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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전쟁이다!"

한국바둑리그 챔프전 최종 3차전-11,12일 한게임-신안 '빅뱅'

2012-11-08 오후 9:54:34 입력 / 2012-11-08 오후 11:29:15 수정

▲ 2012 한국바둑리그 우승컵을 놓고 한게임과 신안천일염이 격돌 중이다.

'이것이 승부다?' '노우! 이것은 전쟁이다!'

1차전 한게임 3-0 승, 2차전 신안천일염 3-1 승-. 최종 3차전은 전쟁이다. 최근 성적이나 랭킹, 상대전적은 이제 와서는 아무런 소용없다. 딱 한 판씩이다. 각자에게 할당된 상대를 무조건 제압해야 한다.

2012 KB국민은행 한국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종 3차전 한게임과 신안천일염의 운명을 건 마지막 승부가 10,11일 양일간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다. (10일 오후7시부터 1,2국, 11일은 오후 5시부터 3~5국 예정.)

양 팀이 한국바둑리그 운영본부에 제출한 오더는 다음과 같다. ①김지석-이세돌 ②김세동-백홍석 ③윤준상-박승현 ④이태현-이호범 ⑤이동훈-한상훈

첫판부터 화끈하다. 뒤가 없는 승부답게 1지명 김지석과 이세돌이 '맞짱' 뜬다. 1,2지명이 3국 이내에 모두 들어와 있다는 점에서 단명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 아니라면, 승부 판이 뒤로 넘어가면서 4,5국에서 승부가 갈릴 공산이 크다.

한게임은 '슈퍼락스타'김세동을 중용했고 신안은 '비밀병기' 변상일(16위)을 빼고 박승현(72위)을 넣는 파격을 선보였다. 결론적으로는 한게임은 후반에 주력부대가 배치되었고 신안은 세계선수권자 이세돌 백홍석이 전진배치 되었다.

▲ 신안천일염의 1지명 이세돌.

●○…신안천일염은 초전박살을 노린다!
① 김지석-이세돌 ② 김세동-백홍석

주장이 만난 1국은 하이라이트. 일단 이세돌이 상대전적에서 12승4패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김지석은 지난달에만 해도 명인전 8강, 바둑왕전 승자3회전에서 이세돌에게 200수도 넘기지 못하고 불계패했다.

김지석이 역전형에게 약점을 보이고 있다. 박정환(3승9패) 이세돌(3승12패) 최철한(4승13패)에겐 거의 힘을 못 쓰고 있는 것. 지난 8월 한수 아래인 안성준에게 물가정보배 결승에서 패퇴한 것이나, 챔프전 2차전에서 넉넉하게 이길 것으로 예상했던 이호범에게 완패를 당한 것이 그 예. 안성준 이호범도 사납기 그지없는 매파.

최근 6개월 만에 랭킹1위로 복귀한 이세돌도 홀가분한 분위기는 아니다. 이미 PO에서 홍기표에게 고전하다 패했고, 챔프전 2차전에서도 윤준상에게 거의 넘어갔던 바둑을 힘겹게 역전승을 거두는 등 전력이 불안정하다.

종합해보면 1국은 이세돌이 우세하다. 다만 초반 포석단계에서 이세돌이 무리한(?) 공세를 펴올 가능성이 큰데, 그 기회를 김지석의 입장에서는 잘 잡아야 할 것이다.

2국은 김세동-백홍석 대결. 한게임으로서는 김세동에게 많은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다. 1국 승리를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만약 2국마저 패한다면 자칫 시리즈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백홍석은 세계대회 2관왕에 빛나는 돌주먹이지만 안정감은 부족한 편. 더욱 문제가 되는 점은 챔프전 1차전에서 윤준상에게 패했다. 또 2차전에서는 이동훈에게 많이 앞섰던 바둑을 '아마추어 같은' 내기를 한 탓에 역전, 재역전으로 겨우 승리했던 기억이 있다. 누구도 이길 수 있지만 누구에게도 질 수 있는 백홍석이다.

김세동도 은근한 바둑이다. 이미 정규리그에서 보여주었던 안정감은 꾸준히 오래 길게 갈 수 있는 바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KO로 승부가 난다면 백홍석이지만 '12R 판정'으로 간다면 김세동에게 가능성이 생긴다.

 
▲ 한게임의 2지명 윤준상은 박승현에게 2승 3패?   

