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랭킹 1위 신진서(왼쪽)가 4위 강동윤을 제압하고 1-0으로 앞서나갔다.

"인간이 둘 수 있는 최고 수준 내용을 두 선수가 보여줬다. 강동윤 선수가 너무 잘 둔 바둑인데 시간에 몰리면서 중앙 접전에서 실수했고, 신진서가 단 한 번의 찬스를 번개같이 잡아내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희성 해설위원)

자타가 공인하는 일인자 신진서와 최근 한국 바둑계에서 기세가 가장 좋은 강동윤이 펼치는 결승3번기. 시작부터 화제를 모았던 빅 매치는 개막전부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초반부터 팽팽한 국면을 줄곧 리드한 강동윤은 110수 언저리까지 신진서를 상대로 우세한 국면을 이끌어왔으나 단 한 번의 판단 미스가 파국을 불러왔다.

▲왜 신진서가 세계 일인자인지 보여준 한 판. 최근 절정의 기세를 과시하고 있는 강동윤이 살짝 보인 빈틈 한 번을 파고들어 단번에 항서를 받아냈다.

26일 14시 서울 성동구 바둑TV스튜디오에서 제5기 용성전 결승3번기 1국이 한국 1위 신진서와 4위 강동윤 대결로 펼쳐졌다. 흑을 잡은 강동윤이 시종 리드하는 흐름이었으나 요처였던 중앙을 두고 우변을 취하는 소탐대실의 결과로 중앙 대마가 모두 절명하며 급작스러운 종국을 맞이했다(신진서, 128수 끝 백 불계승).

승리한 신진서는 한 판만 더 이기면 선수권전으로 치러지는 용성전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다. 신진서는 2020년 3기~2021년 4기 용성전 결승에서 모두 박정환과 만나 각각 2-0, 2-1로 승리하며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초대 YK건기배를 제패하며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강동윤은 비록 판단 미스 단 한 번으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으나 신진서를 상대로 초·중반 내내 리드하며 '역주행'하고 있는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일본 바둑장기채널이 후원하는 용성전은 통상 생방송하지 않고 녹화 방영하지만, 결승전은 생중계한다. 바둑TV 생중계를 진행한 이희성 해설위원(오른쪽)과 이소용 캐스터. 

신진서가 1-0으로 리드한 가운데 이어지는 결승3번기 제2국은 28일 14시에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만약 강동윤이 승리해 1-1 타이가 된다면 최종 3국은 바로 다음날인 29일 14시에 속행한다.

한편 한국 용성전 주최사인 일본 바둑장기채널 오카모토 고세이 대표는 “실력이 좋은 한국 기사들의 대국을 일본에도 소개하고 싶어 한국에서 용성전을 개최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용성전의 모든 경기는 시간누적방식(피셔방식)으로, 제한시간은 각자 20분에 추가시간 20초로 진행된다.

일본 바둑장기채널이 후원하는 제5기 용성전 총규모는 2000만엔(円)이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준우승상금은 1200만원이다. 현재 용성전은 일본과 중국에서도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