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월 연속 여자랭킹 1위, 전체 랭킹 25위의 최정(왼쪽)이 2위 박정환과의 일곱 번째 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패배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박정환의 실수를 예리하게 추궁하며 일궈낸 대역전승. "오더가 나왔을 때는 포기한 상태였는데, 욕심이 아예 없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는 국후의 최정이다.

 

 

최정이 박정환에게 당해 왔던 6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5일 저녁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반기 5라운드 3경기에서 최정이 224수 만의 불계승으로 박정환을 꺾었다. 2012년 첫 대결을 시작한 이래 10년간 6패만을 당해 오다 거둔 첫 승이다.

흑으로 세 차례, 백으로 세 차례 대부분 200수를 넘기지 못하고 패했던 최정은 백을 든 이번에도 150수를 넘기면서 승률이 5퍼센트 이하로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별히 꼬집을 만한 실수가 없었지만 박정환의 반면 운영이 완벽했다.

 

 

▲프로 입문 후 최상위 랭커에게 승리한 최정. 경기가 끝나자 마자 인터뷰를 진행한 최정은 "앞으로 자신감을 갖고 바둑을 두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소감에 이어 "랭킹 1위 신진서9단은 정말 강하지만(상대전적 4패 중) 기회가 생긴다면 최선을 다해 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이 바둑을 포기하지 않고 따라붙고 또 따라붙으며 기회를 노린 끝에 뒤집었다. 박정환은 개전 후 3시간 가까이 무결점의 행보를 보였지만 막판에 크게 흔들리면서 대마가 끊겼고, 이후 자충으로 치명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꼿꼿하던 허리가 갑자기 뒤로 젖혀지고 이마를 짚는가 하면, 한 수 두고 나선 뒷목을 잡고 윗머리를 꼬는 모습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전반기를 3승4패로 마무리했던 최정은 후반기 들어 신민준, 설현준에 이어 박정환까지 꺾는 기염을 토하며 6승5패로 올라섰다. 국후 인터뷰에선 "이번 시즌은 이전 어느 때보다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는 포부도 이어졌다.

 

 

▲박정환은 1월19일 이후의 전체 기전 12연승이 끊기는 동시에 여자기사를 상대로 한 37승1패의 전적에도 패점 하나를 더했다. 이전의 1패는 신예 시절이었던 2009년 7월 KB리그에서 김미리에게 당한 것.

 

한편 팀 승부에서는 컴투스타이젬이 4대1 승리를 거뒀다.  전반기에 개인 승수 1승 차이로 셀트리온에 밀려 4위를 놓쳤던 컴투스타이젬이 난적 수려한합천을 상대로 포스트시즌의 의지를 불살랐다. 후반기 2승2패(6위)에 통합성적은 6승6패로 5위.

전반기의 승리를 고스란히 재현한 스코어를 박진솔-조완규-최정-박하민이 각각 박종훈-박영훈-박정환-박진영을 상대로 만들어냈다.

 

 

▲컴투스타이젬은 2패만을 안고 세 번째 등판한 조완규(오른쪽. 67위)가 거함 박영훈(15위)을 꺾는 등 승부 의지 면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9개팀이 전.후반기 리그를 벌여 포스트시즌에 오를 다섯 팀을 가리는 정규시즌은 6일 정관장천녹과 포스코케미칼이 후반기 5라운드 4경기를 벌인다. 개별 대진은 이동훈-류민형(1:1), 김명훈-이창석(2:3), 홍성지-박건호(4:2), 최재영-최철한(1:1), 송규상-변상일(1:5, 괄호 안은 상대 전적). 전반기엔 포스코케미칼이 4대1로 이긴 바 있으며 리턴매치는 없다.

KB리그 우승상금은 2억원, 준우승상금은 1억원이며 모든 대국은 19시에 동시 시작한다. 제한시간은 각 1시간, 1분 초읽기 3회다.

 

 

▲컴투스타이젬은 주장 박하민(오른쪽)이 나현을 대신해 첫 등판한 퓨처스 박진영에게 반집차 신승을 거두며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진솔(오른쪽)은 박종훈에게 승리.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펼쳐진 절친 대결에서 이번엔 김진휘(오른쪽)가 한승주에게 설욕했다. 수려한합천이 유일하게 이긴 판.

 

 

▲모든 대국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회.

 

 

 

 

[2021-2022 KB국민은행 바둑리그 후반기 팀/개인 순위]

 

 

 

▲최정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바둑 소설이 있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