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전
신진서, 박정환에 길을 묻다
박카스배 천원전 8강
2013-10-01 오후 5:08:40 입력 / 2013-10-01 오후 5:53:48 수정
▲ 현재1위 박정환과 미래1위 신진서의 대결.
"박정환 사범과 두고 싶습니다. 최강기사이니까요."
입단 직후부터 박정환과 두고 싶었다는 신진서. 그의 기풍은 이세돌을 닮았고, 이창호를 우상으로 생각하지만, 그래도 한판 상대하고 싶은 이는 박정환이었다. 그 소원을 이루었다. 그러나 '2000후' 신진서는 자신의 목표가 어디쯤인지를 분명하게 확인했다.
박정환은 완벽한 승리로 후배에게 한수를 가르쳐 주었다. 10월의 첫날 서울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8강전 마지막 대결에서 박정환은 랭킹1위의 위엄으로 신출내기 신진서에게 275수만에 흑으로 7집반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4강행 막차를 탄 박정환은 랭킹2위 김지석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된다.
초반에 좌상 흑 진영에 과감하게 뛰어든 신진서(백) 마치 이세돌이 그러하듯 조금은 억지스럽고 거칠게 행마하며 고난을 자초했다. 좌상귀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신진서는 초조감이 더해갔다. 우하귀 방면에서 박정환은 승기를 완전히 잡는다. 바로 좌하귀에서 패를 걸면서 우하귀를 팻감으로 쓰는 것이었다. 그 결과 좌변 좌하귀에 대궐을 형성하면서 알뜰하게 4귀생을 택하면서 승리를 거두었다. 승부가 결정된 이후에도 아쉬운 듯 계속 신전서는 계속해서 도발을 했지만 박정환은 노련하게 국지전마다 승리를 거두어 중반 이후는 계속 격차가 벌어지는 바둑이 되었다.
▲ 신진서-박정환(승) 신진서는 들뜬 분위기이며 박정환은 계속 반면만 쳐다보며 신중모드.
이기고 지고는 두 번째며 일단 신나게 두어보리라는 생각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나선 신진서는 부딪히는 국지전마다 패했다. 답답하게 진행되자 대국 중 머리카락을 꼰다든지 작지만 한숨을 계속 내쉰다든지 하는 흔들리는 모습이 신진서에게서 나왔다. 13세 신진서로서는 느끼는 바가 많은 호된 신고식이었다.
한편 최선을 다해서 한 수 한 수를 갖다 놓은 박정환으로서는 완착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명국이었다. 앞으로 자주 만나게 될 신진서에게 여타의 강자들과 대국과 똑같이, 아니 오히려 강하게 두어갔다. K바둑해설위원 백대현은 "신진서는 본인 스스로도 많이 깨닫고 느꼈을 한판일 것이다. 오늘 박정환이 왜 랭킹 1위에 올라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 한판이다."로 총평했다.
4강 대결은 일류들의 경연장이 되고 말았다. 박정환-김지석, 최철한-박영훈 매치 업이다. 과연 세계대회 4강쯤 되는 대진이다. 박카스배 천원전은 타이젬에서 수순중계하며 K-바둑에서 생중계한다. 우승 2500만원, 준우승은 1200만원. 제한시간은 1시간, 초읽기 40초 3회.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