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이세돌팀, 이창호팀을 누르다
이세돌의 신안천일염 이창호의 롯데손해보험 눌러 2승 대열 합류
2012-04-28 오전 4:53:03 입력

▲ ‘62번째 만남이지만 늘 두근거립니다.’
아름다웠던 승부였다.
언제나 당당한 천하제일의 이세돌이건만 이창호와의 만남은 언제나 긴장되고 송구스러운 모양이다. “여덟, 아홉…!” 독촉에 한 수를 느긋이 두는 이창호와 곧장 갖다놓는 이세돌의 공격적인 착점의 차이만 있었을 뿐, 이세돌은 30분간의 복기에서도 얼굴을 들지 않았다. 양이(兩李)의 만남은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이세돌이 이창호에게 통산 30번째 승리를 거두었다.
신구 일인자 양이(兩李) 맞대결에서 이세돌이 이겼다. 27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2라운드 5경기에서 신안천일염은 주장전에서 이세돌이 이창호에게 227수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는 활약에 힘입어 롯데손해보험을 3-2로 꺾고 팀 2연승을 달렸다.
▲ 양 팀은 7시 대국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 초특급 유망주 나현은 이호범에게 ‘굴욕적인’ 반집패를 당했다.
●○…‘리틀 이창호’와 ‘리틀 이세돌’
오더를 보면 신안천일염이 우세했다는 중론이었다. 이세돌 백홍석 '투톱'이 2승을 챙겨줄 공산이 크고 3지명 한상훈이 최명훈보다는 강세를 띌 것이란 예상이었다. 결국 후반에 화력을 집중해둔 신안천일염이 3-2 정도로 우세했다. 결국 3-2는 맞았지만 승패가 예상과 뒤바뀐 매치 업이 있었다.
오후 7시에 개시된 1,2국에서는 롯데손해보험 김정현이 박승현에게 1집반차이로 신승을 거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어서 나현과 이호범의 대결. 이호범은 이세돌의 기풍을, 그리고 나현은 이창호의 기풍을 빼다 박았다. 네임벨류로는 나현이 앞선다. 그러나 297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형세판단이 정확한 나현이 ‘굴욕적인’ 반집패를 당했다. 상대의 중앙 두터움을 무리하게 지우려고 뛰어든 것이 과수. 롯데손해보험으로서는 아까운 카드를 잃은 셈.
▲ 이창호-이세돌 프로필.
▲ 이세돌은 시종 반면만 바라보았다.

▲ 이창호의 대국 직후 표정. 얼굴에 제법 홍조가 남아있다.
▲ 복기 과정에서 딱 한차례 웃음을 보였던 이세돌.
●○…이(李)가 이(李)를 만났을 때
롯데손해보험으로서는 나현이 낙마하자 패배의 기운이 돌았다. 이창호-이세돌 전은 전체 판도와 관계없이 볼거리가 풍성했지만 역시 팀 전체의 명운을 쥐고 있던 매치 업이었다. 시종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한판이며, 속기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명국이었다.
초반 우변에서 보기 어려운 전투가 시작되었다. 전투라고 해서 죽고 죽이는 살육전이 아니라 서로간의 바꿔치기 정도. 결과적으로 이 바꿔치기에서 흑을 든 이세돌이 두터운 형세가 되었다.
흑이 약간 두터운 가운데 맞이한 중반전에서 하변 흑을 심하게 공략하던 백은 결국 하변을 흑에게 내주며 중앙 쪽을 얻었지만 여전히 실리는 모자랐다. 따라서 이창호는 후반 들어서도 좌상귀를 맞 끊어가며 거칠게 따라붙었지만 결국 초반에 기운 실리 균형을 맞추진 못했다. 돌을 거두기 전에 대략적인 격차는 흑이 반면 8~9집 앞서는 정도.
▲ 한태희는 작년보다 훨씬 늠름해진 모습으로 백홍석을 제압했다.
▲ 한상훈은 승부판이 된 5국에서 최명훈의 대마를 잡고 결승타의 주인공이 되었다.
●○…한태희, 백홍석을 쏘다!
2-1로 신안천일염이 앞서가면서 거의 희망이 사라진 롯데손해보험은 금세 일말의 희망을 보았다. 당초 밀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신예 한태희가 초반부터 우세했기 때문이다. 상대 백홍석이 무리하게 잡으러 가는 과정에서 큰 실착을 범해 우하일대가 오히려 잡히면서 단명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126수만에 돌을 거두었다.
여기서 잠시 롯데손해보험은 ‘희망고문’을 경험했다. 그러나 전력상으로 밀리는 최명훈에게 한 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상훈은 그 답지 않게 초반에 승부를 걸면서 하변 흑 말을 수상전까지 몰고 가서 156수만에 항서를 받았다. 결국 1,2지명이 무너지고 나서 대역전을 기대할 수 있는 팀은 없었다.

▲ LG배 예선을 통과했던 나현의 신중한 초반.

▲ 허영호에 이어 나현까지 꺾고 2연승을 기록중인 이호범.
●○… 내일(28일) 포스코LED 3연승 도전!
오늘 경기를 끝으로 각 팀마다 2경기씩을 소화했다. 아직은 초반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2연승을 달리는 팀과 2연패를 달리는 팀이 생겨났다. 오늘 승리한 신안천일염과 포스코LED가 상큼한 2승 팀. 공교롭게도 이 두 팀은 작년과 재작년에 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만일 3라운드에서 또 승리를 거둔다면 당분간 선두를 질주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개인승수 2승자 중에 의외의 인물이 꽤 있다. 한태희 이호범 이지현 김승재 이원영 온소진이 그들이다. 이중 이지현 김승재 이원영은 그런 대로 올 시즌 활약을 예견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한태희는 작년리그에서 3승8패, 온소진은 1승10패로 부진했고, 또한 오늘 승리를 거둔 이호범은 작년에는 아예 리그에 속하지도 않았던 선수. 이들의 활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살펴볼 일이다. 한편 최철한 허영호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2패를 기록하고 있다.
내일(28일)부터는 3라운드 1경기 정관장-포스코LED의 경기가 벌어진다. 안형준-홍성지, 박정환-박승화, 안성준-강동윤, 김기원-온소진, 이원영-목진석(앞이 포스코LED)의 대진이다. 현재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정관장은 4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팀이어서 포스코LED로서도 긴장될 것이다.
▲ 신안천일염 검토실.
▲ 이창호와 이세돌의 대결은 많은 기사들을 불러 모았다. 강동윤과 박정환.
▲ 뿐만 아니라, 각 팀 감독들도 대거 나와 관전했다.

TYGEM / 바둑리그 운영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