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김지석, 박정환 제압 "이게 얼마만이야?"
Kixx, 이태현 결승점으로 티브로드에 3-2 승
2014-06-07 오전 6:40:02 입력 / 2014-06-07 오전 6:40:43 수정
▲ 이태현(오른쪽)이 한 수 늘어진 패를 끈덕지게 버티는 집념을 발휘하면서 반집차로 승부가 뒤집어졌다.
"아무리 봐도 김승재 선수가 반집은 남아 보입니다.
" 2-2 상황에서 결승판인 4국이 한 두 집 끝내기 밖에 남지 않았을 무렵 박정상 해설위원의 입에서 조심스럽지만 결정적인 진단이 내려졌다. 이에 앞서 양쪽 검토실은 이미 김승재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한 상태였기에 결과나 지켜보자는 분위기. 하지만 얼마 후 극적으로 뒤집어진다.
이태현의 집념이 Kixx를 구했다. 막판까지도 반집 패배는 확실해 보였지만 한 수 늘어진 반패를 끈덕지게 버티는 투혼을 발휘한 끝에 기어코 반집 역전승을 일궈냈다.
현충일인 6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리그 4라운드 3경기 둘째 날 대국에서 Kixx가 난적 티브로드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첫날을 1승1패로 마친 Kixx는 둘째 날 승부의 분수령인 3국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5국 주장 대결에서 김지석이 '천적' 박정환을 물리친 데 이어 마지막 4국에서 이태현이 극적으로 승부를 뒤집으며 기사회생했다.
▲ 티브로드가 2-1로 리드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4국(왼쪽)과 5국. Kixx가 두 판을 모두 가져 가며 역전승했다
승리한 Kixx는 3승1패, 2위가 되면서 4연승 중인 선두 CJ E&M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개막 당시에는 약체로 평가받기도 했지만 3승 모두 3-2 승리를 거두면서 '뒷심 강한 에너지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직전 경기에서 신안천일염에게 충격의 영봉패를 당한 티브로드는 연패에 빠졌다. 믿는 주장 박정환이 랭킹도 없는 김민호에게 패한 데 이어 천적으로 군림해왔던 김지석에게 패한 것이 컸다. 또한 강유택 김승재가 후반에 자멸하다시피 무너지면서 아픔이 컸다.
■ 김지석 이동훈, '한 풀었다!'
팽팽한 접전 속에 양 팀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하나씩 나왔다. 먼저 이동훈은 팀은 패했지만 지긋지긋한 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동안 무려 9연패를 당했던 이동훈은 시즌 첫 승과 함께 지독한 사춘기 가슴앓이에서 벗어났다.
이어진 한풀이의 주인공은 Kixx의 주장 김지석이었다. 김지석은 이날 5국 속기대국에 출전해 최근 5연패를 포함해 상대전적에서 3승14패로 크게 밀려있는 천적 박정환을 넘었다. 내용적으로도 박정환에 대한 해법을 찾았다고 할 정도로 완벽했다.
박정상 해설위원은 "최근 몇 년간 부분 접전에서 박정환이 이렇게 호되게 당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 김지석이 완벽에 가까운 타개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랭킹 1,2위간의 맞대결은 6월 랭킹에서 26점까지 좁혀진 랭킹 점수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김지석이 다음 달 과연 생애 최초로 랭킹1위에 오를 수 있을는지 귀추가 모아진다.
시즌 4라운드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Kixx의 선두권 부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초 유력한 우승 후보로 티브로드와 정관장이 꼽혔고, 신생팀 화성시코리요 CJ E&M 정도가 다크호스로 거론되는 형국이었지만 초반 판세는 이미 이런 예상과는 판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 많은 라운드가 남아있긴 하지만 이번에도 전문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갈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 표정이 없기로 유명한 이동훈이 이날은 검토실에서 내내 밝은 미소를 지었다.
▲ 김지석은 이날 '천하의 박정환을 하수다루 듯한다'는 소릴 들을 정도로 자유자재의 내용을 펼치며 132수만에 완승을 이끌어 냈다.
▲ <제3국> 한승주-이동훈. 2연승의 한승주와 3연패의 이동훈. 이름값에선 98년생 이동훈이 위지만 최근 활약상은 96년생 한승주가 낫다. '95후'의 자존심을 건 첫 대결답게 초반부터 격렬한 양상을 보였던 바둑은 중반 승부처에서 큰 전과를 올린 이동훈이 이후 한승주의 맹추격을 간신히 따돌렸다(243수 흑 불계승).
▲ <제5국> 김지석-박정환. 그 어느 때 보다도 김지석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판. 수읽기가 가장 강한 두 사람이 '실전사활'을 놓고 대결한 결과 김지석이 박정환을 완벽하게 몰아쳤다. 박정환은 자신의 안방에서 상대가 활개를 치고 살아가자 더 둘 명분을 잃었는지 곧 돌을 거뒀다.
▲ <제4국> 김승재-이태현. 5국이 먼저 끝나 결승판이 된 4국. KB리그 무대에 서면 비상한 집념을 발휘하는 이태현이 99% 진 바둑을 뒤집었다(318수 흑 반집승).
▲ 집념과 끈기로 말하자면 이만한 사람이 또 있을까. 이태현은 이번 경기까지 소속팀 Kixx의 3승을 전부 자기 손으로 결정지었다. 그것도 팀 스코어 2-2 상황에서 모두 승리한 것. '해결사'가 따로 없다.
TYGEM / KB리그운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