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타
바둑토토에 대한 첫 공청회 포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바둑토토 도입에 대한 공청회 열려
2012-02-28 오후 2:11:21 입력 / 2012-02-29 오전 9:55:21 수정
지난해 바둑계 최고 이슈는 바로 바둑의 토토 입성 여부였다. 바둑 인구 감소에 따른 바둑계 위기 대처의 한 대안으로 제시된 바둑의 토토 입성은 이전부터 바둑계 일각에서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러던 중 2010년 말 한국기원과 이에 대한 찬성의견을 가진 바둑관계자들이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고, 이듬해 10월 7일 프로기사 정기총회에서 토토 추진이 통과되는 등 바둑의 토토 입성에 대한 활발한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런 추진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조한승, 조혜연 등 반대 의사를 가진 기사들의 반대의사 표명과 축구·배구· 야구 등 토토종목 승부조작 사건이 맞물려 바둑인들의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다.
바둑팬, 프로기사 등 바둑인들의 찬반 논쟁이 아직도 뜨거운 바둑의 토토 입성이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10월 2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투표권사업의 기본 자격이라 할 수 있는 주최단체 지정 신청을 한 한국기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다.
▲공청회 모습.
이런 가운데 2월 28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체육진흥투표권의 바둑토토 도입에 대한 공청회(이하 바둑토토도입 공청회)가 열렸다. 바둑애호가로 알려진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 주최로 열린 이번 바둑토토 도입 공청회는 약 1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회사, 주제발표, 종합 토론,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번 공청회는 그동안 한국기원이 토토에 대한 준비과정을 보여주고, 바둑팬을 비롯한 여론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기획됐다. 따라서 바둑토토 입성에 대한 찬·반 토론보다는 바둑토토 도입의 필요성과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안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래서 일반적인 공청회의 취지와는 조금은 다른 찬성 의견을 가진 관계자이 많았고, 이들의 주도로 진행돼 참석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이는 공개적으로 바둑 토토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조한승 등 반대파 기사들의 시합 참가(비씨카드배 통합예선)로 인한 부득이한 불참과 맞물려 더욱 그랬다.
그러나 이번 공청회로 얻은 수확은 적지않다. 그 동안 바둑 뉴스 등에서 반대 견해를 밝힌 바둑인들에 반해, 찬성하는 바둑인들의 공식적인 의견은 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날 공청회에서 바둑 토토 도입에 대한 필요성, 추진상황, 공개토론으로 찬성측의 대한 공식입장과 토토를 받아들였을 때 기대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참석자들의 궁긍금을 일부 해소해줬고, 호응까지 이끌어냈다.
▲이날 공청회는 비씨카드배 통합예선과 겹쳐 프로기사들이 많이 참석하지는 못했다. 사진은 박병규-김은선 부부.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박병규 7단은 "공청회에 참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바둑토토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참석자들 모두 진지했고, 진짜 토론 다운 토론이 진행돼 참석자 입장에서 만족스러웠다."라고 밝혔다. 진동규 6단은 "공청회 내용이 흥미로웠다. 바둑팬들에게 여론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국기원에서 바둑팬들에 홍보가 부족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생각한다. (공청회에서)주제가 약간 빗나갔던 부분이 나와 아쉽기도 했지만 흥미로웠다."라고 밝혔다.
예정됐던 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던 바둑 토토 도입 공청회에 나온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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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맡은 정수현 명지대학교 바둑학과 교수
■ 주제 발표
바둑계 상황과 스포츠 토토의 의미 - 정수현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
한국 바둑계는 이전 바둑 부흥기 이후 지속해서 인구가 감소해 위기상황으로 판단하고, 그 대안으로 바둑토토를 생각하고 있다. 흔히 일반인들은 스포츠 토토를 베팅이라는 측면으로 사행성 있는 행위로 생각한다. 그러나 스포츠 관계자들은 이미 스포츠토토를 하나의 레저게임으로 인정할만큼 하나의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바둑토토는 수익으로 바둑종주국화 사업 등 여러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바둑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바둑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물론 승부를 둘러싼 의혹 등 여러 문제점이 생길 여지는 고려해야 하며 토토와 관련된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의 시각에서 본 바둑토토 도입 - 장원재 경기영어마을 사무총장
패왕전 등 이전의 상징성 있는 프로기전들이 많이 사라졌다. 이는 바둑의 사회적 관심이 없어졌다는 하나의 현상이다. 물론 신설 기전도 많이 생겼지만, 전통의 구 기전의 존재하에 새 기전이 나와야 하지 않나.
바둑의 위기 요인으로 바둑인구 감소, 바둑의 대체재 증가를 들 수 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바둑토토가 나오고 있다. 바둑이 스포츠로 변화를 하는 것은 바둑의 대중화로 가는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스포츠 토토에 바둑 종목이 생기는 것은 한국바둑의 발전에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다.
