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국내기타

대구에서 다시 길을 찾다

적극적인 보급의 길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원 유경민

2012-11-20 오후 6:12:06 입력 / 2012-11-21 오후 6:22:07 수정

▲ 제30회 덕영배 아마대왕전 개막식 심판위원 유경민 5단(왼쪽)과 김원 7단.

90년대 권갑룡 허장회와 더불어 3대 바둑도장으로 한국바둑의 젖줄을 담당했던 김원 7단(45). 새로운 바둑환경을 경험하고 오겠다며 훌쩍 대만으로 떠나버렸다 호주를 거쳐 귀국한 유경민 5단(29). 지난 주말 대구에서 열린 제30회 덕영배 아마대왕전 개막식에 심판위원으로 두 사제가 나란히 초대되었다. 알고 보니 김원은 대구매일신문 관전기를 담당하며 대구경북지역 연구생사범을 맡고 있고, 유경민은 대구바둑협회 사무국장이면서 연구생부사범 직함을 달고 있었다.

김원은 이제 완전히 바둑도장은 접고 제2의 바둑 인생을 시작했다. 이른바 바둑보급의 새로운 루트를 찾는 일이다. 전국 각지를 돌면서 지방 바둑인을 만나면서 바둑팬들은 프로를 몹시 기다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따라서 팬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진정한 보급 루트를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저 대회 때마다 심판위원으로서 지방을 방문하는 정도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터전 자체를 대구로 옮겼다고 한다. 그들은 대전 출신이면서 서울서 활동해온 프로가 이곳 대구에 정착했던 쉽지 않았던 사연을 들어보았다.

▲ 김원 7단.

- 프로활동을 하려면 서울이 아무래도 편할 텐데, 아무 연고도 없는데 어떤 연유로 이곳에 정착했나요?
바둑보급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상했습니다. 적지 않은 세월동안 도장을 하다 보니 많은 바둑인을 접하게 되었고, 프로로서 지금의 보급 활동이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어요. 최근 2년 정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보급의 루트를 나름대로 개척하고 있었지요. 그러던 차에 대구바둑계에서 흔쾌히 저를 받아주셔서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매진하려고 합니다. 지역 기우회창립, 지역 연구생부활 또는 활성화 등 프로와 아마가 같이 해야 할 일이 참 많더라구요. 유경민 사범을 대구로 불렀죠. 제가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많으니까… 지난 6월 대구로 아예 집을 옮겨 버렸죠.

- 보급의 첫 출발지가 대구여야 할 이유가 있나요?
두 가지 이유였습니다. 첫 번째 전국을 돌아다니려니 서울은 너무 멀었습니다. 이를 테면 목포나 부산에서 서울로 귀가하려면 시간이 너무 소요되었죠. 3일 동안 4개 지역을 돌아다닌 적도 있는데 차에서 자고 새벽까지 통음하고 아침에 또 움직이고 하다 보니 (서울에서는) 일단 안 되겠다고 보았죠. 두 번째 대구는 바둑 열정만큼은 최고인 곳이지만 프로가 많이 배출되진 못했습니다. 오랫동안 열성적이셨던 하(찬석)국수님이 타계하신 이후 구심점이 사라질 위기를 맞은 곳이기도 하구요. 제가 무턱대고 대구 바둑인들을 찾아가서 저의 계획을 말씀드렸더니, 아주 흔쾌히 받아주셨지요.

- 그간 대구에서 하신 일은 구체적으로 무엇이 있을까요?
앞서 하국수님이 하셨던 지역연구생 제도가 무산될 위기에서 다시 일으켜 세운 일입니다. 그리고 지난 달 대구 전국체전도 무사히 치러냈습니다. 무엇보다 귀중한 성과는 프로기사 불모지라고 하는 대구에서 강태훈 양우석 등 2명의 입단자를 배출한 것입니다. 내셔널리그를 치르면서 대구덕영치과팀의 김신영도 입단을 했구요. 제가 운이 좋은 모양입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앞으로 유경민 사범 손에서 인재가 많이 나올 것입니다.

- 적극적인 바둑보급이라는 얘기인데, 개인적으로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습니까?
팬이 부르면 가는 정도를 보급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소도시를 돌아보니까 각 지역 나름대로 요구가 다양함을 알게 되었어요. 어떤 지역에서는 어린이바둑을 활성화해주었으면 하고 또 어떤 지역은 기우회 활동을 장려해주었으면 하더라구요. 또 이왕 내려오는 김에 아이들도 좀 지도해달라는 요구도 있고…. 이런 조그만 부분마다 프로들이 할 일이 분명 존재합니다. 사실 프로들이 지방 대회 때 심판으로 참여하는 정도를 보급이라고 말하긴 어렵고, 진심으로 지역으로 다가간다면 할 일은 산적해 있어요. 제가 다 할 수 없지요. 그래서 유경민 사범이 일단 대구를 맡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다른 지역은 또 뜻있는 다른 프로들이 맡으면 좋겠지요.

