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꼴찌 SK의 반란, '오늘만 같아라!'
갈 길 바쁜 포스코LED에 4-1로 고춧가루 뿌려
2012-08-27 오전 8:25:24 입력 / 2012-08-27 오전 9:35:20 수정
▲ 어느새 6연승, 최철한!
'2012시즌이여, 다시 시작하면 안 될까!'
과연 이렇게 잘 풀린 적이 있었을까. 리그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서 ‘꼴찌’ SK에너지가 새삼 승부의 짜릿함을 느꼈다. 시즌 내내 상대팀에게 끌려가면서 싸웠지만, 오늘만큼 선수들 하나하나가 이기고자하는 열망이 빛난 적은 없었다.
SK에너지가 갈 길 바쁜 포스코LED를 잡았다. 26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16R 1경기에서 꼴찌 SK에너지가 3위 포스코LED를 4-1로 꺾고 ‘탈꼴찌 시동’을 걸었다.
14R 티브로드를 잡은 이후 두 번째 고춧가루 세례를 퍼부은 SK에너지는 5승11패로 여전히 꼴찌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남은 2경기(넷마블 롯데손해보험)에서 최대 7위까지 올라설 수 있는 기틀을 잡았다. 한편 PS티켓을 손에 넣으려던 포스코LED는 9승7패로 4위로 내려앉았고, 5위 정관장(8승7패)의 향후 행보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 '너무 강하면 부러지나니!' '강성' 온소진의 역전패.
●○…이렇게 기쁠 수가!
① 안국현-온소진 ② 김동호-박승화
2,3지명 안국현 김동호가 출전하는 1,2국은 모두 SK에너지가 근소하게나마 상대전적에서 앞서고 있다. 문제는 안국현이 4승9패, 김동호가 6승8패로 그리 만족할 만한 전적이 아니라는 것.
6승8패의 온소진은 안국현에게 2전 전패를 당하고 있어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였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평소보다는 더욱 적극적인 행마로 중반까지는 잘 풀어갔다.
백을 든 안국현은 중앙에서 위기를 맞았다.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천천히 몰아도 백 대마가 수습하기는 쉽지 않았는데 온소진이 너무 몰아친 것이 화를 부르고 만 것. 중앙에서 공격하던 말이 거꾸로 잡히면서 허무하게 역전.
2국 김동호-박승화 판은 엇비슷한 비중이지만 김동호가 한 판을 이겨본 적이 있다. 김동호는 하변에서 적시의 침입으로 흑(김동호)이 완생하면서 편하게 흘러갔다. 승부처가 된 우하귀에서 흑 대마가 미생으로 쫓기게 되었으나, 도처에서 흑이 안정된 자세를 취하고 있던 덕에 단곤마를 무난히 수습하며 완승.
▲ 김동호가 오랜만에 부드러운 바둑으로 낙승.
▲ 후반 맹추격을 했지만 그래도 반면 10집은 모자랐던 김현찬(오른쪽).
●○…6연승 최철한, 오랜만에 결승타!
③ 김현찬-강동윤 ④ 진시영-홍성지 ⑤ 최철한-목진석
오랜만에 리드를 잡은 SK에너지에게 이번에는 승리의 기운이 돌았다. 김현찬 진시영이 설혹 밀린다고 쳐도, 마지막 보루 최철한이 있기 때문. 최철한은 최근 5연승을 내달으며 완전히 제 모습을 찾았다.
김현찬(백)은 초반부터 우변에서 백말이 양곤마로 몰리면서 피곤한 경기를 했다. 중반 이후 강동윤이 수읽기 착오로 인해 천지대패가 일어나 많은 손해를 보았음에도 흑이 반면 10집정도 앞선 바둑이었다.
먼저 끝난 5국은 비중 있는 선수끼리의 격돌. 다만 목진석은 최철한에게 약세를 나타내고 있었다(15승7패 최철한 리드). 아무래도 두 선수 모두 전투를 마다않는 기풍이지만 조금 더 최철한이 강하기 때문일 것.
의외로 몸싸움 한번 하지 않고 최철한도 두터운 바둑, 유연한 바둑을 둘 수 있다는 자신감을 과시하듯 '무난한' 바둑으로 압도했다. 중반까지 실리로는 흑(목진석)이 약간 나았다. 그러나 최철한은 하변 약한 흑 말을 공격하는 시늉을 하더니 상변 백과 호응하며 압박했다. 결국 공격을 통해서 백은 자잘한 끝내기를 선착하면서 끝내 목진석의 항서를 받았다.
팀 승리는 SK에너지가 가져갔지만 마지막 남은 4국도 관심이었다. 12승3패로 다승2위를 달리고 있는 홍성지에게 끈질김의 대명사 진시영(흑)은 쉽지 않은 상대였다. 시종 미세하게 흘렀으나 승부처가 된 곳은 좌변 패싸움. 여기서 백을 살려주었지만 대가로 좌하귀를 파내며 흑은 300수를 넘기는 긴 승부를 마감했다.
▲ '오버가 심하군!' 평소 그 답지 않게 두터운 바둑으로 승리한 최철한.
▲ '뚝심' 진시영이 다승2위에 빛나는 홍성지를 꺾었다.

▲ 오랜만에 쾌승! 안국현 김동호 진시영.
▲ 느긋한 SK에너지 검토진.
▲ 좀 심각한 포스코LED 검토진.
▲ SK에너지 검토진이 갑자기 변화가 일어난 김현찬의 대국을 스마트폰 검토 중.
TYGEM / 바둑리그 운영본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