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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바둑여왕 될 때까지!
대만서 유학 온 위리진 초단 인터뷰
2016-10-20 오전 11:59:22 입력 / 2016-10-20 오후 1:05:23 수정

이 기사는 조선일보(chosun.com) 이홍렬 바둑전문기자의 ['세계 바둑여왕 될 때까지 한국에 머물고 싶어요']를 전재한 것입니다. ○● 원문보기 ☜ 클릭
대만서 유학 온 위리쥔 초단, 자국 여류명인전 최연소 우승자
5세 때 입문… 14세에 입단… 목진석 코치 '예의 밝고 근성 좋아'
'모두 너무 잘 챙겨주셔서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어요. 바둑 실력도 조금씩 느는 것 같아 매일매일이 즐겁습니다.'
한국에 바둑 유학 중인 위리쥔(兪俐均·17) 초단이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녀는 헤이자자(黑嘉嘉·22) 7단과 함께 대만 최고 인기 기사 중 한 명이다. 한 국제대회서 우연히 위리쥔의 재능과 부지런함에 감탄한 대표팀 유창혁 감독이 한국 유학을 권유했고, 위리쥔은 스승 저우쥔쉰(周俊勳) 9단의 허락을 거쳐 지난달 2일 한국 땅을 밟았다. 기한은 일단 6개월 예정이다.
위리쥔은 대만의 여성 기전 2개 중 하나를 점령 중인 어엿한 현역 타이틀 홀더다. 지난 8월 열린 여류명인전서 사상 최연소(17세 3개월) 기록으로 우승했다. 입단도 14세란 기록적 나이에 이뤄 냈다. 그런 그녀가 뭐가 아쉬워 외국 유학을 선택했을까. '제 목표는 세계 여자대회서 우승하는 것, 그리고 남자 기사들과도 대등하게 겨룰 실력을 갖추는 거예요. 한국 바둑은 대만보다 강하기 때문에 많은 걸 배울 수 있습니다.' 본인이 설정한 세계 여자대회 우승까지의 시한은 2년이다.
매일 아침 숙소인 충암도장 기숙사를 나와 한국기원으로 '출근'한다. 오후 5시까지 대표팀 육성군 리그에서 또래 남자 유망주들과 리그전을 하는데 아직 만족할 만한 성적은 못 올리고 있다. '불리해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한국 기사들의 정신력에 많이 배워요.' 하지만 대표팀 목진석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바둑에 지면 의문이 풀릴 때까지 복기에 매달릴 만큼 위리쥔의 근성도 대단해요. 혹시 겉돌까 봐 걱정했는데 잘 어울리고 예의도 밝아 한시름 놓았습니다.'
위리쥔은 지난여름 한국서 열렸던 국수산맥배 페어대회 3위 입상, 그리고 올해 초 국제 신예대항전서 한국 여류국수 출신 박지연을 이겼을 때를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꼽았다. 국수산맥배서 위리쥔은 저우쥔쉰과 함께 대만팀으로 출전, 창하오(常昊)·위즈잉(於之瑩)으로 구성된 중국조를 3·4위전서 꺾었었다. 위즈잉은 현역 세계 여류 최강자다.
집중력을 키워주려는 부모에 의해 다섯 살 때 처음 바둑돌을 잡았다. 하지만 아버지(50)와 언니 등 가족은 모두 바둑을 모른다. '바둑을 진 뒤 엄마한테 혼나는 꿈을 가끔 꿔요. 매일 가족하고 통화할 때가 가장 좋은데 왜 그런 꿈을 꾸게 될까요?' 가녀린 외모와 달리 매우 호전적 기풍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한국 기사 중엔 김채영(20) 권주리(19) 등과 친하다. 주말이면 한국 프로기사들의 배드민턴 모임에 나가 함께 땀을 흘린다.
위리쥔에겐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헤이자자에 빗대 '리틀 헤이자자'란 별명이 따라다닌다. 하지만 이 얘기가 나왔을 때 위리쥔은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헤이자자는 여러모로 닮고 싶은 선배지만 이제는 그냥 나를 내 이름으로 불러주시면 좋겠어요.' 가장 존경하는 프로기사를 묻자 이창호란 대답이 나왔다.
한국기원이 주관하는 공식전엔 아직 나갈 수 없다. 훗날 심사를 거쳐 객원기사로 인정받아야 가능하기 때문. '한국에 오래 머물고 싶어요. 언젠가 대회에 출전하게 되는 날을 꿈꾸며 열심히 공부해야죠. 내년 한국여자리그에 선수로 뽑힌다면 멋지게 제 몫을 해낼 거예요.'
TYGEM / 조선일보 이홍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