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랭킹6위 김지석(왼쪽)과 4위 변상일의 접전은 4시간12분만에 김지석의 불계승으로 끝이 났다.

유리했던 흐름에서 변상일이 장고한 끝에 둔 수가 패착이 됐다. 더군다가 김지석은 초읽기 60초 하나로 버티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더욱 뼈아픈 결과다.

3월31일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쏘팔코사놀 최고기사결정전 19국에서 김지석이 변상일에게 128수만에 백 불계승했다.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128수까지 수읽기로 전투를 펼쳤던 대국은 변상일의 대착각으로 4시간12분 만에 끝이 났다. 이 결과로 김지석은 0대3이었던 변상일과의 상대전적을 1대3로 좁혀나갔다.

대국 내용이 마음에 걸린 듯 김지석은 멋쩍게 웃으며 “결과를 떠나서 내용이 상당히 안 좋았다. 초반부터 좀 불리하게 시작해서 별로 안 좋게 출발했던 것 같다. 중반에 상대가 무리하는 바람에 기회가 왔었는데 거기서 좀 어이없는 실수를 하면서 다시 역전됐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상대의 착각으로 운 좋게 이기긴 했는데 전체적으로 좀 부끄러운 내용이라고 생각한다.”고 대국을 돌아봤다.

K바둑 안형준 해설자는 “오랜 시간 동안 변상일 선수가 기울였던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시간이 많은 변상일 선수가 시간으로 압박하려고 했지만 큰 실수를 했다. 두 선수의 수읽기를 통한 힘 겨루기 결과가 아니라 변상일 선수의 착각으로 나온 것이라 아쉽긴 하다.”고 총평했다.

▲김지석의 다음 상대는 신진서다. "서로 좀 잘 해서 좀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자."

1승을 추가한 김지석은 4승1패로 신진서와 공동1위에 올랐으며 변상일은 2승4패로 신민준, 강동윤과 공동4위다.

어려운 싸움에서 승리를 이끌어낸 김지석은 “아직 두 판이 남아 있고... 두 판 다 좀 어려운 상대들이라 특별한 생각은 없다.”고 전하며 “다음 대국이 신진서 선수랑 두는 걸로 알고 있는데 준비를 잘해서 오늘보다는 좀 더 잘 둬야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지석은 상대전적에서 신진서에게 4승7패로 밀리고 있으며 최근 4연패 중이다. 신진서는 김지석과 대국에 앞서 ‘(나와) 결승에서 만나려면 다른 선수들을　꺾고 올라와야 될 것이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김지석은 “신진서 선수가 좀 자신감을 드러낸 얘기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모습을 좀 좋게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에게도 이겨야겠지만  저 역시 신진서 선수를 이겨야 결승에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회는 (주)인포벨이 후원했으며 우승상금은 7천만원, 준우승상금 2천만원이다. 상금과 별도로 매판 본선리그 승자에게 200만원, 패자에게 100만원의 대국료를 지급하며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다. 타이젬에서는 쏘팔코사놀 최고기사 결정전 모든 대국을 수순 중계한다.

▲4승1패로 신진서와 공동1위에 오른 김지석. 유일한 패점은 신민준에게 당한 것이다.

▲유리한 흐름을 가져갔던 변상일은 중요한 순간에 착각을 하며 승리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