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타이젬 어워즈

다른 듯 닮은 김동호와 이동훈

-타이젬 선정 상반기 다크호스

2011-07-07 오후 7:38:05 입력 / 2011-07-08 오전 9:50:07 수정

▲ 김동호(왼쪽)와 이동훈

S#1. 새로운 천재의 유형

누구와 붙어도 승부는 알 수 없다.
연구생 허물을 벗고 날개를 편 새내기 초단들이 정상급 9단을 꺾는 일이 그다지 놀라운 건 아니다.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고는 오로지 바둑만 연구하는 연구생들의 리그가 차라리 어렵다는 말도 들린다.
그래서 초단은 그냥 초단(初段)이 아니라 모든 단위를 초월하는 초단(超段)일지도 모른다. 그냥 하는 비유가 아니라 현상이다.
김동호와 이동훈 바둑계의 앙팡테리블 초단 두 명을 타이젬 콘텐츠 팀은 김동호와 이동훈으로 뽑았다.
전날 소개한 아마추어 강자 김신영까지 우연하게도 모두 양천대일 도장 출신들이다.

▲ 열띤 대국을 펼치는 양천대일 연구생들.

프로기사가 되었는데도 그들은 예전과 다름없이 도장에 나와 연구생들과 똑 같은 일과를 보내고 있었다.
아침에 나와 밤늦게까지 식사 시간을 빼면 대략 열 시간 정도 바둑을 공부한다.
김동호는 작년에, 이동훈은 올해 5월에 입단했다.
아직 입단하진 못했지만 도장에는 비슷한 실력의 선후배들이 즐비하다.

“운이 좋았어요”
둘 다 입이라도 맞춘 것처럼 입단을 행운으로 돌린다.
그럴 만도 한 게 원생 때 도장 자체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압도적으로 선두에 나서진 못했다고 한다.
이런 저런 물음을 던져도 돌아오는 대답은 짧기만 하다.
Yes or No.
아무래도 도장은 인터뷰하기에 좋은 장소가 아닌 듯싶다.
아직 입단하지 못한 친구들 앞에서 포부를 밝히기는 미안하겠지.
“우리 밖으로 나갈까?”


▲ 김동호(왼쪽)와 이동훈

도장 옆으로 안양천이 보였다.
비바람이 거세 우산을 제대로 들기 어려웠다.
그러나 천변공원으로 나오니 역시 둘의 표정이 밝아진다.
서로의 장점에 관해 물어보니 대답이 똑 같다.
“착해요.”
형의 대답은 그렇다 치지만 소년티를 벗어나지 못한 아우가 할 소리는 아닌 듯싶어 다시 동훈에게 물어본다.“
“동호 형 어떠냐고?”
“착하다니까요.”
도장의 원장과 사모님, 그리고 사범들과 친구들 모두 그리 말했다.
나 참! 착하니까 다른 데 눈길 주지 않고 바둑공부만 했겠지. 누가 그걸 모를까?
우리들이 알고 싶은 것은 그런 정답 말고 보다 놀라운 에피소드나 눈물겨운 마음고생에 관한 이야기거든.
그러나 몇 시간을 함께 해도 결론은 그냥 ‘착했다’였다.
그렇다면 착함 속에 힌트가 있는 건 아닐까?

▲ 이보다 무수한 바둑책들을 공부한 두 착한 천재. 천재는 만들어진다.

부모님 말씀을 거역하지 않고 스스로 반듯하게 정해진 길을 걷고 행여 영혼을 뒤흔들 만한 흥밋거리에 혹하지 않으며 주어진 과제에 몰두하는 소년.
바둑에서 두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집중력이 훨씬 요구된다.
시대가 그렇게 말한다.
천재의 시대는 세기말에 끝났다.
이창호가 지우개였다.
이후로 많은 후학들이 이창호를 닮아갔다.
착한 천재. 이것이 최신 트렌드로 보인다.
김동호와 이동훈은 착한 천재의 전형들이다.

▲ 기보를 놓아보는 김동호(오른쪽).

S#2. 동호는 결코 늦은 게 아니었다.

김동호는 1991년 생이다. 19세의 꽉 찬 나이로 작년에 입단했다.
연구생 퇴출시한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배수진을 쳤고 3자동률까지 가는 지옥의 관문을 뚫고 프로가 됐다.
무려 10년을 바둑판 앞에서 면벽수도(面壁修道)했다.
스타트는 늦었을지 몰라도 1년 만에 그가 거둔 성과는 눈부시다.
현재 22승 8패. 다승과 승률 부문에서 상위에 진입했을 뿐 아니라 엘지배, 바둑리그, 국수전, olleh배, KBS바둑왕전 본선에 진입했다.
6월 초까지 승률 1위를 질주하기도 했다.
다크호스 정도가 아니라 이 정도면 엄청난 강자일 터.
초일류기사들조차 대진표에서 동호를 발견하면 대진 운을 탓할 정도다.
동호의 성실함은 양천대일 도장의 전설이다.
오랜 세월 단 한 번도 지각과 결석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김희용 원장 : 동호 바둑은 유연합니다. 상대의 말을 죽을 때까지 몰아붙이지 않아요. 도장에서도 친구나 동생들이 아무리 귀찮게 해도 빙그레 웃기만 합니다. 화낸 얼굴을 본 적이 없어요. 어찌 보면 승부욕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입단이 늦었지만 그런 온화함이 이제 뭔가 보여주고 있잖아요.