바둑토토는 승부의 안전지대인가? - 엄민용 경향신문 체육 부장
바둑토토와 관련해서 많은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도박이라는 개념이다. 사실 스포츠토토와 도박은 상관이 없다. 특히 요즘 문제가 일고 있는 승부조작은 더욱 그렇다. 물론 스포츠토토의 종목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지만, 이는 스포츠토토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승부조작과 관련이 있는 것은 불법 베팅사이트다. 불법 베팅사이트들은 한도가 없고 보통의 방식과 다른 상식을 투입해 높은 배당률이 나오도록 조작 한다. 한도가 없다 보니 많은 배당으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이 때문에 매수가 이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바둑이 승부조작과 연관이 있는 경우가 생긴다면, 이는 불법베팅 사이트 운영자가 바둑을 선택해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지 바둑이 스포츠토토로 입성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스타크래프트, 하키 등 이미 스포츠토토와는 연관이 없는 종목들이 이미 불법 베팅사이트의 표적이 된 상황이다.
물론 바둑도 불법베팅 사이트 노출, 이에 따른 승부조작과 관련된 유혹을 받을 수 있고,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기사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는 기사의 도덕성에서 비롯된다. 축구에서도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는가. 따라서 토토가 도입이 된다면 시합 대상이 되는 프로기사들을 위한 교육 및 보상, 불법사이트에 신고 창구, 신고자에 대한 보호 등 여러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종합하자면 바둑이 토토 종목이 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관계없이 불법베팅사이트의 표적이 될 수 있는 조건이 많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책을 지금부터 논의해 준비하는 것이 필수다.
■ 종합토론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대한체육회 가맹단체 중 가장 프로가 되기 힘든 것이 바둑이다. 뛰어난 실력이 가진 선수는 프로가 될 수 있게 문호확대 개선은 시급하다. 연구생 및 연구생 학부모들이 학업과 바둑에 대한 갈등, 원로기사에 대한 예우, 기사들의 생계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해소를 위해서는 바둑기금이 늘어야 한다. 이는 바둑리그만 가지고는 힘들다.
바둑은 스포츠토토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종목 중 하나다. 바둑리그가 창설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승패를 나누는 면, 전 경기 실시간 생중계 등 스포츠 토토와 적합한 부분이 많다.
스포츠토토가 된 후 보완될 부분은 일단 프로기사의 등용문 확대, 단위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프로라면 똑같은 위치, 아니면 기간을 두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할 것이다.
권준수 서울대 의대 교수
스포츠가 된 바둑은 국민의 호응을 받아야 한다. 만약 국민의 관심이 없다면 그것은 단지 기사들의 리그일 뿐이고, 이것은 의미가 없다. 스초츠는 일반인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재미도 있어야 한다.
도박 베팅중독은 스포츠 토토의 참여와 절대 관계가 없다. 오히려 바둑이 스포츠토토에 들어가면서 스포츠 베팅이라는 다른 건전한 놀이문화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 앞서 나온 의견과 같이 승부조작의 문제역시 바둑이 스포츠 토토와 관계가 없으며 그와 상관없이 경기조작은 일어날 수 있다.
승부조작은 프로페셔널에 대해 먼저 생각할 문제다. 프로페셔널은 그 일에 관한 기술이 높은 수준에 올라간 것 외에도, 책임감, 자부심, 인격적인 성숙이 결합하여야 완성이 되는 것이다. 특히 바둑은 정신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더 생각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한국기원 입단제도에 대한 부분도 다시 점검할 좋은 기회라고 본다. 물론 이런 의견에도 바둑이 도박에 이용될 것이다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변화가 없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세상이다. 분명 토토 이야기가 나온 것은 바둑에 대한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런 현실에 직시할 필요도 있다.
▲최규병 기사회장과 원성진 9단
최규병 기사회장
지난 3년 동안 프로기사회장을 맡으면서 느낀 것이 많다. 지난해 한국기원과 프로기사회는 군부대, 수도권 대학, 소외계층까지 보급한 비용이 4억원이 들었다. 아쉬웠던 점은 새 바둑인구 창출 부분에 주력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한국바둑의 중요 근원지라고 볼 수 있는 유소년층의 바둑인구가 계속 줄고 있고, 그들의 기력이 쉽게 늘지 않는 것이 걱정이다. 이 부분이 한국바둑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부분을 보완하고 싶지만, 현재 한국기원과 기사회는 여력이 없다.
