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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옥션배

막강, 아마조네스!

-지지옥션 아마추어 대항전 결산

2012-06-09 오후 1:21:21 입력 / 2012-06-09 오후 2:03:39 수정

▲ 김다영(왼쪽)은 무등산 호랑이 조민수를 꺾었다.

S#1. 여전사(女戰士) VS 검투사(劍鬪士)

지지옥션 배는 2007년 탄생한 대회다.
여자 기사들과 시니어 남자 기사들이 연승 전 형식으로 대결하면서 화제를 모았고, 3년 전부터 아마추어 대회까지 추가로 만들어졌다.

아마추어에서 남녀의 격차는 어느 정도일까?
세대의 차이는 어떠할까?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백전노장의 아저씨들은 여유만만 했었다.
딸과도 같은 아가씨들, 그 까이꺼 대충 완력으로 밀어버리면 그만이었다.
첫 대회 때, 시니어 남자기사들은 예상대로 승리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여자 기사들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프로 입단을 목표로 정진하는 여자 기사들의 내공은 묵직하고 단단했다.
작년 2회 대결에서 김신영이 6연승, 김여원이 마무리 1승으로 가볍게 우승해버렸다.
쌍방 대등하게 균형을 이룬 상태에서 만난 올 여름 3회.
이제 전문가들의 예상은 여전사들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져 있었다.
중반 이후의 형세판단과 승부처에서의 집중력이 다르다고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
이유진, 김다영이 각각 2승, 김수영이 4승으로 가볍게 끝내버렸다.



‘아! 상대가 안 된다. 이런 양상이라면 지지옥션 아마추어 대항전의 흥행에도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바둑 팬들의 여론은 요동쳤다.
남자 대표들의 연령을 좀 낮춰야 균형이 맞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지지옥션의 대진표를 보면서 우리 바둑계의 생태계를 돌아본다.
프로도 그렇고 아마추어 역시 허리 층이 빈약하다.
시니어라면 대부분 50대를 껑충 뛰어 넘고 그 아래로 3~40대를 찾아보기 어렵다.
여전사들의 부족 아마조네스와 로마의 검투사들인 글래디에이터가 생각난다.
아마추어 시니어 기사들을 글래디에이터로 표현하는 것은 그럴 듯하다.
검을 쥐고 싸우지만 그들은 로마의 정규군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비운의 투사가 됐으니까.
검투사들 중에 스팔타카스처럼 걸출한 리더가 출현했으면 좋겠다.
해마다 연승의 제물이 되고 올킬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 대회의 흥미가 반감되는 것은 당연하다.
원형경기장의 관중들이 그렇듯 19로 전장을 지켜보는 바둑 팬들도 짜릿한 전율을 원한다.

▲ 4연승에 성공한 김수영(왼쪽)과 2연승에 성공한 이유진.

S#2. 다시 만난 그녀들

금요일 오후.
상암동 타이젬 본사로 이유진과 김수영이 찾아왔다.
맹장 조민수를 꺾고 여류 팀에 승기를 안겨준 김다영은 도장 수업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았다.
8승을 합작한 여전사 세 명.
그녀들뿐만 아니라 엔트리로 대기 중이던 이선아, 김희수, 강다정, 김여원, 김신영까지 쟁쟁한 멤버들.
다음 달인 7월 2명의 프로를 선발하는 여류 입단대회에서 만나게 되어있다.
한국기원 연구생 시드 8명과 선발전을 통해 선발된 멤버들이 운명을 걸고 다툰다.
기량의 차이는 백지 한 장.
그 시기의 컨디션과 마음가짐이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 김수영. "바둑이 내 꿈이고, 내 길이라 생각해요"

“지지옥션 배의 연승이 좋은 기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어요.”
4연승의 신데렐라 김수영이 당당하게 밝힌다.
포석이 약한 편이라 중반 이후 난타전을 전개하는 스타일이라는 그녀.
받아치기가 장기라고 한다.
아마강자들의 양산박 압구정 리그에 들어간 김수영은 거의 전승가도를 달리며 우승 1회 준우승 1회의 성적을 올렸다. 준비된 여전사가 확실하다.
“연구생을 나온 뒤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어요. 연구생리그에서는 맨날 졌는데, 여러 대회를 출전해 이렇게 자주 이기고 있거든요."

▲ 이유진. "올해 꼭 입단할 거에요."

“저는 실리부터 챙기고 타개하는 기풍이에요.”
이유진이 씩 웃으며 말한다.
여류입단대회는 예년에 비해 무척 치열할 거라 예측한다.
몇 년 전부터 연구생 출신 여류들은 자신감이 넘친다고 했다.
여류 프로들과 호선으로 맞붙어도 밀리지 않는 분위기.
지지옥션은 활개 치기 좋은 무대인 거다.
이유진과 김다영 다음 순번인 3장을 두고 남은 멤버들 사이에 서로 먼저 출전하려는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신예 여전사들의 기량이 강해진 것은 반갑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마추어 시니어 기사들의 침체가 신경쓰인다.
다음 대회에는 좀 더 화끈한 열전이 연출되길 빈다.
TYGEM / 김종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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