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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배

가장 센 者, 가장 무서운 者

이세돌-김지석, GS칼텍스배 결승 첫 충돌

2013-04-14 오전 9:55:34 입력 / 2013-04-16 오전 11:46:12 수정

▲ 가장 무서운 者 김지석-가장 센 者 이세돌

'What a spectacle!'

'센 자' 이세돌과 '무서운 자' 김지석이 정면충돌한다. 오는 16일(화)부터 우승상금 7000만원을 걸고 GS칼텍스배에서 사상 첫 결승전을 갖는다. 두 파이터의 숨 막히는 육박전, 화려한 공중전에 벌써부터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결승1,2국은 16,17일 오후7시, 3~4국은 22,24일, 5국은 5월1일.

무서운 상승세 vs 큰 승부에 강하다

매달 초 한국랭킹이 발표되면 1위 못지않게 3위가 관심이다. 언제부터인가 랭킹1,2위는 이세돌 박정환이 찜했고 3위부터 매달 주인이 바뀌곤 한다. 이 랭킹3위는 단기간 동안 가장 파괴력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심히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4월의 인물'은 작년 8월 이후 다시 3위로 올라선 김지석이다.

▲ 진화중인 김지석?

12승4패-. 상대전적이 말해주듯 객관적인 전력은 김지석이 크게 뒤진다. 입단한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우승이라곤 2009년 물가정보배 밖에 없다. 결승에 올라간 것 자체가 세 번 밖에 안 된다. 어릴 적 크게 각광받은 것에 비하면 사실 썩 훌륭한 편은 아니다.

지난 3월 김지석은 이세돌이 빠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처음으로 초상부동산배 한중대항전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름만 들어도 오금이 저려오는 천야오예 판팅위를 내리 꺾었다. 또 지난 11일 바둑리그 개막전에서 한창 물이 올라있는 십단 강동윤을 제압하는 등 최근 9연승 포함, 13승2패로 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짝 상승세가 아니라 김지석이 최근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GS칼텍스배 4강전에서 김지석을 만난 조한승은 "김지석은 수읽기와 전투는 센 대신 다른 부분(계산력)에서 좀 부족한 면이 있었다. 최근 그 마저도 보완이 된 듯하다"며 김지석을 평가했다. 마침 김지석은 4강전에서 조한승에게 1집반 승을 거두었다. 이제 KO가 아닌 판정으로도 이길 줄 안다는 뜻이다.

"과거 승부처에서 집중력이 분산되는 것을 느꼈다. 최근 그 점이 좋아진 것 같다" (김지석)

굉장한 타개력을 보여준 것은 8강전 최철한과의 대결이었다. 흔히 파이터가 맞붙었으니 피 튀기는 싸움을 상상하겠지만, 그 경기는 후반까지 서로 맘을 놓을 수 없는 반집승부가 되었고 결국 김지석이 반집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세돌과 마찬가지로 상대전적 12승4패를 기록하고 있던 최철한은 또 다른 김지석의 천적이었다.


김지석이 제 아무리 상승세라고 한들 이세돌 앞에서야 명함을 내밀 수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매우 크다. 이세돌은 올해 들어서 그리 내세울 것은 없다. 지난 달 박정환에게 맥심커피배 결승에서 0-2로 패하는 등 총 8승4패의 성적. 그렇다고 걱정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작년 하반기에 무서운 기세로 KT배(1억원) GS칼텍스배(7000만원) 명인전(8000만원) 등 한국 '대삼관'을 차지하며 2012년 최우수기사에 올랐음을 상기하자.

결정력이 장점이다. 이세돌은 이길 때는 꼭 이겨주었고, 주목받는 경기에서는 늘 주목을 끌었다. 지난 주 중국리그에서 렌샤오 천야오예를 이기고 2연승을 달렸다. 1승당 1800만원이라니까 3600만원을 이미 손에 넣었다. 당연히 지금은 발사대를 옮겨와 타깃을 GS칼텍스배에 정조준할 것이다. 우승상금은 7000만원이지만 준우승은 1500만원 뿐. 기를 쓰고 우승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 작년 말 바둑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난 두 선수. 김지석 승.

이세돌 '김지석 부메랑' 맞을까?

"김지석은 아직까지는 힘을 앞세워 윽박질러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다. 좀 더 경험이 쌓이고 나이를 먹게 되면 크게 될 바둑이다. 세기(細技)를 더 가다듬고 어깨에 힘을 빼면 곧 세계정상에 오를 수 있다."

이세돌이 3년쯤 후에 미국으로 바둑 보급을 떠날 것이라고 보도되었다. 그 인터뷰 행간에 '가장 기대되는 후배가 누구냐'는 질문이 있었다. 그때 이세돌의 입에서 영광스럽게도 김지석이 거명되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의아해 한 사람은 비단 필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30세 이세돌이 보기엔 6년이나 어린 '기대주'일지 모르지만, 김지석은 작년에 결혼도 했고 이미 입단 10년을 넘긴 '중견' 아닌가. 또한 후계 경쟁에서 이미 93년생 박정환에게 밀리지 않았는가.

이유를 생각해봤다. 개성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세돌은 틈만 나면 "후배들이 하나같이 벽돌 찍어내듯 똑같다. 개성이 없다."는 말을 자주했다. 그런 점에서 상대의 의도를 기본적으로 반발하고 보는 김지석의 반항적 기질이 맘에 들었을 수 있다. 반발이란 기존 질서에 대해 다름을 먼저 생각한다는 점에서 창의력과 관련이 있다.

김지석의 잠재력이 분출직전의 볼케이노처럼 마구 데워졌을까. 올해 들어서는 양 선수가 마주 앉은 적은 없다. 작년 말부터 김지석이 달라졌다는 바둑가의 평이다. 과연 오래된 일인자의 예언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인지, 16일부터 시작되는 GS칼텍스배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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