다른 종목처럼 몇십억원, 몇백억원을 기대하지 않는다. 몇 천만원, 몇백만원이 되도 좋다. 그래서 추진하고자 하는 것이고. 그게 기사회에 참석한 65%의 찬성의견을 밝힌 기사들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원성진 9단
승부를 하는 프로기사로서 바둑 토토가 도입되면 우려되는 상황이 있다. 토토 자체가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토토자체는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바둑이 개인이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조작이 쉽고, 점점 속기로 되어가는 현대바둑의 추세에 이런 상황들은 더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이것을 조작이냐 아니냐를 가릴 수 있는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공청회 참석에 앞서 바둑리그 참여기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반대 입장 기사들은 토토의 승부의 직접적인 영향을 가장 큰 이유로 언급했다. 바둑은 심리적인 요소가 큰 영향으로 작용한다. 바둑토토가 어떤 상품으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사는 바둑 안에서 자유로웠다.
하지만 이것이 상품으로 된다면 기사들의 입장은 괴로울 수 있다. 또 모든 스포츠는 팬과 안티가 공존해야겠지만 바둑은 공정한 게임이라 안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때문에 후에 악성 댓글을 견디지 못하는 기사가 나올 수도 있다. 종합해보면 바둑토토를 시행하기 전에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수단이 나와야 할 것이다.
박영철 한국일보 바둑전문기자
바둑이 스포츠로 옷을 갈아입었으면 '좀 바뀌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공청회에서는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공청회 자료에도 나와 있지만 바둑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바둑 토토를 준비했다. 구체적으로 체육부, 진흥공단, 대한체육회 등과 스포츠 토토에 대해 긴밀한 협의가 있었고, 선수보호 등 다양한 계획이 나온 것으로 안다.
문제는 준비한 부분에 비해 당사자 및 바둑팬에게 홍보 및 전달이 부족했던 것 같아 답답하다. 지난해 10월 기사총회 결의 내용을 기사화하면서 찬성 67%인 것에 대해 '이렇게 반대가 많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후 프로기사 등 바둑계 내부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의견이 잘 조율되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지금이라도 바둑계 내부, 적어도 프로기사 내부에서 100% 의견을 단합하고, 바둑계 전체가 스포츠 토토진입을 원하고 조작 관련 의혹을 단호히 저지하는 의지를 보여줘야 토토 진입이 가능하다. 실질적으로 그것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바둑계가 아직 받아들이기 시기상조라는 것이 입증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아무리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도 모든 가능성을 막을 수는 없다, 제안한다면 한국기원 직원, 프로기사, 바둑계 종사자들이 연맹해서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즉 클린선언을 하는 것이다. 그런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안을 조합해 발표하고 바둑계 의견 단합해 바둑계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
덧붙이자면 원성진 9단의 의견처럼 젊은 기사들이 우려하는 것도 알고 이해가 된다. 그러나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기사들은 조작을 의심받을까 불안해하지만 바둑팬들은 기사들이 얼마나 엄격하게 자기규제를 지켜온 것을 잘 알고 있다. 바둑팬을 믿고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에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공청회에 참석한 바둑팬이 질문 중이다.
■ 질의 응답 (파란색이 질문)
- 실제 토토가 진행되면 심판이나 계시원의 입장이 중요할 것 같다. 선수 외 계시원이나 룰 문제에 의한 문제에 대비는 되어있나.
최규병 : 작년 초에 그런 문제가 예측돼 프로기사와 외부인사로 구성된 바둑토토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특수룰을 만들었다. 아주 많은 부분 제정되어여기서 직접 말씀드리기가 어렵지만 세부적으로 준비된 것은 분명하다.
토토가 허용이되고, 문광부나 허락을 받으면 공표를 하려고 했다.
- 예를 들면 전문심판이 생기는 것인가?
당연히 매 경기 있다.
- 바둑 토토는 바둑팬 확충이 목표라고 했는데, 여기서 승패 반집승 반집패를 바둑토토 유형에 넣을 때 바둑을 모르는 팬들이 이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장원재: 스포츠 토토가 바둑에 도입되면 '일반인들도 바둑에 관심을 갖게 하느냐' 접근법이 된다. 반집승 반집패를 넣자고 한 것은 이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열 경기를 하기에는 배당률이 너무 낮고,(승패만 가지고 하기에)이렇게 되면 대중의 관심도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반집승 반집패까지 고려하는 게 어떻겠냐 라고 고려를 한 것이다.
모든 스포츠에는 열혈지지자, 팬, 그리고 대중이 있다. 지금 바둑은 후원자에 의해 지탱이 되는데, 이들이 없어지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야 한다. 열혈지지자와 일반팬을 넘어 대중까지 영역을 넓혀야 그 스포츠는 자생력이 생긴다.
엄민용: 부연설명을 하겠다. 토토가 도입이 되면 모든 스포츠지에 기사가 나간다. 누군가가 토토를 하게 됐을 때 자신이 베팅을 건 선수들의 경기는 관전하지 않을까? 바둑을 몰라도 분석을 하고, 정보를 찾고, 이런 후 바둑을 배울 수도 있다.
배당률과 관련된 부분은 확률 및 방안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
TYGEM / 김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