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신진서 이지현, 동시 '과속 스캔들'
선두 CJ E&M에 첫날 2승
2014-06-15 오전 9:33:24 입력 / 2014-06-15 오후 9:03:36 수정
▲ 티브로드가 CJE&M과의 경기 첫날 두 판을 모두 가져가며 연패 탈출의 청신호를 밝혔다. 1국 강유택-신진서 전이 끝난 후 복기 장면.
"올해는 두 이상훈을 잡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 3월, 선수선발식이 끝난 뒤 CJ E&M 한종진 감독은 이 같은 포부를 밝혀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두 이상훈이란 신안천일염의 이상훈 감독과 티브로드의 이상훈 감독을 지칭한 것. 농담조로 말했지만 신안천일염과 티브로드는 지난 시즌 우승과 준우승을 한 팀이니 사실은 이 팀들을 꺾고 기필코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이런 한감독의 바램이 통했는지 CJ E&M은 개막전에서 신안천일염을 4-1 대승을 거뒀다. 한감독이 목표로 했던 두 이상훈 가운데 하나를 시작부터 가볍게 넘은 것이다. 이후 CJ E&M은 파죽의 4연승을 달렸고, 마침내 5연승의 문턱에서 한 감독은 두 번째 이상훈을 만났다. 이번에도 승리한다면 바라던 바를 모두 이루게 되는 것인데 이것이 첫날부터 쉽지 않게 됐다.
14일 서울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4 KB리그 5라운드 2경기 첫날 대국에서 티브로드가 CJ E&M에 2-0으로 앞섰다. 티브로드는 1국에서 강유택이 신진서를 제압한 데 이어, 2국에서도 김승재가 이지현을 물리치며 첫날 두 판을 모두 가져갔다. 둘째 날 장고대국(4국)에 주장 박정환이 출전하는 티브로드는 연패 탈출이 유력해졌다.
■ 신진서 이지현, 동시 '과속 스캔들'
4연승 무패가도를 달리고 있는 CJ E&M과 2승2패의 티브로드가 만났다. 리그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는 시점에 강력한 우승 후보 두 팀이 정면충돌한 만큼 말 안해도 중차대한 승부라는 느낌이 대번에 와 닿는다.
대진은 서로 의논이나 한 것처럼 재미있게 짜였다. 첫날 1국과 2국은 양 팀 동지명끼리의 대결. 그런 다음 둘째 날 3국과 4국은 양 팀 주장과 4지명이 크로스로 엇갈려 붙은 다음 마지막 5국에서 최하위 지명자인 5지명과 퓨처스리거가 대결하는 구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들이 바라는 목표는 대개가 첫날 1승1패. 이날도 그런 정도 아닐까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잇단 '과속 사고'가 CJ E&M에 큰 위기를 가져왔다.
우선 1국의 신진서와 2국의 이지현 모두 초반 포석이 탐탁지 않았다. 신진서는 좌상귀에 큰 폭탄을 남긴 것이 불안감을 안겨다 주었고, 이지현은 판의 관상이 왠지 장기전으로 가다간 재미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리하여 신진서와 이지현 모두 서둘러 승부를 보자는 쪽으로 페달을 밟았지만, 그럴수록 국면은 꼬이고 판의 상황은 나빠져만 갔다. 신진서가 항복을 한 시각이 밤 10시 10분. 10분 정도 지나 이지현도 돌을 거두면서 두 판 모두 이례적으로 종료가 빨랐다.
▲ <제1국> 신진서-강유택. 3지명 동급 대결이자 둘의 첫 대결. 신진서가 중앙 흑대마를 염두에 두고 좌상쪽 폭파작전에 나섰지만 너무 버틴 것이 문제가 됐다(185수 흑 불계승). 승리한 강유택은 3승2패, 신진서는 3연승의 흐름이 끊겼다.
▲ <제2국> 김승재-이지현. 양 팀 2지명 동급대결에서 김승재가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좋은 내용으로 이지현을 물리쳤다. 이지현은 중앙 백 대마 공격에 남은 시간을 모두 소비하는 등 전력투구했으나 백 대마는 쉽게 잡힐 돌이 아니었다(135수 백 불계승).
■ '1지명 킬러' 박승화, 박정환도 잡을까
티브로드가 첫날 2-0으로 리드한 가운데 양 팀은 둘째 날 승부를 결정짓는 3~5국을 속행한다. 일단 관건은 강동윤과 이동훈이 대결하는 3국. CJ E&M으로서는 무조건 이 판을 이겨 분위기 반전을 꾀해야 하는데 이름값이나 랭킹, 최근 성적 등 모든 면에서 CJ주장 강동윤이 앞서지만, 상대전적이 1승1패로 대등하다는 점. 여기에 이동훈이 지난 경기에서 KB리그 9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난 것이 어떤 흐름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미로만 본다면 티브로드 주장 박정환과 5월 MVP 박승화가 맞대결을 펼치는 4국이 최대 볼거리. 이 판 역시 박정환이 모든 면에서 박승화보다 우위에 있지만, 지난 두 경기에서 나현 박영훈 등 상대팀 1지명을 연파한 박승화의 기세도 대단하다는 점. 여기에 박정환이 김민호에게 패했을 당시처럼 중국리그에서 당일 돌아오는데 따른 피로감이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CJ의 이런 저런 고비들을 모두 극복한다면 마지막 5국은 최근 3승1패의 김진휘가 티브로드의 퓨처스 류민형보다는 아무래도 나아 보이는 상황.
8개 팀이 더블 리그를 벌여 상위 4팀이 포스트시즌에 올라 챔피언을 가리는 2014 KB국민은행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2억원, 3위 6000만원, 4위 3000만원. 매 대국 승자에게는 400만원, 패자에게는 7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되며 1지명자에게는 별도로 40만원의 출전수당이 주어진다. 생각시간은 장고 90분, 속기 10분. 초읽기는 공히 40초 5회이다.
▲ 1,2 라운드를 연승으로 시작했으나 3라운드에서 신안천일염에게 충격의 영봉패를 당한 다음 지난 경기에서 다시 Kixx에게 역전패를 당한 티브로드. 이런 악몽을 떨치기 위해서라도 이 경기의 승리가 절실하다.
▲ 한 판쯤은 져도 여유가 있는 CJ. 하지만 선수 개개인은 그럴 마음이 눈곱만큼도 없을 것 이다. 둘째 날 4국과 5국에 출전하는 박승화와 김진휘, 한종진 감독과 퓨처스 설현준.
TYGEM / KB리그운영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