●○…한게임이 두텁다. 그러나 미세하다
③ 윤준상-박승현 ④ 이태현-이호범 ⑤ 이동훈-한상훈

3국은 윤준상(12위)이 박승현(72위)에 앞서는 전력이다. 문제는 이를 모를 리가 없는 이상훈 감독으로서는 박승현의 노련함에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점이다. 사실 변상일(16위)을 뺀 것은 이해하기 힘들지만, 큰 무대에서는 '강심장이 최고'라는 지론에서 보면 오히려 나은 선택일 수 있다.

박승현은 윤준상에게 3승2패로 앞서있다. 윤준상과 어린 시절부터 동문수학한 선배가 박승현이므로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박승현은 후반 능력이 부실하긴 하지만, 윤준상도 후반은 약점이다. 따라서 2국 김세동-백홍석과 비슷한 입장이라 보면 된다. 거꾸로 본다면 윤준상으로서는 절대 져서는 안 된다는 점은 부담.

이태현의 난해한 바둑과 이호범의 사나운 바둑과 만나는 4국이 매우 흥미롭다. '끝판대장'이태현은 정규리그에서 5국을 전담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이태현은 올 시즌 바둑리그에 초점을 맞춰놓았다. 올 시즌 성적이 18승14패인데, 바둑리그 성적을 제하고 나면 7승11패로 매우 부실한 정도. 또한 최근 6연승을 달리고 있다는 점도 그가 상승세임을 말해준다.

최근 삭발하며 결의를 다진 이후, 김지석을 챔프전 2차전에서 넉 아웃시킨 '리틀 이세돌' 이호범이 기세를 타고 있는 점이 변수일 것이다. 포스트시즌에서 3패 끝에 1승의 꿀맛을 본 이호범이 흐름을 탄다면 못이길 상대는 없다. 농심신라면배에서 한 때 중국1위 탄샤오를 꺾은 괴력을 감안하면 말이다.

5국까지 간다면 종국 시간이 자정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 이동훈-한상훈 대결이다. 양 팀 모두 3지명을 최종국으로 돌렸다는 것은 5국까지 갈 것이라고 본 이유.

흔들림 없는 모습의 한상훈은 PO에서 스마트오로 이영구 김승재를 완파하고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었다. 챔프전 1차전에서 김세동에게 일격을 당해 주춤해있지만, 여전히 신안으로서는 그가 스토퍼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

문제는 14세 이동훈도 못지않은 '돌부처'라는 사실. 이동훈은 이미 정규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충분히 강심장이라는 차민수 감독의 믿음이다. 챔프전 1차전에서 백홍석에게 시종 밀리면서도 상대의 약점이 생기면 느닷없이 자기 페이스로 끌어오는 능력은 이미 증명이 된 바 있다. 참고로 정규리그에서 이동훈이 한상훈에게 1승을 거두었다.

▲ 한게임 차민수 감독(왼쪽)과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

●○…데자뷰매치 or 리벤지매치

"3국은 유리할 것이지만 나머지는 팽팽하다. 첫날은 확실히 불리하지만 김세동에게 기대를 건다. 둘째 날은 약간 유리하다고 본다. 정규리그에서도 이태현 이동훈이 늘 뒤에 나왔우며 성과가 좋았다. 우승을 하려면 오더와 상관없이 어느 선수를 만나도 이겨야 한다." (한게임 차민수 감독)

"이세돌이 핵심이다. 삼성화재배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1국에 나서서 편하게 임하라고 배려했다. 김지석이 1국에 나온 것은 정상적인 오더일 것이다. 최종국에서 주장이 책임을 지고 이겨주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변상일이 긴장하는 것 같아 박승현으로 대체했다."(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

한게임과 신안천일염은 2010년에도 챔프전에 나란히 올랐다. 당시 신안천일염은 준PO와 PO를 거쳐 챔프전에 올라 한게임에 3-2로 승리했다. 한게임은 2년 전과 비교해서 차민수 감독만 빼고 선수 전원이 교체되어 전혀 딴 팀이다. 반면 신안은 이상훈 감독을 포함하여 이세돌 한상훈 이호범 등 3명이 '우승 DNA'를 가지고 있다.

'데자뷰매치'가 될까, '리벤지매치'가 될까. 바둑의 '폴 클래식(Fall Classic)' 2012 바둑리그 챔프전 최종전에 흠뻑 빠져 보자.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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