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1 오전 12:26:26 입력 / 2012-10-21 오전 12:41:06 수정
▲ 'PS사나이' 홍기표(오른쪽)가 이세돌을 뉘였다!.
'Crazy Boy' 홍기표!
올해 포스트시즌(PS)은 이변의 연속이다. 예상이 하나도 맞아 들어가지 않는다. 이변의 중심엔 스마트오로가 있다. 흔히 포스트시즌에는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는 말을 한다. 준PO는 물론이고 PO까지도 전력의 열세 속에서 출발한 스마트오로가 챔프전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은 순전히 'Crazy Boy' 홍기표 때문.
20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스마트오로가 신안천일염을 3-2로 꺾었다. 이로써 1,2차전 합계 6승을 먼저 올려야 하는 스마트오로나 5승을 먼저 올려야 하는 신안천일염이나 내일(21일) 경기에서 3승을 먼저 올리는 팀이 챔프결정전에 진출하게 된다.
스마트오로는 이영구 홍기표가 최고의 투톱 백홍석 이세돌을 모두 잡는 기염을 토하면서 2-0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믿었던 에이스 김승재가 한상훈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2-1. 만약 이 판마저 잡았으면 3-0으로 벌어져 신안으로서는 데미지가 컸을 것이다.
이변은 쉬지 않았다. 스마트오로의 안조영이 어제(19일) 부산에서 벌어진 농심신라면배에서 귀중한 1승을 거두고 올라온 이호범에게 '뜻밖의' 완승을 거두며 3-1로 다시 격차를 벌였다. 마지막 5국에서는 락스타끼리의 자존심 경쟁에서 다크호스 변상일이 민상연을 제압하며 2-3으로 신안천일염이 따라 붙었다.
▲ 시리즈의 하이라이트 대국이었던 백홍석-이영구(승).
●○…이세돌 백홍석이 동시에 무너지다니…
제1국 백홍석-이영구팽팽할 것으로 예상되던 1국은 일방적으로 끝났다. 흑은 든 이영구의 공세에 허덕이던 백홍석은 힘 한번 못쓰고 완패했다. 상대전적 2승6패로 열세였던 이영구는 중앙 흑 진에 뛰어든 백 한 점을 여하히 처리할 것인지가 중반의 과제였다. 결국 하중앙을 뚫을 기회를 잡게 되면서 중앙이 두터워져서는 흑이 우세. 중앙 허약한 백말을 끝까지 공략하면서 스마트오로는 기세를 올렸다.
국후 이영구는 "워낙 두텁게 판을 짰고 집도 모자라지 않아서 쉽게 처리했다. 백이 중앙에서 반발을 하면 잡으러 갈 요량이었다. 뒤 순번 선수들에게 든든하게 해 주고 싶었다"며 주장다운 늠름한 모습을 보였다.
제2국 이세돌-홍기표 홍기표의 등판이 눈길을 모았다. 1차전 오더를 제출하기 전날인 14일 한종진 감독에게 “이세돌과 맞붙고 싶다”며 의중을 밝혔기 때문. 물론 붙고 싶다고 붙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한종진 감독으로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를 자청한 홍기표가 일을 낼 것 만 같았다고.
뜻대로 이세돌과 홍기표가 만났다. 우하방면에서 초반부터 불이 붙었다. 여기서 무리하게 공격하던 이세돌이 조금 밀리게 되었다. 홍기표는 귀를 살려주는 대신 중앙에 약한 흑 말을 정조준하면서 급기야 ‘적장’ 이세돌을 저격했다. 중반 초입부터 계속된 수읽기 대결에서 홍기표는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결국 대마까지 잡으며 '초대박'.
국후 홍기표는 "초반 전투부터 우세했다. 느슨한 수를 수차례 두기도 했지만 불리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이세돌)사범님과 만나길 원한 것은 워낙 강자라 부담이 없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세돌과의 상대전적은 2승2패.
▲ 홍기표는 두고 싶었던 상대 이세돌을 완전 제압했다.
▲ 그러나 믿었던 김승재는 한상훈에게 밀렸다.
●○…한상훈 변상일이 물꼬를 돌렸다!
제3국 한상훈-김승재 2-0으로 스마트오로가 리드한 가운데 김승재가 등판한 3국을 패한 스마트오로는 굉장히 아쉬웠고, 신안으로서는 한상훈이 꼭 막아야 할 판을 막았다.
김승재(흑)는 초반부터 발 빠르게 실리를 차지했다. 특히 좌변 실리를 차지하면서 앞서가는 듯했지만, 하중앙 흑 두 점이 차단당하면서 순식간에 우세가 백에게로 넘어갔다. 한상훈이 잘 둔 바둑이며 한번 승기를 잡은 이후로 역전은 없었다. 국후 한상훈도 "흐름을 바꾸게 되었다. 우리 팀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4,5국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4국 이호범-안조영그러나 4국은 걱정을 해야 했다. 농심배에서 3연승을 거둔 중국의 탄샤오를 제지하고 급히 부산에서 상경하여 다시 바둑판을 맞이한 이호범. 상대는 노련하기는 하지만 전력에서 앞서는 멤버였다.
초반 안조영은 실리에서 리드했지만 중앙의 엷은 돌이 문제였다. 중반 들어서 이호범의 칼날이 무뎌져서 공격에 실패했다. 우하방면에서 손을 돌려 '올인작전'으로 나갔으면 대마가 곤란했을 것이다. 안조영은 특별한 작전을 생각해 둔 것은 아니며, 어제 농심배에서 이호범의 대국을 유심히 관찰했다고.
제5국 변상일-민상연3-1로 스마트오로가 앞서는 가운데 마지막 한판에서 변상일은 같은 락스타 출신 민상연이 초반 무리수를 응징하며 신안천일염에게 귀중한 승리를 바쳤다. 민상연은 초반 신중하게 흘러가다가 우변에서 다소 무리한 반발을 했다. 오히려 변상일은 더욱 세게 나가면서 오히려 공세를 펼쳤다. 피자 석 점씩을 잡았으나 중앙 흑 석 점을 잡은 백이 훨씬 두텁게 되어 초반에 형세가 기울고 말았다.
3-2로 결국 스마트오로가 앞선 채 1차전이 마감되었다. 내일(21일) 오후1시부터 플레이오프 2차전 6국~10국까지 속개된다. 일단 오더는 21일 오전 10시에 발표된다. 2차전에서는 정규리그 대국처럼 세 판을 먼저 이긴 팀이 챔프전에 직행한다. 포스트시즌 경기도 모든 대국은 제한시간 없이 40초 초읽기 5회로 진행하며 팀 상금은 1위 3억원, 2위 2억원, 3위 1억원, 4위 50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