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신안의 힘, Kixx를 킥(kick)하다!
신안천일염, Kixx에 2패 후 3연승 역전 드라마!
2013-04-27 오후 1:11:43 입력 / 2013-06-03 오후 4:45:17 수정
10대, 20대가 판을 치는 승부 세계에서 30대는 한물간 노장 취급을 받는다. 바둑리그만 봐도 주전 40명의 선수 중 30대는 정상급인 이세돌, 이창호, 조한승을 제외하곤 목진석, 안조영,이희성 등 몇 명에 불과하다. 일반 사회에선 한창의 나이지만 승부세계에선 뒷전으로 밀려났던 30대. 하지만 이들이 올들어 다시 힘을 내고 있다.
'잊혀진 천재'로 통했던 이희성이 연초부터 파죽의 17연승을 거둔 데 이어 얼마전 끝난 LG배 통합예선에선 안조영, 목진석이 중국의 젊은 강자들을 누르고 당당 본선에 올랐다. 이들 30대 트리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공부벌레 소릴 듣는다는 것. 심한 부침과 방황속에서도 결코 바둑을 놓지 않았던 이들이기에 그들의 플레이는 인생을 연주하는 것처럼 잔잔한 감동으로 가슴에 와 닿는다.
25일(목)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첫 경기에서 Kixx가 이희성, 안조영 두 노장의 활약에 힘입어 신안천일염에 2대0으로 앞섰다. 신안천일염은 믿었던 온소진이 제2국에서 안조영에게 패함으로써 2승 달성에 먹구름이 끼었다.
▲제1국 복기 장면. 이희성이 이호범에게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고 개인 전적 2승째를 올렸다.
■ 이희성, '지는 것을 잊었다!' 젊은 강자 이호범에 완승
( 2라운드 1경기 제3국 신안천일염 이호범 vs Kixx 이희성)
Kixx는 지난 주 정관장과의 첫 경기에서 4대1로 패했다. 유일한 1승이 이희성이 장고 대국에서 홍성지를 이긴 것이었다. 그 판은 이희성이 돌 수만 서른 개에 달하는 홍성지의 대마를 잡고 승리했다. 이희성은 가뜩이나 장고파로 알려져 있으니 제4국에 등장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최명훈 감독은 이 날 예상을 깨고 이희성을 선봉으로 내세웠다. 상태가 워낙 좋다고 본 것이다.
상대인 신안천일염의 이호범(21)은 락스타 1지명이지만 지난 해 농심배 대표로 선발돼 첫 판에서 중국의 신예 탄샤오를 꺾은 바 있는 젊은 강자. 과연 이호범은 초반부터 이희성을 상대로 거칠게 싸움을 걸어 왔고, 이희성 역시 정면으로 맞대응하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싸움은 애시당초 이호범의 무리. 이희성은 접전의 와중에 중앙을 빵때림한데 이어 좌하귀를 크게 확보하면서 우세를 다져나갔다. 이후 이호범이 격렬하게 추격전을 전개했지만 형세의 저울추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결국 반면 승부의 큰 차이를 확인한 이호범이 돌을 거두면서 이희성의 승리가 확정되었다.
"확실히 희성이가 바둑이 늘었네. 전에는 후반가면 많이 흔들렸는데 요즘은 그런게 없어졌어. 서른이 넘어 승부를 포기한 다른 친구들도 본받았으면 좋겠어."
이 날의 심판으로 대국을 지켜봤던 강만우 9단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를 던졌다. 이로써 2승째. 5지명의 설움을 딛고 노장 이희성이 Kixx의 보배로 당당 자리매김하는 순간이었다.
▲ 이번 리그 들어 가장 격렬했던 승부. 노장 안조영이 승리하면서 Kixx가 첫 날 두 판을 모두 가져갔다
■ 처음 부터 끝까지 '패,패, 패..' 온소진, 항우처럼 쓰러지다!
( 2라운드 1경기 제2국 신안천일염 온소진 vs Kixx 안조영)
패로 시작해서 패로 끝난 바둑이었다. 판의 운명을 건 패싸움은 도합 네 차례나 벌어졌고 그 때 마다 판이 크게 흔들렸다. 승부가 났을 무렵에는 서로 잡은 돌이 하도 많아서 집을 헤아리기도 어려운 형국이었다.
처음 패를 걸어간 쪽은 안조영이었다. 지는 쪽은 치명적인 패였기에 서로 손해라 할 것도 없이 마구 총알(패감)을 써댔고, 이것이 좌상귀로 번지면서 다시 2차 패싸움. 하지만 이 결과 유리해진 온소진이 중앙 흑 공격을 잘못하는 바람에 바둑은 안조영 쪽으로 기우는듯 보였다.
그러나 '신안의 힘' 온소진은 기막힌 수단으로 다시 중앙 흑대마를 패로 엮었고, 이 대가로 상변에서 천지대패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래서는 역전 분위기. 한데 이 패가 묘했다. 패는 분명 팬데 온소진에게 3패빅을 만들어 무승부를 할 것이냐, 아니면 패를 해소하고 승부를 결행할 것이냐를 얄궂게 묻고 있었던 것이다.
"바둑리그 사상 처음으로 3패빅이 발생하나요?"
