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바둑챔피언십
종반에 마구 헤맨 딥젠고, 이유 있었네
박정환은 이야마유타에 승리
2017-03-21 오후 7:36:28 입력 / 2017-03-22 오전 9:38:28 수정

박정환 9단(24)이 일본 1인자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을 꺾고 소중한 1승을 챙겼다.
21일 오사카 일본기원 관서총본부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박정환이 이야마 유타에게 207수 만에 흑불계승했다.
국후 인터뷰에서 박정환은 “초반부터 좋지 않았고 상변 처리도 좋지 않아 어려웠다.”면서 “좌변에서 백이 지켰으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오히려 좌변에서 흑이 성과를 거둬 승리한 것 같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또 “일단 1승을 한 만큼 컨디션 관리를 잘 하고 딥젠고의 바둑을 꼼꼼히 분석해 2국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환은 이야마 유타와의 상대전적에서도 3승2패로 한발 앞서게 됐다.
▲ 종국 직후 박정환(왼쪽)과 이야마 유타가 복기하고 있다.
한편 관심을 모은 ‘일본판 알파고’ 딥젠고는 중국의 미위팅(羋昱廷ㆍ21) 9단에게 283수 만에 백 불계패했다. 그러나 종반까지 중국랭킹 2위 미위팅과 반집을 다투는 미세한 승부를 펼쳤다.
일본 딥젠고 프로젝트 대표이자 오지마 요지 씨와 함께 공동개발자인 가토 히데키 씨는 “딥젠고는 종반에 한집을 잘못 세고 있었다. 형세판단에 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라고 말했다. 뒤늦게 이를 깨달은 딥젠고는 성립하지 않는 수들을 시도해 보다 돌을 거뒀다.
돌을 거두기로 결정한 건 딥젠고가 아니라 딥젠고 프로젝트 팀이었다. “승률 30% 아래로 내려가면 딥젠고 스스로 돌을 거두도록 설정해 놓는 게 보통이지만(가이드라인이다). 이번 대회에서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돌을 거두는 설정을 하지 않았고 끝까지 두도록 했다. 돌을 거둔 순간에 가치망이 나타낸 승률은 30% 안팎이었다.”고 가토 히데키 대표는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언론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컴퓨터의 계산능력에 허점이 있다는 게 선뜻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이다. 가토 히데키 대표는 “중국룰과 일본룰은 대부분 집계산에 있어서 비슷한 모습을 보이지만 어떤 경우는 1집의 차이가 나타날 수 있는 여지가 본래 있다. 그런데 딥젠고를 포함해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모두 중국룰로 집계산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일본룰로 계산하도록 만드는 작업은 간단하지 않다. 무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있지만, 설정을 바꾸면 크게 어그러질 수도 있다. 참고로, 알파고도 이런 문제의 해결을 시도한 적이 있고 마침내 해결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미확인정보이니 참고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딥젠고에게는 숙제가 남은 것이다.
미위팅은 “중반에 내가 실수를 좀 저질러 위험했다. 그러나 종반은 딥젠고가 개선해야 할 점들이 좀 보인다”고 말했다.
22일에는 박정환 vs 딥젠고, 미위팅 vs 이야마 유타 대결이 펼쳐진다. 타이젬에서는 박정환 vs 딥젠고의 대국을 타이젬TV에서 생중계한다. 김지명/한해원 해설로 진행될 예정이다.
풀리그를 벌여 순위를 가리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의 우승 상금은 3000만엔이며 준우승은 1000만엔, 3위와 4위에게는 500만엔의 상금이 걸려있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이며 초읽기는 1분 5회씩.
▲ 다카오 신지 9단과 요시하라 유카리 5단이 진행한 공개해설회.
TYGEM / 타이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