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감동으로 물든 박영롱·김성진의 입단축하연
진심어린 입단자 인터뷰에 객석까지 숙연해져
2011-09-07 오전 9:15:35 입력 / 2011-09-07 오후 4:20:21 수정
▲ 이날 축하연에는 약 200여명이 축하의 목소리를 냈다.
주변인까지도 가슴 먹먹해지는 축하연이었다.
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 위치한 컨벤션 웨딩홀에서 장수영 도장의 박영롱과 김성진의 입단 축하연이 열렸다. 장수영 바둑도장은 매년 입단자를 배출하는 도장으로 올해에도 오정아, 박영롱, 김성진을 입단시켰다. 이날 장수영 바둑도장 원장, 박병규 등 지도사범들과 장수영 도장 출신 기사, 원생, 학부모 등 약 200명이 참가해 두 사람의 입단을 축하했다.
▲ 박영롱의 인터뷰. (왼쪽부터 모친 정순미씨, 부친 박용빈씨, 박영롱.)
박영롱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입단이 늦어져서 힘들었는데, 기쁘고 또 기쁘다."고 전했다. 김지명 사회자는 박영롱에게 "이렇게 좋은 날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춤이라도 보여달라."라며 짖궃은 요구를 했고 분위기는 밝고 명랑했다.
▲ (왼쪽) 부친 김치문씨의 인터뷰. (오른쪽) 김성진 인터뷰.
축하연이니 당연히 분위기가 밝은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곧이어 김성진의 부친 김치문씨가 "사실 내 아들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라고 말문을 엶과 동시에 눈물을 흘리자, 객석이 일순간 숙연해졌다. 김치문씨는 한참동안 감정을 정리하며 "그렇지만 아들이 이렇게 입단해주어 너무 고맙고 기쁘다." 라고 마무리했다.
짧은 인터뷰였지만, 입단을 위해 고생했던 마음이 느꼈졌다. 때문에 객석에도 눈시울이 붉어진 사람이 꽤 보였다. 부친의 뒤에 있던 김성진도 연신 눈물을 휴지로 닦아냈고 자신의 인터뷰 차례에도 한참이나 입을 열지 못했다.
▲ 장수영 도장의 입단자 반지 수여식.
장수영 도장에는 입단을 하면 반지를 수여하는 관례가 있다. 장수영 9단이 직접 수여하지 않고 항상 아내 강희자씨가 수여해왔다. 그러나 이날 김성진의 인터뷰로 강희자씨도 목이 메었고 결국 이례적으로 장수영 9단이 직접 수여했다.
두 사람의 입단으로 가는 길이 꽤 험난했던 것 같아 기자가 두 사람을 따로 인터뷰해 보았다.
▲ 박영롱(왼쪽), 김성진.
■ 박영롱
생년월일 : 1989년 1월 1일 경기도 부천 생
가족관계 : 박용빈(53), 정순미(47) 씨의 1남 1녀 중 장남
존경하는 프로기사 : 이창호 9단
■ 김성진
생년월일 : 1989년 8월 13일 광주 생
가족관계 : 김치문(56), 오은주(54) 씨의 1남 2녀 중 장남
존경하는 프로기사 : 권갑용 8단
- 입단까지 많이 힘들었나.
영롱: 아무래도 입단이 늦다보니 불안감이 없지 않았다. 나는 7살때부터 바둑을 배웠고 좋아해서 늘 바둑을 끼고 살았다. 그런데도 입단은 힘들었다. 이번에 한꺼번에 7명을 뽑는다해서 죽기살기로 두었다. 마지막 여덟 번째 판은 다 진 바둑이었는데 , 상대의 실수로 역전됐다. 결국 내가 반집을 이겼는데 너무 극적이라 얼떨떨했다. 입단한 줄도 몰랐는데, 옆에서 "축하해요 ."라는 말을 듣고 (입단을) 알았다. 고생한 만큼 입단이 기쁘다. (웃음)
성진: 사실 중학교때 많이 방황을 했다. 공차고 노는 게 바둑보다 더 좋아서 부모님 속을 많이 썩였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바둑이 소중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죽자고 매달렸다. 공부가 안될 때는 바람도 쐬다가 공부에 집중할 때는 새벽이고 아침이고 바둑공부만 했다. 고집스럽게 바둑을 품었다. 한때 열심히 못해서 많이 돌아온 길이다. 많이 돌아온 만큼 기쁘고 앞으로는 곧게 가고 싶다.
- 김성진을 떠올리면 일본 아함동산배에서 조치훈을 꺾는 등 아마 자격으로 본선 16강에 오른 게 생각난다.
성진: 홍맑은샘 형처럼 일본에서 프로가 되고 싶었다. 그만큼 입단이 욕심이 났다. 입단이 가능한지 등을 묻기 위해 오른 일본행이었는데, 우연히 아함동산배를 참가했다. 조치훈, 이야마와 좋은 승부를 펼친 게 내게 직접적으로 자신감을 주진 못했다. 하지만 그 이후 나와 바둑두는 상대는 나를 의식하는 듯 했다. 일본의 외국인 입단제도는 불명확해서 다시 한국으로 왔 다. 이번 입단대회는 7명을 한꺼번에 뽑는다해서 자신있었다.
- 박영롱은 오픈프로기전에서 총 9승3패, 승률75%를 기록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최철한도 이겼다.
영롱: 특별한 건 없었다. 늘 배운다는 생각으로 대국에 임했다.
- 본인의 기풍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영롱: 아직 기풍이 없다고 생각한다. 공격형도 수비형도 아니다.
성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최선의 수를 찾는 단계다. 불리한 것은 피하고 유리한 것은 부딪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기풍이 다르게 나타난다.
- 앞으로의 목표는?
영롱: 남들이 내 이름을 들었을 때 무시하지 못하는 바둑으로 나를 다듬어가고 싶다. 까시 프로가 되고 싶다. (까시: 프로들 의 바둑용어로 '곤란하다, 찝찝하다, 어렵다' 정도의 의미를 담고 있다. '까시 프로'는 이기기 까다로운 상대라는 의미.)
성진: 사실 나는 중학교때 방황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렇게 후회하고 있는 시간보다 그것을 교훈삼아 앞으로 그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다. 그 이후로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다. 입단을 하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게 매사 최선을 다하겠다.
TYGEM / 강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