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김현찬, 거함 최철한을 뉘다!
KB리그 3R 1경기-티브로드 3연승 선두 질주!
2013-05-11 오후 2:44:04 입력 / 2013-06-03 오후 4:40:57 수정
▲ '나는 저격수!' 티브로드가 SK에너지에 2대1로 앞선 상황에서 4국에서 락스타리거 김현찬(25)이 작년 같은 팀 주장이었던 최철한(28)에게 승리를 거두고 팀 승리를 확정했다.
티브로드가 선두를 질주했다. 벌써 3연승이다. 앞의 선수가 지면 뒤의 선수가 더욱 힘을 낸다. 바둑리거 락스타리거 구분 없이 혼연일체가 되어 싸운다. 위 아래로 구멍 하나 없는 것이 마치 로마시대의 군대조직인 레기온(Legion)을 보는 듯하다.
9~10일 양일간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 바둑리그 3라운드 1경기에서 락스타리거 김현찬이 상대 1지명 최철한을 물리치는 수훈에 힘입어 SK에너지를 4대1로 완파하고 3연승을 달렸다.

▲ 조한승(승) 이태현. 조한승은 2패 후 첫 승을 거두었다.
■ 조한승, 마침내 첫 승!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티브로드의 1지명 조한승은 최근 이런 말을 주변에 자주했다고 한다. 본인은 2패를 한 마당인데 팀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조한승은 비단 KB리그 뿐 아니라 올 성적자체가 반타작이 안 되는 부진을 겪고 있지만(5승 7패) 이제부터 잘해보자는 각오를 충분히 다졌다.
초반부터 조한승의 적극적으로 하변에 침입해 상대의 저자세를 유도하더니 이어 절묘한 수순으로 흑진 파괴했다. 그런 다음 선수를 뽑아 중앙을 끊음으로써 우변에 대가를 마련했다. 모처럼 완급(緩急)이 자유스러웠고, 유리한 상황에서도 알기 쉽게 마무리하는 모습도 일품이었다. 상대는 질긴 이태현이었지만 이런 조한승 앞에선 어쩔 수가 없었다(184수 백 불계승). 장고대국에서 거듭 패배를 딛고 속기대국으로 돌아와 기분 좋은 첫 승을 올렸다.
■ 안국현은 원래 천하장사?
SK에너지의 락스타리그 김형우(25)는 현재 23승5패(승률 82%)로 다승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KB리그만 해도 바둑리그와 락스타리그를 모두 뛰며 4전 전승. 하지만 상대인 안국현(21) 또한 리그 2승 포함 12승4패(승률 75%)로 만만찮은 상승세여서 과연 이 판을 누가 가져갈지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예상외로 일찌감치 안국현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초반 두 사람의 배짱이 정면으로 충돌한 하변 전투에서 안국현은 중앙 백의 요석을 잡는 큰 전과를 올린 다음, 계속해서 힘으로 김형우를 밀어붙이며 승세를 확립해 나갔다. 후반 불리해진 김형우는 극단적으로 집을 챙긴 다음 흑진 속에서 수를 내는 마지막 승부를 걸어봤지만 이 역시 안국현의 정확한 대응에 걸려 허사였다(171수 흑 불계승).
▲ 리그에서만 4전전승을 거둔 김형우(좌)가 안국현에게 덜미를 잡혔다.
▲ 3국에서 SK에너지 변상일(16)이 티브로드 김세동(24)에게 물샐틈없는 단단한 승리를 거두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그동안 온소진 이창호에게 패해 의기소침했던 변상일로서는 자신감 회복이 되었다.
둘째 날 3국에서 김세동이 '리틀 이창호' 변상일에게 패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이어 벌어진 4국에서 락스타리거 김현찬이 상대 1지명 최철한을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SK에너지의 추격을 보란 듯이 따돌렸다. 마지막 5국 역시 티브로드 이지현의 승리. 이로써 티브로드는 3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SK에너지는 1승2패를 기록하며 선두 경쟁에서 한걸음 밀려났다.
■ 락스타 김현찬, 최철한을 저격하다!
저녁 9시경 이지현-박정상의 마지막 5국이 시작되자 양 팀 검토실의 모든 시선이 이 판에 쏠렸다. 이 무렵 제4국 최철한-김현찬의 장고대국이 종국을 향해가고 있었지만 최철한이 약간 유리하다는 의견들이어서 이 판에 대한 검토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 사실은 눈터지는 계가 바둑의 형상이었지만 으레 최철한이 이길 걸로 보고 다들 신경을 안 섰던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 5국의 양상이 희한했다. 이 판은 시작한지 얼마 안 되어 박정상이 대마의 사활을 착각해 죽이는 바람에 일찌감치 이지현의 승리가 굳어진 상태. 하지만 이후 이지현이 계속 부자몸조심으로 일관하면서 '역전까지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긴박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한데 이 때 뜻하지 않은 낭보가 티브로드의 모든 걱정과 근심을 날려버린다. '세상에나!' 질 걸로 알고 신경도 안 썼던 장고대국에서 김현찬이 311수까지 가는 집요한 추격 끝에 1집반차로 최철한을 물리친 것.
▲ 4국 종료 직후의 장면. 왼쪽 최철한이 결과를 확인하고는 괴로워하고 있다. 최철한은 이 장면에서 5분가량 말없이 반면을 응시하다가 자리를 떴다.
▲ 4국과 5국이 동시에 열리고 있는 스튜디오 전경. 왼쪽(5국) 이지현-박정상 대국이 막 시작했다. 이지현 승.
TYGEM / 바둑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