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옥션배
조혜연 "일대일 대국이었으면 힘들었을 것"
'반집의 승부사' 이창호를 반집으로 꺾고 숙녀팀 우승 결정지어
2017-09-05 오전 1:26:41 입력 / 2017-09-05 오전 8:22:44 수정

9월 4일 오후 7시,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재개한 11기 지지옥션배 신사 대 숙녀 연승대항전에서 신사팀의 마지막 남은 주자 이창호 9단이 여류팀 6번째 선수 조혜연 9단에게 264수 만에 백 반집패를 당했다.
갈수록 숙녀팀이 강해져서 출발부터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격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자 주최사는 다분히 이창호 9단을 염두에 두고 신사팀의 출전 연령을 45세 이상에서 40세 이상으로 조정하면서까지 가세시켰다.
이창호 효과 덕이었을까. 지난해 신사팀은 서봉수 9단이 파죽의 9연승을 거두면서 이창호 9단까지 순번이 가지도 않은 채 우승했다. 그 때까지 살아남은 선수는 6명. 역대 5대5, 어쨌거나 서로 주거니받거니 5번씩 우승을 나눠갖는 균형을 이뤘다.
그렇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매년 고루 승점을 올리는 숙녀팀에 비해 신사팀은 특정 한두 선수의 연승에 기대는 의존도가 심했고, 아니나 다를까 올해 서봉수 9단이 단 1승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자 맥없이 이창호 마지노선까지 밀려버렸다. 해서 다음 12기부터는 신사팀이 40대에서 2명의 기사를 선발하는 현재 엔트리를 4명으로 늘려야할 거 같다는 말이 나왔다.
"글쎄요, 서봉수 명인님이 더 버티셨으면 알 수 없었을 겁니다. 서명인님이 나오셨을 때 전 우리 숙녀팀이 우승할 확률을 30% 잡고 있었고, 따라서 내가 더 힘을 내야한다 생각했습니다. 신사팀의 연령을 더 낮춰야된다고 생각진 않지만 저희 소녀후배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소녀들 또한 내년에는 더 강해질 테니까 그리한다 해도 더 불리해지지는 않을 거 같긴 합니다."

▲이세돌 9단과의 싸움에서도 2번 승리한 바(8패) 있는 조혜연이다. 일찍이 박지은 9단과 더불어 루이나이웨이 9단을 협공했던 무서운(?) 여전사다.
대국 후 조혜연 9단과 이날 대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오늘 대국 어땠나요? 언제 승리 확신했는지.
사실 초반을 안 좋게 시작한 데다 계속 중앙에서 무리를 했고, 흑(이창호 사범님)이 유리하다고 보고 풀어주셨다고 해야 하나… 초반에 흑이 승부를 걸어와도 좋을 국면이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 실전처럼 두신 거 아닌가 싶습니다.
이 덕분에 계속 버티다가, 제가 더 엷기는 한데 어느 정도 집으로 따라가게 되니까, 덤이 있으니까 좀더 버티면 해볼만하다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중반 이후는 뭔가 그래도 느낌은 좋은 거 같은데 의심스럽더고요. 워낙 뚜벅뚜벅 두시니까. 게다가 마지막 반패 싸움을 두고 패감 착오로 반패 승부를 가정하고 있기도 했고요.
▶숙녀팀의 우승을 결정지은 의미 있는 승리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이창호 9단에게 4연패를 당하다 처음으로 이긴 것이기도 한데.
이 판을 앞두고 이창호 사범님의 최신 기보를 많이 놔 봤는데, KB바둑리그나 이세돌 9단과 둔 바둑을 보면서 이 분은 내가 맞둘 수 있는 레벨이 아니구나, 너무 잘 두셔서… 그래도 가능하면 내가 버텨서 힘을 좀 빼 보자는 전략이었습니다.
일대일 대국이었으면 힘들었겠지요. 뒤에 6명이나 남아있는 여자선수들 때문에 부담을 가지셔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셨을 겁니다. 뒤에 버티고 선 여자선수들이 저한테는 힘이 됐고 이창호 사범님한텐 부담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TYGEM / 타이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