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여류국수전
박지은, '6년만의 외출' 성공할까?
박지은, 신예 김채영 상대로 여류국수전 결승1국 승리
2014-03-31 오후 6:27:48 입력 / 2014-03-31 오후 9:48:49 수정
▲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에서 선승한 박지은.
한국 여자바둑의 카리스마 박지은이 '마지막불꽃'을 태운다!
31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4층 본선대국실에서 벌어진 제19기 프로여류국수전 결승3번기 제1국에서 박지은이 김채영에게 268수 끝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백을 든 박지은은 상변 백곤마가 공격을 당하며 초반부터 수세에 몰렸다. 점심시간까지 박지은이 상당히 고전하는 모습이었으나, 우하귀 흑에 붙여간 것이 타개의 묘수로 우변에서부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마수습에 성공한 박지은은 이곳저곳 큰끝내기를 해가며 굳히기'에 들어갔고 268수 끝에 백불계승을 거뒀다.
국후 박지은은 "상대가 대마를 보다 더 강하게 대마를 공격했다면 내가 어려웠다. 실전은 상대가 중앙에서 한 수를 느슨하게 두는 바람에 손쉽게 타개할 수 있었다. 대마가 공격을 심하게 당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여류국수전 결승, 박지은 vs 김채영.
이번 여류국수전 결승3번기는 기존 여왕으로 군림했던 여류강자와 새롭게 떠오르는 여류신예의 빅대결로 바둑팬들로 하여금 상당한 이목을 끌고 있다.
최정과 동갑내기 절친 김채영은 상당한 노력파. 그는 이제 갓 입단4년차가 된 신예기사지만, 지난해 황룡사배에서 4연승을 거뒀고 화정차업배 한국대표로 출전해 한국우승에 한 몫했다. 또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 바둑부문에서는 여자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하는 등 일취월장하고 있는 여류신예다.
게다가 여자랭킹 1위 최정이 여류명인과 여류기성 두 개의 타이틀을 보유한 가운데, 그의 절친 김채영이 여류국수를 획득한다면 한국 여자바둑계는 '낭랑18세'들이 주름잡게 되기에 이번 대회에서 그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것.
▲ 박지은이 반상에서 고뇌하는 모습.
또한 이번 결승3번기가 이목을 끄는 이유는 최근 박지은의 하락세와도 관련이 있다. 박지은은 국내외 대회에서 7회 우승기록(단체전 제외)을 보유하고 있는 토종 여자바둑퀸. 하지만 현재 무관이다.
그는 지난해 여류기성전 결승에서 최정에게 패하며 서서히 내리막을 예고했는데, 당시 기자에게 "어린 기사들이 상당히 세다. 버거울 때가 있다."는 고백을 했다. 이후 박지은은 오랫동안 지켜오던 한국여류랭킹 1위자리를 최정에게 내줘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동안 여왕으로 군림해 온 박지은이지만, 누구나 한 번쯤 올라서보고 싶은 국수위에 오른 것은 2008년 단 한 번 올라서 본 것이 전부. 그토록 인연이 없었던 여류국수전이지만, '국수'라는 의미 때문인지 한국 여자바둑의 카리스마 박지은이 마지막불꽃을 태울 곳으로 여류국수전을 택했다. 그는 이민진 이슬아 김신영 등을 격파하며 결승에 오른 데 이어, 주목 받는 신예 김채영에게 선승을 거두며 6년 만에 여류국수위 등정에 나선 것. 결승2국은 오는 4월2일(수) 오전10시에 속개하며 타이젬대국실에서 관전할 수 있다.
여류국수전의 우승상금은 1200만원, 준우승은 500만원. 제한시간은 3시간, 초읽기 1분 5회. 지난해에는 김혜민이 박지연을 2-0으로 꺾고 입단 이후 만 13년 5개월 만에 첫 타이틀을 획득했다.
▲ 국후 복기가 오랜시간 이어졌다. 복기는 대체로 김채영이 질문하면 박지은이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 최정의 절친 김채영. 결승2국에서 반격을 준비한다.
TYGEM / 강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