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한게임이 유리하다는 예상 그대로 3,4국을 승리하며 정관장에 3-2 승리를 거두었다. 2~3일(금)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3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3경기 에서 전기 우승팀 한게임이 정관장을 3-2로 누르고 첫 승을 기록했다.
첫날 정관장과 한게임은 박정환과 이동훈이 각기 승리하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으나, 둘째 날 3국에서 1지명 김지석이 홍성지를, 4국에서 노장 목진석이 강병권을 꺾는 활약에 힘입어 정관장을 3대2로 눌렀다. 한게임은 1라운드에서 포스코켐텍에게 2-3으로 역전패한 후 첫 승.
▲ 박정환(20 왼쪽)이 이겼지만 복병 김진휘(17)에게 크게 고전했다.
■ 박정환, 락스타 김진휘에 진땀
이겼지만 기쁨 따윈 없었다. 박정환의 이마엔 대국 내내 진땀이 흘렀다. 악전고투의 연속이었고, 막판 김진휘의 형세 판단 착오가 없었다면 나락으로 떨어질 뻔한 경기. 김진휘는 한게임의 락스타 2지명으로 아직 랭킹도 없는 신인이니 박정환과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러나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
초반 흐름은 박정환이 순조로웠다. 하변에서 김진휘가 넘자고 했을 때 안 된다며 강하게 차단한 것이 문제. 여기서 흑을 잡자고 나선 백 일단이 거꾸로 잡히면서 박정환은 크게 고전하게 된다. 그러나 우세했던 김진휘는 후반으로 갈수록 '이만하면 되었다' 식으로 양보를 하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결정타를 맞게 된다. 박정환의 우상귀 치중이 결정타. 김진휘는 이것을 간과했고 여기서 생각지도 않은 백 집이 생기면서 승리는 박정환에게로 넘어가고 만다. (228수끝, 백불계승).
■ 이동훈, 백의 명국최근 컨디션을 봐도 한웅규는 상승세고 이동훈은 답보 상태. 하지만 바둑은 둘의 게임이니 상대 전적이란 걸 무시 못 한다. 둘의 공식대국 전적은 이동훈의 3전 전승. 한웅규의 재기 넘치는 공격이 철벽 이동훈에게는 잘 먹히지 않았다. 이 날도 역시 그랬다. 이동훈은 백을 들고 초반부터 좋은 흐름을 유지하면서 한 번도 우세를 놓치지 않았고, 끝내 덤의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한웅규의 항서를 받아냈다(254수끝, 백불계승).
▲이동훈(15.왼쪽)이 백을 들고 여유 있게 한웅규(23)를 따돌렸다.
■김지석, 물오른 절정감!김지석이 GS칼텍스배 결승에서 이세돌을 3-0으로 꺾고 우승하며 기사 생활 최고의 절정기를 맞고 있지만, 홍성지도 올해는 상태가 좋다. 두 사람의 상대전적은 홍성지의 4승5패. 따라서 이번이 10번째 대결인데 기록을 보니 바둑리그에선 3번 만나 3번 다 홍성지가 지고 있었다. 속기에선 홍성지가 김지석에게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데이터로 나와 있던 셈.
이 판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 날의 대결도 일찌감치 김지석이 주도하는 형태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이어 하이라이트인 우하귀에서의 대접전. 여기서 김지석은 잠시 위기를 맞는 듯 했으나 적절한 타협으로 벗어났고, 중앙 석 점을 때리면서 우세를 확립했다. 백은 우하귀에서 큰 득을 보았지만 중앙 대마가 미생이라 빚에 시달려야 하는 형국. 김지석은 이를 빌미로 좌중앙 일대에 30집이 넘는 대가를 건설하면서 승세를 굳혔다. 191수끝, 흑불계승.
■ 목진석, 모처럼 이름값 하다목진석이 어려서 부터 '괴동'으로 소문난 까닭은 난전에 강하다는 것이 그 이유. 이 날 첫 출전한 정관장의 강병권은 이런 목진석을 상대로 상변에서 빈삼각으로 나가 끊는 무식한 강수를 구사했는데 이것이 명을 재촉하는 결과를 낳았다.
중반들어 죽기 살기로 수상전한 결과는 흑이 두 번을 거푸 때려야 하는 부담 가는 패였고, 목진석은 이를 대가로 우변을 제압하고 다시 좌변을 연타하면서 노련하게 승세를 굳혀 나갔다. 마지막 목진석이 정확히 명맥을 끊자 강병권은 돌을 거두었다. 172수끝, 백불계승.
▲ 제4국 목진석-강병권.
▲ 제5국 안성준-조인선 전에서 안성준(22)이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4,5일 양일엔 SK에너지-넷마블 대결이 펼쳐진다. 양 팀 모두 1패를 안고 있는 마당이라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다툼이 벌어질듯 하다. 오더를 보면 ①김형우-유병용 ② 변상일-이창호 ③이태현-이원영 ④최철한-민상연(장고) ⑤박정상-박영훈(앞이 SK에너지. 뒤가 넷마블)의 대결이다.
4국과 5국을 양 팀 1지명이 가져간다고 보면 앞의 3판이 중요한데, 그 중 2국 신인왕 변상일 대 전설 이창호의 대결이 모든 사람이 주목하는 판인 동시에 결과를 좌우하는 승부처가 될 공산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