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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석 후원' 미래의별 2회 대회 막 올라

국가대표 목진석 코치가 후원하는 신예대회 2회 맞아

2016-11-22 오후 8:17:45 입력 / 2016-11-24 오전 11:41:54 수정



프로기사가 대국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우리네 현실은 눈물겹다. 기전이 점점 줄어간다. 대국을 하지 못하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세계무대에서 뒤처지면 바둑산업은 뒤로 물러난다. 대국수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한국 바둑계는 절실한 심정으로 바둑대회를 목말라한다. 프로기사가 후원하는 미래의별 신예최강전은 이런 배경에서 지난해 탄생했다.

이 대회는 한국바둑 국가대표팀 목진석 코치와 그의 부친 목이균 씨가 후원을 시작했다. 지난기 총 예산은 3,000만원이었으나 이번 기에 늘려 제2회 대회의 총예산은 4,500만원이 됐다. 어려운 상황 속에 잘 된 일이지만 아무 좋은 뜻으로 하더라도 마냥 여유 있지는 않다. 여자기사들이 하호정 4단을 중심으로 바둑용품을 판매한 돈을 보내왔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바둑애호가들이 대회에 도움되라고 십시일반 보탰다.


■ 위기의 한국바둑, 미래는 어떤가
한국바둑이 위기를 맞은 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목진석은 미래가 더 걱정이다. “아무리 칼을 갈고 연습 대국을 많이 한다 해도 결국은 실전 대국을 위한 것이다. 나의 신예 시절엔 기전이 열 몇 개씩 있었고 대국이 끊임없이 있어서 훈련에 동기부여가 됐다. 지금은 대국 하나를 끝내면 다음 대국할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알기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준비만 하다 지친다. 그래서 실전(대국)은 소중하고 꼭 필요하다. 초일류들에게 현재 대국 수는 적다고 할 수 없지만 갓 입단한 기사들은 이름을 내고 싶어도 낼 수가 없는 현실이다.”

한국의 기전 규모를 합쳐보면 2, 3년 전에 비교해 더 늘었다. 그러나 단체 리그 중심이 되고 개인전이 줄어들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목진석은 “한명의 프로기사로서 하는 얘기지만, 기전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다. 기전이 줄어들기 전에도 문제이긴 했는데 대회 방식이 서로 비슷비슷하다 보니 팬들도 식상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또 속기 편중화가 문제다. 중국갑조리그는 세계대회 제한시간과 비슷하게 만들어 기사들이 스무판 넘게 대국하는 동안 세계대회에 대한 훈련이 잘 된다. 우리의 경우는 80~90%가 속기다. 세계대회에 나가면 훈련이 덜 되어 있는 단점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어떤 때는 초반부터 시간을 다 써버리고 초읽기에 몰린다.”

한국기사들이 세계대회에서 위기를 맞는 이유가 시간 방식 때문만은 아닐 텐데 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내가 갓 입단했을 때 이창호 9단은 구름 위의 존재였다. 그러나 신예들이 그를 목표로 삼고 끝없이 도전했다. 그러나 지금 신예들은 너무 강자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박정환ㆍ커제를 우러러보기만 할 뿐 감히 추월할 상대로 넘보지 못한다. 신진서 6단은 기재가 특출나고 천재적이지만 기질 자체가 평범한 기사들과 다르다. 아무리 이름난 선수가 둔 수라도 ‘이 수는 이상하다’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걸 보면서 이 신예는 뭔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상대를 너무 인정하면 대국할 때 지고 들어가는 것이다. 신예들에게는 패기가 필요하다.

한편, 박정환 9단과 같은 정상급 기사들은 다른 면모가 필요하다. 코치진이 자주 하는 이야기지만 박정환 9단은 ‘내가 한국을 대표한다’, ‘세계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을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 박정환 9단 만큼 바둑공부를 많이 하고 바둑에만 집중하는 기사는 세계를 통틀어서도, 역사를 통틀어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하나 승부에는 꼭 그런 게 좋지는 않다. 의무감이 되고 언젠가는 지칠 것이기 때문이다. 바둑을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지만, 즐겨야지 의무감으로 해선 안 된다. 물론 박정환 9단 자신이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이제 부담을 줄였으면 좋겠다.

