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산 속 옹달샘~!' 수담을 즐기는 어린 신선들.
“대회장 인근에 '샘물가든'이 있고 좀 더 가면 '샘가든'이라고 또 음식점이 나와요. 여기가 맑은샘배를 하기 위한 최적의 입지가 아니겠어요? 오는 길이 좀 막히죠? 맑은샘배 참여자가 좀 많아서 그럴 거예요. 서울시에서도 거리마다 태극기를 계양하고 교통경찰관도 곳곳에 배치하면서 대회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들었는데…. 또 생전에 비 맞으며 바둑대회를 해본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평생 추억거리로 정지훈(가수 비의 본명)도 데리고 왔습니다. 하하하! ”
일본프로기사로 활동하는 홍맑은샘의 부친이자 A7대표 홍시범 씨가 어린 아이마냥 신났다. 그는 굵직한 대회를 800여 차례나 진행해온 베테랑 바둑디자이너지만, 오늘처럼 기쁜 대회진행이 또 있었을까 싶다. 오늘이 광복절이라서 태극기가 걸린다는 사실을 모를 이가 있겠나. 참가자들 모두가 넉넉한 맘으로 그의 너스레를 기꺼이 받아주었다.
콘크리트빌딩을 벗어난 호젓한 숲속에서의 바둑 한판. 고작 32명이 옹기종기 모여든 숲속바둑잔치(어제 예선전은 미리 거쳤다.)에 손님들에게 나누어줄 상품은 무려 320개는 될 듯하다. 빵 선풍기 쌀 부채 바둑판 우산 합죽선… 이쯤 되면 어릴 적 운동회나 소풍에서 보아온 동네잔치가 연상된다.
▲ 한일전답게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일본은 6명이 출전했다.1988년도였다. 부산에서 벌어진 제1회 이붕배에 참가했던 홍씨는 언젠가는 이러한 바둑대회를 열겠노라고 다짐했다. 기억하시는 분이 있겠지만,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을 함께 숙식하며 여름캠프 형태로 치러졌던 당시의 어린이바둑대회가 학부형인 홍씨의 맘속에 강력히 각인되었다.
극도로 빈한한 학부모였던 홍씨는 당시 아들 홍맑은샘이 우승해서 탄 장학금 50만원을 평생 잊지 못한다. 그래서 25년이 지난 지금 맑은샘배 바둑대회를 기꺼이 열었다. 이붕배는 사라졌지만 다시 맑은샘배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당시 우승상금 50만원의 10배는 내 걸어야 조금이나마 바둑계에 보답하지 않을까 싶은 심정이란다. 먼 훗날 맑은샘배의 수혜를 입은 어린이가 장성해서 또 하나의 멋진 대회를 만들어줄 것을 기약하면서 제1회 맑은샘배를 신나게 치르기로 했다.
제1회 맑은샘배 어린이최강전은 14일 오후1시부터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열려 32강을 가렸다. 15일은 장소를 옮겨 고양시 지축동 송추숲속에서 벌어졌다. 맑은샘배는 아버지(홍시범)가 아들(홍맑은샘)의 이름을 걸고 기획한 대회여서 더욱 화제가 된다.
한편 본 대회 후원자인 정해조 아바사(아마추어바둑사랑회) 고문은 극구 사진촬영을 꺼려했다. 다만 그는 "아마바둑, 특히 어린이바둑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이 정도의 후원은 지속적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도자기 김옥수 명장과 같은 고향이고 소년시절을 같이 보냈다고 한다. 타이젬 5단.
▲ '신선이 따로 없구나!' 맑은샘배 대회 전경.
▲ 대회 도중 소나기가 내려 우산을 받쳐 들고 대국하고 있다.
▲ 비가 와도 오직 반상에만 눈이 꽂힌 어린이들. 홍맑은샘이 우산을 받쳐 들고 있다.
▲ 반집승부는 언제나 관중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앞줄 왼쪽은 양천대일바둑도장 김희용 원장. 오른쪽은 김대용 사범.
▲ 반상에는 어느새 비가 흥건하다. 그러나 질서정연하게 문제없이 대회는 진행되었다.
▲ 일본-우크라이나 어린이의 진지한 대국 모습.
▲ 우크라이나 선수 발레리(오른쪽)와 어머니. 공주 무령왕배, 서울 한화생명배, 송추 맑은샘배 등 3개 대회를 섭렵했다. 11세 발레리는 15일전 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보다 한점은 늘어 타이젬 4단 정도.
▲ 천풍조 사범과 우크라이나 발레리의 어머니 라리사. 천사범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에 능통하다. 그녀는 천사범을 통해, 발레리가 공부를 잘해서 장학퀴즈같은 프로그램에서 전국 2위에 올랐으며, 자신은 은행원인데 아들의 소원이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었다며 3주간 휴가를 냈다고.
▲ 연예인 뺨치는 수려한 용모로 눈길을 모은 만화가 박수원 화백. "불행히도 바둑은 못 배웠다. 오늘 바둑 두는 어린이를 보면서 밝고 너무 좋았다. 비가 오는 데도 미동도 않는 모습에 소름끼칠 정도로 신신한 감동이었다. 앞으로 대국현장을 찾아서 밝은 모습도 자주 그리겠다."
▲ 경찰신문에 '경찰청맹순경'을 3년간 연재했다는 박수원 화백은 달마도를 주로 그린다. 사진은 학부모들에게 합죽선에 달마도를 직접 그려주는 장면. 그도 홍시범 씨와는 절친한 사이라고.
▲ 무형문화재 36호인 대한민국 석공예 명장 김옥수 명인이 직접 빚은 도자기를 비롯한 시상품들. 바둑판 상패가 특이하다.
▲ 어제(14일) 개회식에서 축사를 하는 홍맑은샘.
▲ 홍맑은샘은 자신의 어린시절을 생각하면서 대국을 지켜보지 않았을까.
▲ '맘이 부자(富者)인 부자(父子)!' 홍맑은샘과 부친 홍시범 씨.
▲ 홍시범 씨 가족이 전부 클럽 A7에서 일한다. 앞줄에 아내 박천금 씨와 딸 홍맑은비. 그리고 뒤줄에는 처제 박연숙 씨와 홍시범 씨.
▲ 결승전은 연못 한가운데에 마련된 인공섬에서 치러졌다.
▲ 준우승자 백현우(왼쪽)와 우승자 강우혁군이 홍맑은샘과 기념촬영.
▲ 입상자 명단.
▲ 숲속바둑잔치 맑은샘배에 초대된 모든 이들의 기념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