TV에서 유창혁 해설자가 외쳤던 순간. 하지만 온소진 의 손은 마지막 '아홉' 소리에 패를 해소하는 쪽을 택했고,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고 말았다 .내친 김에 상변 흑을 크게 잡았지만 그 대가로 우중앙 백이 통으로 상대의 수중에 들어가는 바람에 되레 밑지는 장사를 하고 만 것이다.
▲"이 쪽이 이상했던거 아냐?" 3국 종료후 이세돌이 승부처를 짚어 보고 있다.
■이세돌 승리로 신안천일염 추격의 발판 마련
( 2라운드 1경기 제3국 신안천일염 이세돌 vs Kixx 김승재)
26일(금)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 바둑리그 2라운드 첫 경기 둘째 날 대국에서 신안천일염이 3,4,5국을 내리 승리해 Kixx에 3대2 역전승을 거두었다. 신안천일염은 제3국에서 이세돌이 김승재를 상대로 승리해 역전의 교두보를 마련한 다음, 제4국과 5국에서 강유택과 김정현이 잇달아 승리함으로써 2패후 3연승이라는 대역전 드라마를 써냈다. 이 승리로 신안천일염은 연승가도에 불을 붙였고, Kixx는 초반 연패의 늪에 빠졌다.
175수 만에 이세돌의 흑 불계승. 신안천일염이 2대1로 따라 붙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렇다 할 전투 없이 시종 탐색과 끝내기로 일관했던 제4국 장고대국. 강유택(22.왼쪽)이 한상훈을 이겨 2대2가 됐다.
■ 강유택 승리로 승부 원점, 결과는 최종국으로
(2라운드 1경기 제4국 신안천일염 강유택 vs Kixx 한상훈)
첫날 2 대0으로 앞섰던 Kixx는 '설마 지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세돌에게 3국은 내준다 하더라도 4.5국 중 한 판만 이기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 중에서도 최명훈 감독은 4국에 출전하는 한상훈에게 기대를 거는 눈치였다. 올해 한상훈의 컨디션이 아주 좋은 데 반해 상대인 강유택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설마가 사람잡는 법. 기대했던 한상훈이 맥없이 패하면서 최명훈 감독은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된다.
한상훈과 강유택의 제4국 장고 대국은 두 사람의 스타일이 그러하듯 이러다 할 전투없이 시작부터 계가 양상이었다. 치열한 전투 대신 적절한 삭감과 가벼운 응수타진, 좋은 끝내기 탐구하기 같은 자잘한 명제들이 반상을 수놓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국면 운영을 잘 한 강유택이 계속 유리했고 결국 도저히 덤을 낼 수 없게 된 한상훈이 손을 들었다. 이로써 2대2. Kixx의 최명훈 감독이 탄식하는 가운데 사람들의 모든 시선이 마지막 김정현-이영구 전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신안천일염의 3지명 김정현. 최종국에서 Kixx의 2지명 이영구를 상대로 완벽한 마무리 솜씨를 선보였다.
■ 김정현 또 수훈, 신안천일염의 대역전극 마무리
(2라운드 1경기 제5국 신안천일염 김정현 vs Kixx 이영구)
바둑은 흑을 든 김정현의 공격과 이영구의 타개가 어울려 시종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중반 들어 김정현이 두터움을 이용해 상변에서 전과를 올렸지만 백도 그 대가로 좌상 일대를 크게 키워서 얼핏 봐서는 형세불명으로 보이는 상황.
하지만 이 장면에서 김정현이 침입이나 삭감 등 적극책을 쓰지 않고 평범한 끝내기만 계속하자 검토실은 큰 혼란에 빠진다. "아니, 이래도 된다는 거야?" "혹시 계가를 잘못하고 있는 거 아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시끄럽게 오갔다. 하지만 얼마 안가 박영훈의 한마디가 모든 소란을 잠재운다.
"정확한데요...흑이 반면 8집 정도(덤 제하고 1집 반) 좋은 가 봐요."
더욱 놀라운 것은 김정현이 이렇게 쉽게 쉽게 끝내기 하는 데도 차이는 갈수록 벌어져 결국엔 흑이 4집 반이라는 큰 차이로 이겼다는 점이다.
"정말 놀랍습니다. 마지막 초읽기 상태에서 어떻게 저런 형세 판단과 마무리를 할 수 있죠?"(유창혁 해설자)
이로써 2패 후 3연승. 신안천일염의 대역전 드라마가 김정현에 의해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 김정현의 승자 인터뷰. " 에, 올해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서두르지 않고 있습니다만..."
■ 티브로드-포스코켐텍 주말 격돌
27일(토)과 28일(일) 주말 양일간은 강동윤의 포스코켐텍과 조한승의 티브로드가 각자 1승을 한 상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강동윤은 1국에서 티브로드의 락스타 류수항을 상대하며 조한승은 4국에서 제대병 김주호를 상대한다.
주목해야할 판은 일요일 벌어지는 제3국 티브로드의 이지현 대 포스코켐텍의 '신(新) 괴동' 신진서의 대국이다. 신진서는 데뷔전에서 목진석을 격파해 유명해졌는데 젊은 강자 이지현을 상대로 어떤 내용을 펼칠 지가 궁금하다. 승부도 이 판 여하에 따라 판가름 날 공산이 크다.
TYGEM / 바둑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