신진서 6단은 올해 생각보다 많이 성장해서 기대된다. LG배 4강전에서 아프게 졌지만 약이 되었을 것이다. 본인도 깨닫는 게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목진석은 우리 국가대표팀 체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국 국가대표팀은 서로가 하나라는 의식이 강해서 강자가 약자를 이끌어 준다. 우리는 국가대표팀이 출발한 지 2년 반밖에 되지 않았다. 단체 소속감이 중국처럼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미 지금도 박정환ㆍ김지석 같은 강자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국가대표팀 연구실에서 후배들을 챙기고 있다.”

■ 미래를 키운다
미래를 위한 대회 ‘제2기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이 다가온다. 12월 19~26일 예선을 거쳐 내년 1월에 본선을 치른다. 결승은 3번기.

대국 수를 충분히 하자는 생각에서 예선은 스위스리그로, 본선은 양대리그로 했던 1기와 달리 이번 2기는 예선 토너먼트, 본선을 더블일리미네이션 토너먼트로 진행한다. 짜릿한 승부의 느낌을 주자는 목진석 9단의 의지가 담겼다. 대국시간이 2시간 60초 3회인 것 또한 시간이 충분할수록 대국 내용이 충실해진다는 목진석 9단의 생각이 반영된 것.

입단 4년차 이내(2013년 이후 입단자) 국내외 기사가 출전 자격을 지니며 연구생도 참여한다. 본선에선 예선 통과자 5명(남자 4 여자 1)과 한국 시드(전기 우승 준우승 랭킹상위 2), 중국 2명, 일본 2명, 대만 2명, 와일드카드 1명 등 16명이 겨룬다. 외국 선수들은 자국 고유의 방법으로 출전 선수를 정하며 와일드카드는 주최측이 예선 전에 발표할 예정. 결승전엔 공개해설과 지도다면기도 곁들여진다.

타이젬에서는 제2회 미래의별 본선 전 대국을 생중계한다.

'기전이 줄고 있다. 우리 신예들은 실전 대국 기회가 너무 적다. 그러니 실전감각이 떨어진다. 세계최강을 다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지금은 박정환ㆍ신진서등 정상급이 있지만 신예들이 성장하지 않으면 그 나라의 미래는 어둡다. 연구생 그리고 그 나이 전의 학생들까지 생각해야 한다. 몇 년 후의 한국이 어떻게 중국과 경쟁해 나갈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위기감에서 미래를 대비하자고 지난해, 신예들을 위한 대회 미래의 별 신예최강전을 만들었다. 첫해 대회 방식은 대국 수가 많게 하는 방식이었다. 올해는 참가 기사들에게 좀 더 짜릿한 승부의 느낌을 주기 위해 좀 바꿨다. 본선 첫 라운드는 삼성화재배 본선 첫 라운드처럼 더블일리미네이션을 도입했고 전반적으로는 토너먼트로 속도감 있게 했다.

어린 선수들을 지켜보면 정말 열심히 하고 내가 신예였을 때보다 몇 배로 치열한 경쟁을 하는데도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가 너무 적어 안타까웠다. 이번 2기 대회부터는 외국 선수과도 경쟁하게 되니 나름대로 국제대회 성격도 됐다. 중국은 참가 자격에 속하는 나이대에 이미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만큼 탄탄한 기사들도 있다. 그런 기사들이 나오더라도 뭐, 나쁘지 않다. 우리 선수들이 더 자극도 받고 세계대회에서 성적을 더 잘 내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환영할 일이다.

규모가 넉넉지 않다 보니 외국 참가선수들의 항공료나 숙식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제공하긴 어렵고 소정의 금액을 제공한다. 하호정 4단은 방송 진행자로서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를 밝혀 왔다. 신인왕 출신의 정상급 기사들이 재능기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오고 있다.

그럼에도 앞으로 지속가능하고 발전적인 대회로 나아가려면 추가적인 재정이 필요하다. 혼자 힘으로는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클라우드 펀딩 등 여러 형태의 성금 형식을 모색해 봤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법적인 제한이 있는 등 쉽지 않았다. ‘후원의 밤’ 행사라든지 오프라인 행사를 여는 것도 생각해 본 적이 있는데 도움이 되자면 대규모여야 할 것 같다. 처음부터 거창한 건 기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바둑팬들께서 이 대회와 우리나라 바둑계를 이끌고 갈 신예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고, 대회 발전을 위한 뜻에서 작은 손길이라도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바둑 국가대표팀 목진석 코치(guaidong@hanmail.net)의 호소다.
[PHOTO | 한국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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