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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정식종목 가능성 보인다!

제94회 인천 전국체전 바둑종목 열려

2013-10-23 오후 3:16:50 입력 / 2013-10-23 오후 8:32:15 수정

▲ 제94회 인천전국체전 바둑종목이 일제히 시작됐다.

"아마 대부분의 시도협회에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일 것입니다. 사실 전국체전 비용도 지역협회에서 대고 있거든요. 내년은 제주에서 열려요. 그럼 경비도 만만치 않아서…" 

제94회 인천 전국체전이 막바지 열전을 벌이고 있는 23,24일 인천 신흥초교 체육관에서 바둑종목 경기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16개시도 선수 300여명이 남녀 일반부, 혼성페어부, 학생부, 어린이부 등 5개 부문에서 자기 고장의 명예를 걸고 경기에 임한다. 바둑계로서도 유니폼을 갖춰입은 '스포츠바둑'을 전국 여타종목에 과시할 기회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에도 정식종목이 아니라 동호인종목(구 전시종목)으로 참여하게 되어 바둑인으로서는 김이 샌다. 바둑은 올해 전국체전에 참가하는 19개 동호인종목에서 바둑은 11년째 최장수 종목. 동호인 종목들이 통상 2~3년 정도 '거치 기간'이 지나면 대부분 정식종목으로 가거나 아예 종목에서 배제되는 것이 관례임을 감안하면 달갑지 않은 기록이다.

▲ 각 시도 대표로 출전해 바둑을 두고 있는 어린이들.

바둑은 2002년 대한체육회로부터 인정단체 승인을 받음으로써 체육으로서의 첫발을 디뎠다. 이어 2003년 제84회 부안 전국체전에서 동호인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다 바둑이 2006년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 2009년 정가맹단체 승인을 받는다. 그때부터 바둑이 '스포츠냐 예도냐'의 논란도 수면 아래로 서서히 가라앉는 등 바둑팬들은 수년 내 정식종목이 자연스레 될 줄 알았다.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싹쓸이 해 스포츠바둑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이제나 저제나 한 게 벌써 11년째다. 11년째 동호인종목에 머무르며 체육계에 짝사랑 프러포즈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스포츠인들의 바둑의 정체성 의심이다. 즉, '바둑이 과연 스포츠냐'라는 해묵은 체육인들의 고정관념을 깨는 데는 절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바둑협회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지금도 체육회의 품에 들어오려는 많은 '유사스포츠'가 즐비한 마당에 굳이 바둑만 협조적으로 정식종목으로 넣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대한바둑협회는 작년에도 각 시도 체육회 사무처장들에게 바둑이 정식 종목이 되도록 도와주겠다는 동의서를 받아놨는데도 정식종목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내년 제주체전에서는 당당히 정식종목으로 갈 수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16개 시도바둑협회 가운데 11개 협회가 해당 시도체육회에 정가맹 승인을 받았고, 무엇보다도 체육계의 시각이 많이 변했다는 주장이다.

▲ 페어부로 출전한 부산의 김유환·강경낭.

지난 주 구미에서 벌어진 국무총리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개막식에는 유례없이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이 내빈으로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회장은 "오랜 세월동안 바둑인이 숙원으로 생각했던 진정한 체육인으로 옮아오기 위한 과정을 잘 안다. 전국체전 정식종목문제다. 많은 분들을 만났다. 잘 되리라 본다."고 말해 대회 참가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내년도 체전 종목은 대한체육회(사무총장-양재완)가 오는 11월, 16개 시도  체육회 사무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체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한다. 내년 1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지만, 이 위원회가 가장 중요한 단계가 된다.

바둑계에서는 11년 동안 철저한 사전준비를 통해 만반의 정식종목 입성 준비를 마쳤다. 현재 대한바둑협회는 바둑을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으로 채택해 달라는 '신청서'를 이미 대한체육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오늘(23일) 전국체전 개회식에서 서대원 아시아바둑연맹(AGF) 회장도 "내년에는 좋은 소식이 있을 것 같다."며 축사의 대부분을 정식종목 가능성에 대해 할애하는 등 바둑계의 방위적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암시했다.

11월이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한국바둑의 진정한 진일보를 이룰 수 있는 지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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