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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물

②그대는 푸르른 봄의 꽃 '홍무진'

투어가이드가 된 프로기사

2018-06-17 오후 9:23:28 입력 / 2020-04-26 오후 6:06:09 수정

#②그대는 푸르른 봄의 꽃 '홍무진' 인터뷰 기사는 1편에서 이어졌습니다 ▶1편 바로가기


기약 없이 갔던 중국에서 예정보다 일찍 ‘투어가이드’라는 직업으로 돌아온 이유는 사람에 있었다.


투어가이드라는 직업을 선택하는데는 3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 보다 먼저 사람이 있었다. 그는 우연히 통영 여행을 왔다가 빛이 나는 사람 ‘기림대장’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났다. 기림대장이 이끄는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이 힐링을 하고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행복을 전하는 일이 하고 싶어졌다. 막연했지만 절실했던 '행복을 전하는 일'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기림대장을 따라 화끈하게 중국에서 통영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다면 행복을 위해 긴 시간 함께한 바둑과 영영 작별 인사를 한 것일까.
 

“바둑은 저에게 인생이죠. 생각해보면 바둑은 제 모든 것이에요. 저는 승부가 체질에 잘 맞아요. 어려서부터 함께한 바둑이 행복한 순간만 준 것은 아니지만, 좋았던 기억이 더 많아요. 프로기사라는 직업은 어떤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줘요.
얼마 전에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책도 썼는걸요? ‘수를 읽다’라는 창작 사활집인데 7월 초쯤 완성 될 것 같아요. 바둑이 싫어져서 떠난 것이 아니라 여행이 너무 좋아서 여행 중이에요. 지금은 여행 중이지만 언젠가는 돌아갈 날이 오겠죠?”


올해 공식기전에는 2번 출전했고, 프로암리그에도 출전하고 있는데 성적이 좋다. 동료들이 통영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질문을 했을 정도다. 통영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이 ‘편안하다’는 것인데 질문에 대한 답인 것 같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마냥 편안한 길을 걷는 것 같지만 무진대장은 부모님에게 참 미안하다. 중국에서 돌아와 통영에 가겠다는 말에 아버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보다 하고 있는 일을 잘 하는 것이 맞다’고 말하셨다.
주변에서 모두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하고 싶은 것을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는 그를 보며 지금은 ‘네 인생이고,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응원의 말을 해준다. 창작 사활집 출판을 서둘렀던 이유 중에 하나이다.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모르고 누군가 시키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 길이 자신의 길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있는 그에게 큰 울림을 준 여행 친구가 있다.

 



통영 투어 중 가장 밝아 보였던 그녀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 같았다. 그는 어릴 적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며 사랑을 많이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었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을 보면 부러웠다.

투어가 끝나고 헤어지는 길 그녀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밝았던 그녀였다.
간호사였던 그녀는 다른 사람들을 돌보면서 지냈지만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을 몰랐다. 당시에는 너무 비참하고 억울했지만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어쩌면 우리 인생은 길지 않을 수 있다는 말과 함께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고, 모레도 행복하고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투어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헤어지면서 그녀가 했던 말을 꼭 전한다고 한다.


무진대장은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행복할까.

“그럼요. 행복합니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 고민들이 ‘뭘 싶은지 모르겠다’ 혹은 ‘이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데, 계속 해야 할까’ 이더라고요. 저는 어떤 순간이 와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바둑도 여행도 모두다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그래서 너무 행복해요. 무슨 일을 하든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행복을 찾아 떠난 가슴 뛰는 그대 홍무진.
'오늘도 행복하고, 내일도 행복하고, 모레도 행복하고 있어요!'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지 신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니 ‘꿈을 이룬다’는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故 신해철. JTBC ‘비정상회담’ 중에서]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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