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兩李가 주목받는 이유

이세돌 하락세? 이창호 상승세?

2013-04-27 오후 7:48:38 입력 / 2013-04-27 오후 11:11:24 수정

이창호와 이세돌, 이세돌과 이창호를 묶어서 일컫던 말‘양이(兩李).’구 정상과 신 정상의 격차가 서서히 커지는 바람에 은근슬쩍 사라지게 되었던 그 용어 아닌 용어가 다시 관심이다. 이세돌은 자주 패해서 관심이고 이창호는 자주 이겨서 관심이다.

▲ 이세돌(30)

4월은 몹시 잔인한 달

4월26일 현재 이세돌(30)은 9승7패. 랭킹1위라는 수식어보다 더 강하고 큰 이름 이세돌의 전적치고는 어울리지 않는다. 물론 이세돌은 원래 드러난 성적보다는 실속을 따지는 편이다. 그렇다면 더 엉망이다. 3월 박정환에게 0-2로 맥심커피배를 놓치더니 엊그제는 김지석에게 0-3으로 GS칼텍스배를 내주고 말았다. 그가 놓친 우승상금은 도합 1억에 육박한다.

이세돌의 과거 전적에서 결승을 연속해서 은메달을 차지한 예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확실한 것은 도합 0-5 완봉패를 당한 것은 절대 없었던 일이다. 게다가 박정환에게는 여태 6승1패로 압도적인 승률을 유지하다 13년 들어서 내리 세 판을 패했다. 김지석에게는 12승3패를 기록하다가 12년 말부터 내리 4연패를 찍고 있다. 박정환 김지석의 양협공에 이세돌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

작년에도 상반기에는 많이 졌다. 비씨카드배에서 당이페이에게 패했고 맥심커피배에서 최철한에게 패해 나른한 봄에는 힘을 못 썼다. 그러나 5월 들어 1-2로 박영훈에게 뒤져있던 GS칼텍스배 결승 4,5국을 내리 이기면서 상승곡선을 탔다. 급기야 하반기에 명인전 olleh배를 거푸 따냈고 삼성화재배에서도 구리를 2-1로 이겨 201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따라서 아직은 하반기를 지켜보아야 한다지만, 이세돌이 전과 같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세돌은 지난 연말 인터뷰에서 밝힌‘포스트이세돌’로 언급한 김지석에게 5번기 사상 최초로 0-3으로 패해 위기론이 급 대두되었다. 조훈현보다는 이창호가, 그리고 이창호보다는 이세돌의 전성시절이 짧아질 것이라는 것이 이미 정설이다. 30줄에 막 진입한 이세돌이 이번 두 번의 패배가 모종의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방정맞은’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사실 바둑가에서도 이세돌이 2위 박정환보다 3위 김지석에게 GS칼텍스배를 영봉패한 것이 충격적이었을 것이라고 한다. 한 번도 자신을 넘어본 적인 없는 상대에게 힘 대 힘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이세돌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라고.

▲ 이창호(38)

4월은 마냥 푸르른 달

이창호(38)도 연초에 박정환에게 당했다. 바둑왕전에서 먼저 1승을 거두고서 내리 두 판을 패해 어제부터인가 익숙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 후 3월까지 2승4패로 죽을 쑤었다. 3월 한 달간은 아예 시합도 없었다. 오히려 그것이 득이 되었을까? 이창호에게 4월은 푸르른 날의 연속이었다.

4월에 개시된 물가정보배에서부터 연전연승을 하더니, 이어서 벌어진 LG배에서 또 4연승을 거두며 본선에 진입했다. 하루를 쉬고 이어진 물가정보배 예선 결승에서도 속기에 밝은 이태현을 잡고 본선에 올랐다. 마침 최근 본선멤버가 모두 결정된 국수전에서도 주최사 시드를 받고 본선에 올랐으니, 4월 벌어진 3개 기전에서 연속으로 본선진출에 성공한 셈.

물론 중천에 걸려있던 해였을 때에 비하면 '이것이 무슨 대수냐'고 하겠다. 그러나 4월 한 달 동안 벌어진 아홉대국에서 9전전승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최고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사는 이창호임을 감안하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대국을 할수록 컨디션이 좋아진다. 언제나 목표는 우승인데, 컨디션을 잘 유지한다면 우승도 가능하다”

사실 20여년 동안 이창호에게서 듣기 힘든 자신감의 표현들이다. 이창호는 요즘 비교적 단명국이 많아졌다. 지난 LG배 예선결승 중국의 왕하오양과의 대국은 단 95수만에 끝났다. 사실 초반에 생소한 형태가 나왔음에도 상대의 공격에 역공으로 돌파하면서 당당히 완승을 거두었다. 그러한 예는 물가정보배 이태현과의 대국도 167수만에 백불계승으로 이겼다.

2005년 뤄시허에게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1-2로 패한 이후 10년 가까이 세계대회 우승과는 담을 쌓았고, 국내기전에서도 2010년 국수전 우승 이후 3년간 우승소식이 없다. 그러는 사이 한국랭킹은 하염없이 곤두박질치면서 지금은 13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제 더 내려오려 해도 내려올 곳이 없다. 동료기사들은 이창호가 최근 딸을 얻고 난 후 훨씬 맘이 편해 보인다고 말한다.

30대‘양이' 조금 더 힘내주길

아직 허리 층이야 버텨줄만 하지만 아래를 받쳐줄 10대 선수들이 태부족인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세돌 이창호는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 더 버텨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이창호는 투혼의 한판승부를 보여주어야 하고 이세돌은 아직 내려갈 때가 아님을 만천하에 보여주어야 한다. 그들이 욕심을 내면 낼수록 팬들의 박수갈채는 뜨거울 것이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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