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1 오전 9:30:48 입력 / 2013-07-21 오전 9:40:51 수정
"마치 전성 시절의 조치훈 9단을 보는듯 하네요."
TV에서 박정상 해설자가 감탄할 만큼 김성진은 배짱이 두둑했다. 안성준의 세찬 공격 앞에 대마의 목숨이 간당간당한데도 오히려 흑진을 파고들며 '잡아보라'고 외쳤다. 이 서슬 앞에 안성준이 흠칫 물러났고 이 틈을 타 대마는 사지(死地)를 벗어났다. 이 다음은 주도권을 잡은 김성진의 페이스였다.
20일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6라운드 4경기 2국에서 티브로드의 락스타 김성진이 정관장의 안성준(3지명)을 상대로 208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었다. 첫 판에서 김세동이 막판 실족으로 반집패하는 바람에 위기에 몰렸던 티브로드는 이 승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제2국>티브로드의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김성진(오른쪽. 티브로드 락스타 3지명)이 초반 위기를 딛고 승리했다. 김성진은 지난 해 KB리그에서도 안성준을 꺾은 바 있다.
누구나 인정하는 우승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쳐져있는 두 팀이기에 이 날의 대결은 살벌한 전쟁터를 연상케했다. 특히 1~3국이 승부처이자 박빙의 오더로 짜인 만큼 판마다 불꽃을 튀었다. 정관장은 홍성지가 첫 판에서 '반집'을 일궈냈고, 티브로드는 김성진이 대마를 타개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김성진-안성준의 대국 초반은 단연 안성준의 페이스였다. 안성준이 50수도 채 안돼 김성진의 대마를 몰아치는 장면에선 자칫 단명국이 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티브로드 진영에 가득했다. 하지만 김성진은 대담하고 침착했다. 안성준의 서슬퍼런 공격을 눈깜짝하지 않고 막아냈고, 귀를 내준 대가로 사지를 벗어난 다음 거꾸로 안성준을 공격해갔다. 마지막엔 안성준이 집으로 크게 불리해지자 돌을 거두었다.
▲김성진(24)이 한 때 일본에서 아함동산배에 출전해 본선에서 조치훈을 꺾은 얘기는 유명하다.
▲안성준은 시즌 3승2패를 기록.
한편 이에 앞서 벌어진 1국에서는 정관장의 홍성지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끝에 김세동에게 259수 만에 행운의 반집승을 거두었다. 이 판은 초반 김세동의 흐름이 좋았다가 중반 들어선 홍성지의 우세 모드. 하지만 끝내기 무렵에는 다시 김세동의 승리가 내다보였는데, 김세동이 골인 직전 실족을 거듭하면서 홍성지에게 승리가 넘어갔다.
▲<제1국>홍성지-김세동.(초반)김세동 좋은 흐름 →(중반)홍성지 우세→(종반)김세동 1집반 확실→(막판)홍성지 반집으로 끊임없이 형세가 요동쳤다.
■ 3국 이지현-한웅규 전이 승부판
1-1로 첫날을 마친 두 팀은 내일 저녁 3~5국에서 승부를 가린다. 대진은 ③이지현-한웅규 ④이원도-박정환 ⑤조한승 -강병권 (이상 앞이 티브로드)의 순. 4,5국의 우열이 제법 뚜렷한 만큼 3국이 승부판이라는 것이 한 눈에 들어온다. 랭킹은 이지현이 14위, 한웅규가 27위로 이지현이 앞서지만 3라운드에서 이세돌을 꺾은 후 3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웅규의 기세가 무섭다. 리그 초반 3연승을 달리다 주춤하고 있는 이지현이 이런 한웅규를 상대로 연패의 사슬을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슬럼프인 홍성지는 이날 승리로 시즌 3승3패를 기록
▲김세동은 이 대국 전까지 11연승을 달리다 브레이크가 걸렸다.
▲정관장의 김영삼 감독과 수많은 선수들이 홍성지-김세동 대국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가운데 조인선(흰티)의 뒤로 박정환의 모습이 보인다.
▲주말 토요일엔 경기가 없는 팀의 감독이나 선수들도 검토실을 많이 찾는다. 이날 티브로드엔 김지석(한게임)과 한종진 넷마블 감독, 최명훈 KIxx 감독 등이 찾아와 검토를 함께 했다.
▲티브로드 이상훈 감독과 한웅규 안국현 김현찬 등 선수들이 2국이 끝난 후 스튜디오에 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