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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물

②마운드에 던진 그대의 근성 에너지 '손혁'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멘탈

2020-01-24 오후 1:16:18 입력 / 2020-01-24 오후 1:59:35 수정

②마운드에 던진 그대의 근성 에너지 '손혁' 인터뷰 기사는 1편에서 이어졌습니다 ▶1편 바로가기

 

 

 

 

#인공지능 출연 이후에 바둑은 개성이 사라지고 있다. 특히 포석 단계는 누가 더 많이 외웠는지 암기력 테스트를 하는 듯 하다. 인공지능이 창의적인 수를 많이 둔다고 하는데, 결국 그 창의성을 보고 발전시키지 못하고 암기만 하는 셈이 됐다. 야구도 자세에 따른 창의성이나 개성 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선수들한테 하는 말이 있다. 공격이 약하다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공격에만 치중하는 것 보다는, 잘할 수 있는 수비에 더 집중하라고 한다. 강한 것을 더 강하게 만들고, 약한 것을 메우려다가 강한 것을 잃어 버리지 말라고 한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보충만 하다 보면 그들만의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

야구도 창의성이나 개성을 엄청 중요하게 여긴다. 사람의 몸은 각자 다르다. 골반이 틀어진 사람도 있고 걷는 방법이 다른 사람도 있다. 투구폼이 사이드암이건 언더핸드건, 아니면 오버핸드건 타고난 유전인자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너무 특이해서 이걸 수정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하기도 하지만 최대한 그 사람의 것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최대한 끌어 올리고 당사자가 고친다고 하면 그 때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

선수들은 각기 다른 적성이 있기 때문에 이 사례에 맞게 발전 해야 한다. 바둑도 빨리 두는 거 좋아하는 사람은 빨리 두는 것이 성적이 좋을 수 있다. 속기파에게 생각을 많이 하라고 하면 과연 성적이 좋아질까?


#언제부턴가 데이터 야구가 많이 거론되는 것 같다. 바둑도 상대방의 기풍이나 최근 전적 등을 연구하고 분석하면서 상대방과 경기에 임한다. 야구뿐 아니라 대부분의 스포츠, 일반 기업체의 업무들도 데이터에 기반하여 움직이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와 미국 프로야구 해설을 진행하면서 투수들의 투구메커니즘 등을 분석하는 심층적인 해설로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공부 많이 하는 야구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손감독은 데이터를 어떻게 실전에 활용하고 있을까.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전에 활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선수들을 설득할 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진짜 좋은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자신의 실력을 못 믿는 경우가 있다. 9개 잡은 것은 기억하지 못하고 하나 맞은 걸로 기억을 하더라.
선수에게 ‘너는 회전수가 엄청 좋으니깐 밑 보다 위가 아웃 될 확률이 높다’ 등 여러 상황에 대해서만 설명하다 보면 어려운 경우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 분석으로 이야기를 하면 설득이 된다.

KB리그도 마찬가지다. 상대전적이 10대0이면 이길 확률 높으니까 오더를 짤 때 많은 고민을 하는 것 아닌가. 우리 선수가 편안한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가야 퍼포먼스가 올라갈 것이다. 야구선수들도 상대전적에 따라 움츠러들기도 하고 강하게 대들기도 한다. 바둑도 기풍에 따라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2013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었던 손혁 감독은 KB리그 관전을 하며 끝날 때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이세돌 선수를 좋아했던 것으로 안다. 또 이선수가 부진했던 시기에는 ‘이세돌에게는 조언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감독으로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술은 어느 정도가 지나면 다 똑같아 진다고 본다. 체력이 없으면 그 기술을 습득할 수가 없다. 좋은 체력을 가지고 있으면, 하루에 열시간 혹은 더 많은 시간 동안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또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같이 떨어진다. 이럴 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건 동의하지 않는다. 정신력이 아니라 근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가 ‘근성이란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열정과 끈기를 갖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근성을 가지고 있을 있을 데 정신력은 따라 오는 것이다.

바둑은 앉아서 두다 보면 재밌어서 일어나지 않는다. 1시간 정도는 꼭 어떤 운동이든 하는 것이 성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바둑 하시는 분들에게 골프나 웨이트, 등산을 적극 추천한다.


#2017년에 <투수 멘탈코칭>(2017년 발간)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꾸준한 태도와 긍정적인 마인드, 휴식 등 투수의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는 사항 등에 대한 마음가짐들을 소개했다. 바둑도 마인드스포츠라고 하여 멘탈이 중요하다. 상대전적에서 불리하거나 심리싸움에서 밀려서 지는 경우가 많다. 멘탈이 약한 애기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듯 하다.

멘탈은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최대한 빨리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SK 코치 시절에 고민이 있을 때 다섯분 정도에게 상의를 드리곤 했는데 똑같은 이야기를 해줬다. ‘네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갈 수 없는 것 까지는 고민하지 말아라’라는 말이다.

또 자꾸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라는 것이다. 바둑은 팀 경기가 아니라서 차이점이 있겠지만 코칭 스텝부터 주변의 사람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선수들을 바라보면 선수들이 가진 퍼포먼스가 제대로 나오지 못한다.

최근에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었는데 도움이 됐다.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 되고 처음에는 모든 사람한테 좋은 이야기만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적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다. 하지만 세상의 절반이 나를 싫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지더라.

긍정적인 생각과 비슷한 맥락인데, 즐거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매일 같은 사람들을 마주하고,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지칠 수도 있다. 그 안에서 나름의 즐거움을 찾아보길 권한다.

예를 들자면, 대회에서 10대0으로 졌지만 그 중 한 선수가 잘 던졌던 것에 기쁨을 가지려고 하고, 12대0으로 졌지만 한 선수의 좋은 공을 봤으니까 기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둔 바둑 수들 중에 한 수라도 빛나는 수가 있었다면 거기에 즐거움을 찾아보면 어떨까.

 



▲손혁 감독이 재입성한 고척스카이돔 앞 광장. 손감독은 올해 한발 더 가려고 한다.



#과거 넥센 투수코치 시절부터 현재 키움의 젊은 투수진을 만들어낸 1등 공신이다. 감독으로 다시 고척에 오신 소감이과 키움 히어로즈 감독으로 2020 시즌 목표가 있다면.

고척으로 재입성하니 좋다. 제가 잘 하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하고 있고, 저보다 뛰어난 코치들, 선수들에게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보는 사람들마다 ‘부담이 되겠다’는 말을 하시는데 부담은 같이 나누려고 한다. 작년에 한발이 부족했기에 올해는 한발 더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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