▲ 연구회 멤버들의 리그 전적표.

요즘은 목동의 도장과 홍대 앞 박지은 연구실에 교대로 나간다.
박지은, 박영훈, 송태곤 등이 주축인 연구실.
벽에 붙은 연구회 멤버들의 리그 전적 표에도 잘 나가는 김동호의 컨디션이 동그라미로 표시되어 있었다.

▲ 김동호(오른쪽)와 박지은(왼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지은 : 동호는 학습량이 엄청납니다. 아마 프로들의 모든 대국을 거의 다 복기해봤을 겁니다. 입으로 말하는 어휘보다 바둑판에 놓은 돌 수가 더 많지 않나 싶어요.

짜릿한 묘수를 즐기지 않고 정수로 부담 없이 판을 짜나가는 김동호의 기풍은 조한승과 안조영을 섞어놓은 느낌이다.
그가 닮고 싶어 하는 기사는 중국의 콩지에.
바둑을 한 마디로 ‘인내’라 정의하는 김동호의 의젓한 표정에서 밝은 미래가 비친다.

▲ 바둑공부에 여념없는 이동훈.

S#3. 최연소 프로기사 이동훈

동호는 만 13세, 충암중 1학년에 재학 중이다.
현재 한국기원 프로기사들 중 가장 막내로 지난 5월에 입단했다.
아직 프로로서 첫판도 두어보지 않은 새내기다.
7월 6일 농심 배 예선대국이 잡혀 있었는데 상대가 기권하는 바람에 허무한 첫 승을 거두긴 했다.
첫 판을 얼마나 두고 싶었던지 밤잠을 설쳤다.
동훈의 이름은 이미 아마추어 시절 바둑계에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2009년 대한생명배 어린이 국수전에서 우승했으며 2010년 삼성화재배 통합예선을 통과해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받은 기대주였다.
7세 때 전주에서 바둑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특별한 기재가 엿보여 2학년 때 서울로 유학을 오게 됐다.
부모들도 동훈을 위해 서울목동으로 이사를 왔다.
동훈의 어머니는 현재 중학교에서 수학교사로 재직 중이다.

▲ 옥득진의 주도로 복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6시 40분 기상
8시 30분 도장 행.
9시부터 12시 반까지 기보와 사활공부.
점심 먹고 다시 사활 공부와 도장 리그전 실전대국 두 판.
동훈의 일과표다.
나인 투 나인(9시부터 9시까지) 바둑이다.
양천대일 도장에서는 프로와 연구생이 함께 리그전을 펼친다.
실력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인데 단체전으로 대결하면 프로 쪽이 약간 앞선다고 한다.
대국이 끝나면 옥득진, 이용수 사범이 복기지도를 한다.
그 수업에서 많은 의견들이 오간다.
사범들은 동훈의 바둑을 이렇게 표현한다.

▲ 옥득진(왼쪽)과 이용수

옥득진 : 동훈이는 실리 형입니다. 상대가 걸어오는 전투를 마다하지 않지만 계산이 아주 뛰어나 자신의 바둑을 둡니다. 그래서 리틀 박영훈으로 불리죠.

이용수 : 지독한 노력파입니다. TV를 거의 보지 않고 바둑 이외의 것에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워낙 많이 기보를 읽고 분석한 까닭에 정보량이 엄청납니다. 데이터에 의해서 형세판단을 하고 바둑판을 아주 간명하게 분할할 줄 압니다.

바둑판을 간명하게 나눌 줄 안다는 표현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동훈에게 도장 생활을 물어봤더니 선배들을 열거한다.
“김정선 형에게서 인품을 배웠고, 류수항 형한테 바둑을, 이호승 형은 너무 재미있어 유쾌하고 동호 형은 그냥 좋아요.” 그러면서 난처해한다.
“그 말은 쓰지 말아 주세요. 다른 형들이 섭섭해 할 것 같아요.”
맑고 귀여운 사범님이다.

▲ 옥수수를 세고 있는 두 천재.

S#4. 계가를 하면서

천변공원에서 들어오는 길에 옥수수를 샀다.
간식거리로 사서 하나씩 쥐어들었는데 갑자기 그들의 계가 실력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옥수수 알이 몇 개인지 우리 헤아려볼까?”
동호와 동훈, 씩 웃더니 사팔뜨기가 되어 헤아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불과 십여 초가 흘렀을까?
“285개요.”
“288개요.”
서로 각각 다른 옥수수이니 답이 같진 않을 것이다.

▲ '안되면 되게 하라'라는 뒤에 격언이 두 사람을 대변해주고 있는 듯.

그렇게 답을 말하고 둘은 옥수수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다.
필자는 먹지 못했다.
정말 그들이 신산(神算)인지 확인해봐야 할 거 아닌가?
세다가 줄을 놓치고 숫자를 잃어버려 몇 번이나 꼭지로 되돌아왔다.
그들은 까르르 웃고 있었다.
아놔, 괜한 짓을 해가지고!
TYGEM / 김종서 작가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