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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누난 내 여자니까!"

- 김지석 결혼 인터뷰

2012-11-09 오후 12:57:06 입력 / 2012-11-09 오후 5:27:05 수정


▲ 김지석이 한 여자에게 순정을 바친다. 12월 16일 그는 백년가약을 맺는다.

6살에 TV바둑에서 하늘 같은 조훈현과 4점 바둑을 펼쳐 광주의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14살에 입단했고, '사활의 귀재'로 곱상한 외모와 정반대로 터프한 바둑을 구사하는 '반상의 꽃미남' 김지석.

바둑은 물론이거니와, 하얗고 바지런한 미소까지 겸비한 김지석에게 마음을 빼앗긴 여성바둑팬은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김지석이 12월 16일 한 여자만의 남자가 된다. 상대는 3살 연상의 박민정 씨.

김지석의 갑작스런 결혼 발표에 많은 여성팬들은 눈물로 베개를 적셨다(?)는 후문을 듣고, 기자는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근처 카페에서 곧 '품절남'대열에 합류하는 김지석을 만났다.

▲ 인터뷰에 응하는 김지석. '그녀'이야기에 행복해하기도, 쑥쓰러워하기도.

- 어머, 결혼 정말 축하해요! 그런데 연애스토리도 못 들었는데, 결혼발표라니…. 처음 만난 이야기부터 해주세요.
2년 전에 (송)태곤 형의 소개로 처음 봤어요. 저를 소개시켜달라고 조르던 분은 갑작스레 일이 생기는 바람에, 민정이(신부이름) 태곤형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서 만났어요. 그게 운명이었지요.

- 운명이라…. 아, 그럼 보자마자 반한 거에요?
처음 봤을 때요? 음.. 반했다는 느낌보다는 꽤 괜찮다는 느낌이었지요. 공감대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서로의 분야에 대해 얘기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지금은 기억이 조금 흐릿해졌지만, 아마 그 때 서로에 대해 호기심도 생겼던 것 같아요. 저는 약학에 대해서, 민정이는 바둑에 대해서요.

그 이후로도 '아주 뻔한' 만남을 했어요. 데이트가 늘 그러하듯이 영화를 보고, 카페에 가서 차를 마시는 뻔한 데이트요. 그런 뻔한 데이트도 무척 행복했어요. 그래서 몇 번 더 만남을 가진 후에 제가 고백을 했어요. 민정이는 당시 서울대 대학원에서 약학을 전공 중이었는데, 어느 날 대화 중에 "남자는 졸업한 후에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제가 뜬금없이 "그럼 난 어때?"라며 제 기풍대로 돌직구를 날렸지요. 당황해서 순순히 받아줄 줄 알았는데, 일주일쯤 시간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 일주일 동안 대마가 쫓기는 기분이었는데, 며칠 후 고백을 받아주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거예요. 휴~

- 어떤 점에 그렇게 끌린 거에요?
무척 밝고 애교가 많아요. 그리고 지낼수록 이해심이 많은 여자라는 게 느껴져요. 제가 시합이 있을 때는 예민해지는데, 그럴 땐 오히려 저를 다 감싸주죠. 아마 그런 부분에서 결혼을 결심하게 된 것 같아요. '이 사람이라면 평생 함께할 수 있겠구나…' 하는.

- 만나는 동안 재미있는 에피소드 없어요?
민정이도 초등학교 때 바둑을 공부했다고 해요. 타이젬에서 둘 때는 7점을 접어줬는데 제 대마가 다 죽었어요. 여섯 점으로도 쫄딱 망했거든요? 아무래도 기재가 있구나 싶어서 오프라인으로도 둬봤죠. 그런데 이번엔 제가 이겼어요. 어떻게 이겼냐면요… "아휴 또 죽이러 오나?", "기풍에 성격드러나요~" 등등 놀려대니까 아무래도 제가 유리 하더라구요. 하하.

- 연상연하 커플인데 두 사람 애칭이 따로 있나요?
제가 세 살 아래죠. 애칭보다는 서로 이름을 불러줘요. 민정이는 자꾸 '누나'라고 불러주길 원하는데 저는 싫어요. 어떨 땐 '야!'라고 부르기도 해요. 누나라고 부르긴 정말 싫어요. (웃음)

- 남자들이 제일 싫어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 '나 얼만큼 사랑해?' 라는 질문이래요. 제가 신부대신 미움 받을게요. 예비신부를 '얼만큼' 사랑하나요?
사실 그렇게 거창한 감정은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확실히 제가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 생각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에서 여자친구가 화내고 삐치더라도 늘 제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거든요. 미안하다고 할 때도 뭐가 미안한지도 사실 모르겠어요. 그래도 여자친구가 화가 나있으니까 무조건 미안하다고 하고 보는 거에요. 그래도 여자친구에게 고마운 건, 아무리 제가 화나게 만들어도 여자친구는 제가 예민한 시합기간에는 화난 감정도 잠깐 보류해 주더라고요. 예쁘죠?

- '결혼하기에 어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도발적인(?) 멘트를 날려서 기자들에게 화제가 되었는데…
(웃음) 아니에요. 저희 어려요.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결혼할 나이'가 되려면 우리 두 사람은 앞으로도 한참을 더 연애해야 하잖아요. 그렇게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은 서로에게 가혹한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남자는 일찍 결혼하는 것이 좋다던데요? (웃음)

- 우와~ 평소 바둑을 보며 늘 멋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도 이렇게 결단력 있는 남자였군요. '품절남' 대열에 합류하는 소감은요?
감사합니다. 품절남이요? 사실 아직까지 결혼이 크게 실감나지 않아요. 저는 '남자'가 아닌 '기사'로서 더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아요. 또한 결혼을 한다고 해서 기사로서의 제 생활에 어떤 변화가 올 지에 대해서는 많이 와 닿지 않아요. 더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기 위해서는 스스로 늘 제 자신을 복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김지석을 응원하는 타이젬 회원들에게 한마디 부탁해요.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 자랑스러운 기사로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결혼해서도 행복하게 잘 살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12월 16일, 김지석의 결혼식 현장을 취재해 타이젬 여러분들께 전하겠습니다!
TYGEM / 강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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