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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無心)의 오더, 허허실실의 승부

포스코켐텍-Kixx, 첫날 1승1패

2013-10-20 오전 10:49:16 입력 / 2013-10-21 오전 9:45:59 수정


▲ <제1국>강동윤-안조영. 중반까지 안조영이 우세한 흐름이었으나 좌변 흑 대마가 위태해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양팀 검토실에서 공히 '99% 죽었다'는 진단이 내려졌으나 강동윤이 두 번이나 결정적 미스를 범하면서 흑 대마가 생환, 승부가 뒤집어졌다.


'나 돌아갈래 '. 이번 경기 양팀의 오더를 보면 영화 '박하사탕' 의 명대사가 절로 떠올려진다. 늘 한 두 자리를 꿰차던 락스타 선수도 없고, 오더를 수없이 썼다 지웠다 한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모처럼 주전 5명 만으로 채워진 오더. 한마디로 초심으로 돌아가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하는 마음이 써낸 '무심(無心)의 오더'다.

정규리그의 종착역이 저만치 보이는 시점이지만 여전히 최하위권를 맴돌고 있는 두 팀이다. 7위 포스코켐텍(4승7패)은 이번 경기를 포함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면 포스트 시즌의 가능성이 열린다고 하지만 아득한 희망이다. 마음을 비운 김성룡 감독은 강동윤-나현-김주호-김동호-신진서 순으로 락스타 없이 오더를 짰다.

'탈(脫) 꼴찌'를 목표로 하고 있는 Kixx 역시 마찬가지. 안조영-이희성-김승재-한상훈-이영구 등 오리지널 멤버로만 짜인 오더는 2라운드(대 신안천일염) 때의 그것과 순서까지 똑같다. 이런 저런 노력을 다 기울여봤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이제라도 그동안 많이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 이런 양팀 감독의 마음이 이심전심 맞아 떨어진 결과다.

▲ 이날 포스코켐텍의 검토실은 김성룡감독과 김주호 신진서 세 사람만이 자리를 지켰다. 김성룡 감독은 "대국자 외엔 전부 쉬라고 했는데 그래도 나오니 대책이 없네."하면서 멋쩍게 웃었다.

양팀의 사정이 이렇듯 무념 무상 일색이다 보니 대국이 긴박하게 흘러도, 극적인 역전이 이뤄져도, 으례 나올 법한 비명소리나 환호 같은 것이 들리지 않았다. 제1국에서 Kixx의 고참 안조영이 포스코켐텍의 주장 강동윤을 꺾은 것은 대단한 '사건'일 수 있었으나 양팀 검토실은 박수를 치거나 땅을 치지 않았다.

2국 역시 마찬가지. 포스코켐텍이 첫날 1.2지명을 내세우고도 모두 패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김성룡 감독은 평소 때처럼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았다. 다행히 나현이 승리하면서 승부는 1-1. 총소리가 들리지 않는 전장같았던 첫날 대결은 이렇게 막을 내렸고, 양팀 감독과 선수들은 '내일 보자'는 말과 함께 일제히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19일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 

▲ <제2국>이희성-나현. 이희성 입장에서 전반기의 리벤지 매치. 두사람 다 수비형 기사라는 평판이 무색하게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좌상쪽에서 대충돌이 벌어졌다. 결과는 나현의 대 우세. 이희성은 최후에 좌변 흑 일단을 잡으러 가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한 수 부족으로 거꾸로 잡히자 둘을 거뒀다.

▲ 오랜 만에 승자 인터뷰석에 앉은 안조영. "상비군 감독을 하며 젊은 기사들과 같이 연구하는 것이 제게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팀이 3대2로 라도 연패를 끊었으면 좋겠습니다."


▲7라운드 부터 4연승을 달리기도 했던 나현은
이날 귀중한 승리를 팀에 안기며 리그 전적 7승5패가 됐다.

▲2국이 끝나고 이희성의 패배가 아쉬웠던지 안조영이 문제의 장면을 지적하고 있다.

▲두 대국자의 복기를 지켜보는 강훈 심판위원(왼쪽)과 양팀 선수들.

▲Kixx는 4연패를 끊고 최하위를 벗어나는 것이 당면 목표다.


▲둘째날 3국에서 Kixx의 김승재와 대결하는
김주호(29). 이날 다음 달 24일 신부 송재연씨를
맞아 결혼한다는 청첩을 돌렸다.
TYGEM / 바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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