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25 오전 9:04:33 입력 / 2012-06-25 오전 9:20:11 수정
▲ 롯데손해보험의 '90트리오' 나현과 한태희의 인터뷰 장면.
바둑리그 판도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티브로드가 4연승으로 2위에 오른 후, 또 다시 하위권에 쳐져있던 롯데손해보험이 3연승을 거두며 5위로 치솟았다.
'롯데태풍'이 북상중이다.
롯데손해보험이 신나는 3연승을 거두며 4강구도 재편의 핵으로 떠올랐다. 놀라운 사실은 1지명 이창호가 제 몫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2승5패) '90년대생 트리오'의 활약으로 서서히 태풍의 눈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
24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8라운드 5경기에서 롯데손해보험이 나현 한태희 김정현 등 '젊은 피'의 활약으로 최철한이 분전한 SK에너지를 3-2로 눌렀다. 이로써 롯데는 4승4패를 기록하며 동급최강인 5위에 올랐다. 한편 SK는 개막전 승리 이후 7연패로 최하위.
양 팀 모두 이번 라운드가 각별했다. SK에너지는 개막전 이후 '하이파이브'를 단 한 차례도 못했고, 롯데손해보험은 이 한판을 이기면 4강 경쟁에 끼어들 수 있다.
SK에너지는 안국현 진시영 김현찬 등 허리를 받쳐주어야 할 멤버들이 영 시원찮다. 롯데손해보험은 주장 이창호는 맥을 못 추지만 나현 김정현 한태희에다 락스타 강승민까지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확연하게 허리의 두께로 팀 승패가 갈라졌다.
뒷 순번에 상위지명들을 배치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1,2국에서 한판만 건진다면 SK에너지가 유력했다. 그러나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1국에서는 초반부터 난전이 벌어졌지만 나중 끼움수를 노림으로 터뜨린 나현이 초반부터 크게 앞섰다.
2국에서는 최근 4연패를 당하고 있는 진시영이 올해 부쩍 성장한 한태희에게 결국 힘에서 밀리고 말았다. 하이라이트는 상변을 무리하게 삼단 젖힘을 시도한 흑(진시영)을 제대로 응징하며 소득을 올린 것. 나중 돌을 거둘 때는 반면 10집의 격차가 났다.
▲ '이젠 강자 맞죠?' 한태희가 초반부터 진시영을 압도했다.
▲ 김동호가 최명훈을 잡고 1승 만회.
▲ 그러나 안국현(좌)은 끝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김정현에 패배.
●○…'여름밤의 빅뱅' 이창호 vs 최철한
③ 김동호-최명훈 ④ 안국현-김정현 ⑤ 최철한-이창호
희망고문이라고, 2-0으로 지고 있는 SK에너지에겐 고달프지만 희망이 있었다. 1~3지명이 남았기 때문에 세 판을 모두 건질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김동호(34위)-최명훈(65위), 안국현(22위)-김정현(29위), 최철한(5위)-이창호(10위) 등 남은 매치에서 SK에너지는 랭킹이 모두 앞섰다.
그러나 전적대로 들어맞지는 않았다. 가장 랭킹이 근접한 안국현-김정현 대국에서 어긋났다. 안국현은 SK의 팀 성적과 똑같은 행보(1승6패)를 보이는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고 있었다. 오늘도 초반 접전에서부터 크게 손해를 입는 시종 끌려 다니면서 힘들게 판을 이끌다 결국 무기력하게 패했다.
3-1로 승부는 결정 났지만 눈길을 뗄 수 없었던 것은 순전히 여름밤의 '빅쇼' 최철한-이창호의 격돌 때문이었다. 두 영웅은 27승 27패로 상대전적까지 똑같다. 따라서 이 한판에 서로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묻어놓은 채 대결에 임했다.
최철한은 거대한 중앙바둑으로 나섰고 이창호는 자잘한 실리를 챙기면서 앞서나갔다. 필시 바둑은 중앙을 얼마나 깨는지 여부가 관건일 것이다. 난투극에다 패싸움 등 시종 어지러운 바둑을 구사한 끝에 결국 최철한이 힘에서 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