결을 펼쳤다. 허영호는 공격, 전투보다는 수습, 형세판단, 끝내기 같은 단어가 어울리는 선수. 반면 김정현은 최근 들어 힘이 많이 생긴 듯 바둑이 역동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꽃미남끼리의 대결이었지만 바둑을 몹시 거칠었다. 처음엔 서로 모양대결을 키워갔다. 백을 든 허영호는 상변 흑 모양을 삭감하면서 부드럽게 나가자 흑이 급박하게 끊어오면서 곧장 승부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상변 흑집에서 실리를 무너뜨리며 백이 수습하게 되어서는 흑의 공격실패였다.
제2라운드에서는 중앙 백을 차단하며 흑집을 넓혔고 백은 좌변과 중앙일부를 손에 넣고서 피장파장.
클라이맥스는 하변 백진에 흑이 붙여왔을 때 백이 반발하면서부터. 여기서 또 한 번의 바꿔치기를 결행했다. 하변은 흑집으로 변하는 대신 우하귀가 또 백집이 되면서 계속해서 허영호의 노련한 수습이 빛난 한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