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바둑대상 수상자들 모습.
2015 바둑대상이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에는 약 2년 만에 한국에 세계대회 우승트로피를 안긴 김지석과 구리와의 10번기에서 6-2 대승을 거둔 이세돌이 경합해 김지석이 최우수기사상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4명의 후보(박정환 이세돌 강동윤 박영훈)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먼저, 최우수기사상 수상이 유력한 이는 박정환이다. 연초 김지석과의 '형제 대결'에서 승리하고 LG배를 품고 '90후' 기사 중 처음으로 세계대회 2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기복 없는 모습으로 꾸준하게 활약하며 25개월째 한국1위를 수성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규모 기전인 바둑리그에선 소속팀 티브로드를 사상 첫 '통합 2연패'로 이끌었고, 그 공로로 바둑리그 MVP에 오르기도 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역시 세계대회 성적이다. 연초에 LG배 우승 이후 세계대회에서 연전연패하며 일찌감치 탈락한 것은 못내 아쉽다. 굳이 면죄부를 준다면 8월에 열린 국수산맥배에서의 활약상. 박정환은 중국의 세계선수권자 퉈자시 미위팅 판팅위를 차례로 물리치며 3전전승을 거두고 한국 우승을 견인했다.
▲ 국수산맥배에서 한국 우승을 견인했던 박정환. 다음 후보는 '미니 세계기전' TV아시아 2연패를 달성하고 몽백합배 결승에 진출한 이세돌.
사실 이세돌은 지난 2014 바둑대상의 유력한 최우수기사상 후보였다. KBS바둑왕, 맥심배에 이어 초대 렛츠런파크배에서도 우승하며 TV아시아까지 4관왕에 오른 것. 더구나 구리와의 10번기에서 승리해 9억원을 차지하면서 14억1000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며 역대 최다 상금 신기록을 수립했다.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2001년 이창호의 10억2000만원을 무려 4억원 가량이나 상회하는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는 최우수기사상을 수상하기에 적합한 활약상을 보여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TV아시아 우승트로피로는 최우수기사상을 가져갈 만한 중량감이 없다. 오히려 이세돌은 2016년이 기대된다. 우선 연말(12월30~31일)부터 연초(1월5일)까지 세계바둑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케제와의 건곤일척에서 승리한다면 말이다.
게다가 1월8일부터 1월22일까지는 박정환과 명인전 결승5번기, KBS바둑왕전 결승3번기 등 도합 8번기를 치른다. 연초 이세돌의 활약 여부에 따라 2016 바둑대상 투표가 순조로워질 수 있는 것.
▲ 박정환과 MVP를 다툴 후보들. 이세돌 강동윤 박영훈. 오랜만에 최우수기사상 후보에 올라온 박영훈과 강동윤도 이세돌과 같은 맥락으로 살펴볼 수 있다. 박영훈은 올해 한국기사 중 세계대회 성적이 가장 좋았고, 강동윤은 LG배에서 중국1위 커제와 2위 스웨를 연파하고 결승에 오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아직 결실은 없는 상태.
내년 2월1일~2월4일에 벌어지는 LG배 결승3번기 승자가 세계대회 우승의 기세를 몰아 각종 기전에서 활약한다면, 충분히 2016 바둑대상을 노려볼 만 하다.
올해는 박정환의 수상이 유력하다. 재차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본인과 바둑 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은 세계대회 우승트로피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강력한 시니어기사상 후보 조훈현과 여자기사상 후보 오유진. 시니어기사상과 여자기사상 부문은 혼전이 예상된다. 다만 고려해야 할 점은 지난해 유창혁-최정 사제가 나란히 각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사실. 2년 연속 수상이 안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아무래도 다른 후보를 한 번 더 살펴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시니어기사상은 조훈현이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연초에 벌어진 시니어바둑클래식 시니어국기전, 시니어기성전 트로피를 거둬들인 조훈현은 5월에 벌어진 왕중왕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시니어 최강자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기록 부문에 등재될 만큼의 판수를 채우지 못해 연승 부문 시상엔 포함되지 못했지만, 조훈현은 현재 시니어 대회 12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여러모로 시니어 기사상 수상 자격을 갖춘 셈.
여자기사상 부문은 바둑 팬들의 인기 투표로만 본다면 여전히 한국여자1위 최정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지난해 수상자라는 점을 감안하고 다른 후보들을 살펴본다면, 내년 상반기에 최정과 2년 연속으로 여류명인전 도전기를 벌이게 될 오유진이 눈에 들어온다.
오유진은 여지기사로는 처음으로 다승1위가 유력시되고, 올해 처음으로 창설되어 인기몰이를 했던 여자바둑리그에선 인제하늘내린 주장으로 출전해 다승1위를 차지하며 MVP에 오른 것도 큰 득표요인.
여류명인전 4연패에 성공한 최정, 여류국수에 복귀한 박지연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지만 떠오르는 샛별 오유진의 첫 여자기사상 수상을 조심스레 점쳐본다.
2015 바둑대상 시상식은 오는 28일 월요일 오후3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