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심야의 고춧가루 혈투!
올 시즌 첫 1박2일 경기-Kixx, 4-1로 정관장 눌러
2012-08-11 오전 10:16:09 입력 / 2012-08-11 오전 10:30:45 수정
▲ 바둑TV 부조정실 시계가 정확히 자정을 가리킨다. '이것이 승부다!'
바둑리그 슬로건이 딱 어울리는 하루였다.
Kixx는 이미 PS진출이 좌절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넷마블에 이어 정관장에게도 청양고추 맛을 보이며 두 번째 '심술'을 보여주었다. 올 들어 최장시간 경기(2국 박정상-이원영 대국 : 3시간 5분), 최근 3년간 볼 수 없었던 1박2일 경기(최종 종료 시각 : 0시 15분)를 치른 끝에 얻어낸 값 비싼 1승이었다.
이미 4강으로 가는 길이 막혀버린 Kixx가 이토록 모질게 정관장을 괴롭힐 줄 몰랐다. 10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4라운드 1경기에서 Kixx는 한 판이 아쉬운 정관장을 4-1로 대파했다. 이로써 정관장은 7승7패를 마크하며 남은 4경기를 전부 다 이겨야 PS진출을 바라보게 되었다. Kixx는 4승10패로 여전히 9위.
▲ 1위 VS 44위 차이는 '너무 아픈' 반 집 차이.
●○…‘반 집’ 또 ‘반 집!’
① 박정환-박민규 ② 이원영-박정상
2국에서는 올 시즌 최장 대국이 벌어졌다. 3시간 5분이 소요되었다. 바둑리그는 알다시피 제한시간 없이 곧장 초읽기 40초 5회. 따라서 통상 2시간을 넘지 않고, 길어야 2시간 30분 정도.
'징그러운' 선수는 박정상과 이원영. 물론 두 선수의 질긴 승부욕은 이미 정평이 나 있고 끝내기에도 강점이 있다. 또한 상대전적에서도 1승1패. 중반까지는 박정상이 좋은 흐름 이지만, 역시 후반이 깊어 가면 깊어갈수록 이원영에게도 흐름이 넘어와서 일시적이나마 역전도 있었다.
그러나 이후 300수를 넘기는 난투극 끝에 결국 박정상이 행운의 반집승을 거두었다. 계가를 해본 결과 373수만에 흑의 반집승. 반상에 사석을 모두 올리고도 뚜껑에 사석이 남았다. 전반기에도 박정상이 이원영을 이긴 바 있다. 이원영의 ‘복수혈전’은 결국 실패.
1국도 못지않게 길어졌다. 박정환과 락스타 박민규는 이름으로는 비교가 안 되는 간극이 있었다. 3개월째 랭킹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박정환에 비해, 몇 일전 부여받은 박민규의 랭킹은 44위. 그러나 그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한판이었다.
박민규로서는 '월척' 박정환을 잡았다가 놓쳐버렸다. 사실 박민규(백)는 초반부터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박진감 있게 박정환을 다루었다. 좌변 백 진영을 삭감해온 흑을 공격하면서 일부를 살려주었다. 계속 두터움을 믿고 기회를 엿보던 박민규는 하변에서 수를 내고야 만다. 박정환의 버티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불과 서너집이라도 밀리면 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박정환은 50여 수를 계속 이어가면서 처절한 꽃놀이패를 이어갔다. 서로 모든 팻감을 소진할 때까지 싸웠지만, 결국 박민규의 승리가 다가왔다. 그러나 박민규는 언제고 패를 해소하면 될 것을 끝까지 패싸움에 말려들며 쓸데없는 반패 때림을 하다가 '안 되는 한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
이 바둑도 337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반집으로 승부가 갈렸다. 박민규로서는 프로입단 이후 가장 아까운 한판.
▲ 올 시즌 최장시간(3시간 5분)이 걸린 한판 승부. 박정상(왼쪽) 반집승.
▲ 송태곤이 '초보' 이범진에게 승.
▲ 큰 착각으로 판을 그르친 다음 곧장 대마사냥에 성공한 박영훈.
●○…형제가 힘을 합쳤지만…
③ 이범진-송태곤 ④ 안형준-강유택 ⑤ 안성준-박영훈
1,2국에서 박정환 이원영 등 1,2지명이 나왔기에 아무래도 정관장이 유리하지만, 4,5국은 거꾸로 Kixx가 1,2지명 박영훈 강유택을 배치하여 뒷심을 보여줄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1-1을 이룬 정관장은 솔직히 남은 3대국에서 2승1패를 한다는 것은 몹시 버거운 일. 박영훈 강유택을 넘을 수 있는 선수가 보이지 않고, 더욱이 3국에서는 처음으로 바둑리그에 진출하는 이범진에게 기대를 걸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송태곤은 노련미를 과시하며 밀어붙인 끝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이제 안형준 안성준 형제의 분발이 남았지만 박영훈 강유택의 '양대 산맥'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성준-박영훈의 대국에서는 초반부터 원 사이드하게 흑(안성준)이 몰렸지만, 중반 이후 우변에서 큰 실수를 하면서 안성준이 승기를 잡기도 했다. 그러나 대마몰이에 나선 박영훈은 하변 흑 대마를 잡는 쾌승을 거두었다. 한편 안형준은 상변 백 대마기 시달리면서 강유택에게 중앙에서 두터움을 허용하여 결국 집 부족에 걸리고 말았다.
▲'동문 대결.' 강유택의 넉넉한 승리.
●○…티브로드, ‘SK 지뢰밭’ 통과할까?
11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4라운드 2경기 SK에너지-티브로드 대결이 펼쳐진다. 7승6패 티브로드는 Kixx가 오늘 정관장을 잡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역시 맘을 비운 최하위 SK에너지에게 유탄을 맞아서는 안 될 것.
① 최철한-조한승 ② 조혜연-이지현 ③ 안국현-류수항 ④ 김동호-허영호 ⑤ 진시영-이춘규(앞-SK에너지, 뒤-티브로드)의 매치 업이다.
1국 주장전이 관심을 모은다. 조한승이 상대전적에서는 최철한을 12승10패로 앞서고 있지만, 사실 그 격차가 크지 않을 뿐 아니라 팀 승리에 대한 부담을 떨친 이후여서 최철한의 저항을 뚫기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만약 1국에서 SK에너지가 이긴다면 최후까지 알 수 없는 승부가 된 터.
▲ 고춧가루 부대1-송태곤 박정상.
▲ 고춧가루 부대2-박영훈 강유택.
▲시종 랭킹1위를 몰아붙였지만 아쉽게 막판 실족한 박민규.

▲ 정관장 검토실. 김지석도 보인다. (오른쪽 검정 티)
▲ Kixx 검토실. 좌측부터 강유택 박영훈 강동윤 유재호 송태곤.
▲ 오랜만에 찾은 웃음. 김영환 Kixx 감독.
TYGEM / 바둑리그 운영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