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대회
“여성바둑은 비타민이요 건강보험”
2016 여성바둑전국시도대항전 개최한 (사)한국여성바둑연맹 윤재경 회장 인터뷰
2016-05-10 오전 11:55:33 입력 / 2016-05-10 오후 4:55:02 수정
▲ 윤재경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장
4일간 황금연휴의 첫날인 5일. 새벽부터 온 고속도로가 막히면서 난리였던 그날, 전국의 여성바둑인들이 1박2일의 '바둑여행'을 떠났다.
사단법인 한국여성바둑연맹이 주최하는 2016 여성바둑전국시도대항전과 워크숍에 25개 시도팀 150여명의 한국여성바둑연맹 회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충북 제천시 월악스타팰리스로 몰려들었다.
전국 26개 시도지부를 두고 있는 한국여성바둑연맹은 1974년 여성기우회로 출발했고 42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대표 여성바둑의 집합체다. 그 구심점을 이루는 핵심 윤재경 회장을 만나 현 여성바둑연맹의 발전상과 애로점을 들어보았다.
한눈에 단아하고 차분해 보이는 내유외강 '한국형 어머니'의 이미지를 가진 윤회장은 연맹회장을 맡은지 올해로 2년차. 윤회장은 원성진 프로의 어머니이며 남편 원익선 큰 아들 원성욱도 아마고수인 바둑가족의 일원이다.
이번 행사의 의미라면?
1년에 한번 열리는 일종의 여성연맹 총회 같은 것이죠. 다른 대회는 여성이면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지만 전국시도대항전은 시도여성연맹에서 활동하는 회원들만의 워크숍을 겸한 바둑대회라고 보시면 됩니다.
여성연맹회원이 전국적으로 얼마나 되나요?
등록되어 있는 시도지부가 26개니까 각 지부에 30명 정도만 회원이라고 쳐도 대충 셈이 나오겠죠. 대략 800명 정도 됩니다.
1년에 자체 바둑대회가 몇 개 쯤 되나요?
1년 행사는 여성기우회장배가 대표적이고, 아마여류국수전, 어린이바둑대회, 전국시도지부장대회, 강사바둑대회 등 5~6개 됩니다. 그 외에도 시도되지 않은 대회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를 테면 남성도 참여할 수 있는 대회나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여성연맹으로서는 신규회원확보가 가장 큰 과제일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작년에 제가 회장을 맡으면서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신규회원 확충입니다. 작년 9월부터 한국기원과 협력해서 왕십리와 서초동에서 여성바둑교실을 무료로 진행하여 여성강사로의 첫발을 도운 적이 있죠. 올해도 신규회원에 맞는 강좌로 개설하고 있어요. 또 젊은 여성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름방학이 되면 저녁시간도 할애를 할 예정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신규회원 강의에 관해 아직 모르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의 경우, 완전초보들에 대해서는 금요일 11시부터 1시간 동안 강의+실전대국을 하고 있고, 수요일은 11시와 2시 두차례에 걸쳐 초보에서 중급까지 들을 수 있습니다. 상황십리에 있는 여성연맹회원실에서 강좌가 늘 이루어집니다. 2개월 정도는 무료로 하니까 바둑에 관심 있는 분은 노크를 하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각 지부별로 자체적으로도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강좌가 있어요. 일단 한국여성연맹(02-2296-2344)으로 전화하시면 각 지부 연락처를 알려드립니다.
여성바둑인구는 계속 상승일로인데 여성연맹의 활동은 동반성장하지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 여성바둑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여성바둑연맹을 이끌어갈 자원은 많이 부족한 현실이죠. 기존 시도 임원 여러분의 노고와 수고로 버텨왔다고 할 것입니다. 보시다시피 30~40대 여성이 적습니다. 물론 육아와 살림에 바쁘겠지만 이 좋은 친구인 바둑을 위해 활동할 젊은 분들이 꼭 필요합니다. 대회에 나오는 분들은 많지만 막상 연맹에서 일을 할 분은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자원봉사로만 이끌 수는 없을 것이고, 실례지만 한국여성연맹의 수입원은 어떤 것이 있나요?
특별한 고정적인 수입은 거의 없다고 해야 합니다. 회원들의 회비가 조금 있고, 작년엔 아들(원성진)의 힘을 빌어서, 프로와 명사초청 페어바둑행사를 열어 소정의 대국료를 전액 기부를 받았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대회가 있을 때 후원금이 조금 들어오는 정도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여성바둑단체인데 아직은 힘이 듭니다.
▲ 작년 4월, 32명의 프로와 32명의 바둑명사가 한데 모여 사랑의 페어대회를 가졌다(위). 작년 9월 시작된 무료여성바둑교실 개회식 장면.
여성연맹도 시대에 맞게 좀 변해야 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변화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여성바둑의 나갈 길을 안내해주시라고 정수현교수님을 모신 거죠. 여성연맹이라고 해서 여성들로만 회원이나 임원을 하는 것, 홍보활동도 적극 강화하라고 주문하셨어요. 보다 적극적으로 사업활동도 참여해야한다는 주문도 있었어요. 새겨듣겠습니다.
가장 시급한 여성연맹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아까 어떤 지부장님은 회장을 10년째 맡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하지 않았습니까? 다들 선언적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조언은 많이 하시는데, 실제로 일할 사람이 드문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30대 40대 젊은 분들이 아이디어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여성연맹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참입니다. 타이젬도 많이 도와주십시오.
개인적으로 바둑과의 인연을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조금만 더 빨리 바둑을 배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아이들을 바둑인으로 키우면서 바둑도장이 끝나기만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너무 안타깝죠. 좀 더 바둑의 재미를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고 늘 생각합니다. 남편이 바둑학원을 하니까 처음엔 얘들 돌보는 것부터 일을 도와주다가 결국 바둑의 길로 접어들었지요. 한 20년은 되었죠.
아직도 바둑배우길 망설이는 많은 여성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여성들이 바둑을 배워야합니다. 바둑 하나면 평생 친구를 얻는 것이죠. 나이 들어서 바둑을 배워도 이렇게 즐거운데 좀 더 일찍 배우면 매우 흡족할 것입니다. 바둑은 비타민이요 건강보험입니다.
▲ 월악산에서 워크숍을 가진 직후 여성연맹의 멘토 정수현 교수와 함께.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