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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익배 십단전

"잃어버린 4년, 군대 갔다 온 셈 치죠!"

제8기 원익배 십단전 우승자 강동윤

2013-04-03 오전 1:32:20 입력 / 2013-04-03 오후 10:54:03 수정

▲ 강동윤(왼쪽) vs 박영훈 결승2국 장면.

밤 10시 40분 경. 엊그제까지 14연승을 이어가던 무소불위의 박영훈이 드디어 힘없이 돌을 거두자, 동시에 터지는 불꽃놀이 같은 플래시 세례. 과연 얼마만이던가. 모든 불빛은 오직 주인공 한 사람 박영훈을 2-0으로 넉 아웃을 시킨 강동윤을 향하고 있었다. 정확히 3년 9개월만이다.

카메라 세례를 원 없이 받아본 것이 햇수로 4년만. 그래서일까. 바둑행사 때만 되면 무대에서도 떨지 않고 오히려 좌중을 압도하는 촌철살인 멘트로 뭇 기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던 강동윤이지만, 일문일답을 하는 동안 그의 입술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다음은 포연이 아직 가시지 않은 현장에서 '십단 강동윤'과 나눈 대화.

▲ 강동윤 十段

- 십단전 우승 소감은?
이렇게 좋은 대회를 만들어주신 후원사 원익에 감사한다. 1회전부터 내용이 좋지 않아 고심했는데, 이번 결승전에 임하면서 상대들한테 미안하지 않도록 꼭 우승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결승2국 바둑내용을 간단히 말한다면?
초반에 상대가 바로 좌변에서 패를 결행했다면 나빴을 것이다. 중반 이후 좀 느슨한 수가 연속으로 나오면서 역전의 시발점이 된 것 같다. 나중 우변에서 백 대마가 잡히는 수가 있었는데, 실전 당시엔 나도 못 보았다. 그것도 운이 좋았던 것 같다.

- 2009년 후지쯔배(對 이창호) 천원전(對 이세돌) 우승에 이어 4년 만에 다시 우승이다. 기분이 남다를 것인데?
사실 그 동안은 지는 것이 너무 두려웠다. 작년 십단전에서도 0-2로 패해 준우승을 했다. 올해는 초반부터 우승을 했기 때문에 시합을 즐기면서 둘 수 있을 것 같다.

- 시합전의 예상도 2-0이었다. 단, 박영훈이 이기리라는 예상이 많았는데, 본인은 어떻게 보고 있었나?
예상할 수가 없었다. 일단 속기전이라서 예상하기가 어렵다. 다만 1국에서 난타전 끝에 승리를 한 것이 2국까지도 좋은 결과가 이어진 게 아닌가 한다. 상대가 14연승을 거두고는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1국이 승부처였다.

- 시합을 앞두고 뭔가 달라진 점이라면?
(한참을 생각한 다음) 잠을 많이 잔 것이다. 과거에는 패하면 분하고 안타까운 맘이 많이 들었지만, 최근에는 조금 편안해진 것 같다.

- 팬들은 2009년과 2013년 사이 강동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몹시 궁금해 한다.
한 번도 옆길로 샌 적은 없다. 남들은 더 늘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때보다 내 실력도 많이 늘었다. 사실 그 후로도 가끔이지만 높은 곳까지 올라갔지만, 몇 번 낙마하다보니 기운이 빠졌다고나 할까. 나 스스로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군에 다녀왔다고 셈 치겠다. (강동윤은 2010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군 면제를 받았다. 또한 2009년 후지쯔배 우승 이후 세 번의 준우승 기록이 있다.)

- 타이젬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왜 안 물어보시나 했다(웃음). 타이젬 유저들과 미운 정 고운 정이 많이 들었다. 오늘 밤은 좀 피곤하고, 내일 저녁부터 또 자주 등판하겠다. 벌써부터 팬들의 칭찬 소리가 들린다. 안 그래도 지금도 축하문자도 많이 들어온다.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인터뷰가 좀 싱겁다. 우승하면 써 먹을 ‘준비된 멘트’ 하나 없나?
빨리 들어가야 한다. 내일(3일) 국수전 예선결승(대 김현섭)이 준비되어 있다. 14연승을 깨버렸으니 이제는 내가 연승을 갈 차롄가 아닌가. (현재 강동윤은 7연승 중이다.)
TYGEM / 진재호(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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