- 2년 동안의 성과는 이곳 이외에도 있나요?
아직 초기 단계지만 호응이 꽤 좋습니다. 포항에서 작년 3월 지역연구생제도를 만들었어요. 위덕대총장배 어린이대회도 첫 출범했습니다. 올 7월에는 원주에서 자발적으로 활성화하고자 했을 때도 제가 가진 조그만 노하우를 전달했지요. 조금씩 성공사례가 나오다보니까 복수의 도시에서도 연락이 옵니다. 첫 기착지인 이곳 대구에서 성공해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 그의 제자 유경민(왼쪽)도 함께 대구로 내려왔다.

- 하필 유경민을 대구로 불러 온 이유는?
대만 호주 등 다양한 곳을 다녀봤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경험도 많을 것이고, 나름 준비가 되었다고나 할까….
(유경민이 말을 받는다) 20살 이전에 어린이를 지도한다거나 TV출연 등 다양한 경험을 해 봤죠. 2005부터 2010까지 대만에서, 그리고 2011년 호주에서 생활을 했습니다만, 두 곳은 독하게 승부를 하는 곳은 아니었지요. 처음엔 대만에서 아이들을 1주일 내내 바둑을 가르쳤어요. 그런데 그 곳 부모들은 다른 공부도 해야 하는데 왜 이렇게 많이 시키냐고 의아해 하는 것입니다. 이제 그러한 사소한 경험도 도제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죠. 대만은 일반인이 바둑에도 프로가 있는지 조차 모릅니다. 무에서 출발하며 배운 것이죠.

- 그럼 도장은 완전히 접고 이 일에 매진을 한 것입니까?
(김원) 젊음의 대부분을 도장생활에 바친 것에 후회는 없어요. 27세에 도장을 개설하였으니 남들은 빠른 나이에 보급의 길을 걸었다고들 하죠. 저보다 나이가 일곱 살이나 어렸던 입단 동기 이창호를 보면서 ‘앞으로 승부는 힘들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40세 쯤 되었을 때 제자가 20명으로 늘어나자 현실적인 목표가 희미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새로운 활로를 찾게 되었던 것이지요.

- 2년 동안 원하는 보급의 청사진은 그려졌나요?
네에, 제가 드러내놓고 일하는 편이 아니라서 소문은 나지 않았지만 2년 전부터 이 일은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시장개척의 테스트로써 타이젬과 먼저 힘을 합쳐서 2010 프로아마대항전을 실시했고, 2011년 타이젬 동호회 원정대가 그 두 번째 시도였습니다. 당시 정말 많은 아마추어들을 만났고, 그들은 프로들과 가까이 하고 싶어 했습니다. 서울로 집중되어 있는 프로들의 분포를 지방으로 분산해야 하겠구나 하고 생각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 사실 일도 좋지만, 혼자서 뛰는 것은 한계가 있지 않겠어요?
처음엔 지방바둑활성화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니까 다들 긴가민가했을 겁니다. 지금도 왜 돈도 당장 생기지 않는 그런 일을 하고 다니느냐고 말합니다. 처음에 제가 도장을 열 때도 그랬어요. 다행히 지금은 혼자가 아닙니다. 특히 한국기원의 지지가 큰 버팀목이 될 것 같아요. 곧 보급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서 가시적인 지원을 생각하는 듯합니다. 젊은 기사들에게도 보급의 중요성을 알려야 하고, 또 교육도 시켜야 하고, 비즈니스마인드까지 갖추게 하려면 아무래도 조직의 힘이 필요하죠.

- 보급의 노하우랄까, 프로가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물론 보급과 승부 둘 다 잘 할 수는 없겠지요. 승부에 임하는 자세는 어릴 적부터 배웠지만 보급에 임하는 자세는 배우질 못했고,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었지요. 프로도 행정을 배우고 비즈니스를 배워야 합니다. 보급도 승부 못지않게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프로들에게 중소도시들은 블루오션입니다. 서울의 선생님이 학생을 찾아 지방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팔아야지 내가 가진 것을 사라고만 할 수는 없는 것이죠. 아직 정답은 모르겠습니다만, 1년 정도 더 뛰면 길이 보일 것입니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관련기사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