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리그
홈앤쇼핑, 정관장황진단에게 ‘2패 후 3연승’ 역전극
정관장황진단은 최초 탈락 멍에
2020-01-03 오전 9:46:09 입력 / 2020-01-03 오전 10:04:50 수정
▲홈앤쇼핑 주장 이영구(오른쪽)가 전반기에 이어 다시 최종국에서 진시영을 꺾었다.
일찌감치 AI 승률 5%까지 떨어진 바둑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도, 팀도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2020년 새해를 여는 KB리그 첫 경기에서 보기 드문 일이 펼쳐졌다. 홈앤쇼핑과 정관장황진단이 두 번 만나 두 번 다 '2패 후 3연승'의 결과를 기록했다. 승자는 두 번 다 홈앤쇼핑이었다.
1월2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9-2020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4라운드 1경기에서 홈앤쇼핑이 정관장황진단에 2패 후 3연승으로 또 한번의 역전극을 펼쳤다.
4승8패의 정관장황진단은 한 경기라도 지면 바로 탈락이 확정이며, 5승6패의 홈앤쇼핑 또한 여기서 패하는 날엔 전도가 암담해지므로 사즉생의 각오로 임한 경기였다. 후반전 4국이 보통 때보다 30분 가량 늦은 밤 9시에 개시되는 등 모든 판이 치열했고, 승부가 끝난 시각도 밤 11시를 훌쩍 넘겼다.
올 시즌 다섯번째로 2패 후 3연승 드라마가 나왔다. 그 중 두번을 홈앤쇼핑이 작성했다. 같은 팀을 상대로 전후반기 모두 대역전승을 거두는 드문 기록이 만들어졌다. 최종국의 주자가 이영구와 진시영으로 같았다는 점도 공교로웠다.
▲홈앤쇼핑의 장고전문으로 자리매김한 한태희(오른쪽)가 윤찬희에게 완승하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홈앤쇼핑은 속기3국에서 한승주가 상대 주장 이동훈에게 선취점을 내줬고, 기대를 걸었던 장고판에서 심재익이 안조영에게 지며 0대2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다행히 한태희가 윤찬희를 잡으며 역전의 불씨를 살렸지만 전망은 어두웠다.
팀의 1-2지명이 출격한 홈앤쇼핑의 후반부 상황은 더욱 암담하게 흘러갔다. 김명훈이 박진솔과 엎치락뒤치락 접전을 펼치는 와중에 1지명 이영구가 진시영과의 대국에서 대착각을 범하며 일찌감치 판을 망쳤다. 우상귀에서 손해를 본 다음 바꿔치기로 승부를 연장했지만 워낙 피해가 컸던 탓에 AI의 승률은 5%로 곤두박질쳤다.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는 신호였다.
이것이 기적처럼 뒤집어졌다. 5국에서 김명훈이 박신솔을 꺾고 2대2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이어 이영구가 우상귀 패를 빌미로 한 혼신의 뒤집기를 시도한 끝에 307수, 1집 반의 간발의 차이로 진시영을 꺾었다. 같은 팀, 같은 주자를 상대로 또 한번의 대역전을 완성했다.
▲경기 전 3연승을 달리고 있던 김명훈(왼쪽)의 상승세가 박진솔을 맞아 4연승으로 이어졌다(시즌 8승4패).
박진솔은 다시 3연패를 당하며 3승10패가 됐다.
짜릿한 역전의 기쁨과 함께 크게 한숨을 돌린 홈앤쇼핑은 6승6패, 5할 승률로 복귀하며 중위권(6위) 발판을 다졌다. 2지명 김명훈의 기세가 좋은 가운데 1지명 이영구가 연패를 끊는 등 긍정적인 조짐도 보였다. 패한 정관장황진단은 이번 시즌 참가 9개팀 가운데 첫 탈락의 멍에를 썼다.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이겨도 7승9패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한다.
9개팀이 더블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3일 셀트리온(6승6패. 5위)과 화성시코리요(6승5패. 4위)이 14라운드 2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신진서-송지훈, 최재영-조한승, 최정-박정환, 한상훈-홍기표, 이호승-원성진.
전반기엔 셀트리온이 3대2로 승리한 바 있으며, 신진서(승)-송지훈, 이호승(승)-원성진은 리턴매치다. 최대 관심판인 최정-박정환의 대결은 2012년 9월 삼성화재배 본선(박정환 승) 이후 7년4개월 만의 재회.
▲경력26년차 안조영(오른쪽)이 심재익의 대마를 잡으며 관록의 무서움을 보여줬다. 안조영은 올 시즌 2승3패.
2년 만에 리그를 다시 밟은 심재익은 4연패 후 4연승, 다시 2연패의 흐름이다.
▲대조적인 기풍의 두 기사였고, 상대전적에서도 홈앤쇼핑 한승주(왼쪽)가 2승1패로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정관장황진단 주장 이동훈 앞에서 그런 것들은 무의미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