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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미국대학 정규과목
2002-03-20 입력
| [ 바둑단신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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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미국대학 정규과목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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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이 미국 대학 캠퍼스에 정식 독립 과목으로 진입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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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미국 유수 대학인 오리건 대학이 서구에서는 처음으로 바둑을 정식과목으로 채택, 화제를 낳고 있다. 산파 역을 맡은 더프 교수가 역사적인 첫 강의에 앞서 학생들과 담소중인 모습) 서구(西歐) 대학 강의실에 바둑은 그간 일본 문화의 일부로, 또는 동양 철학이나 컴퓨터 관련 학과의 인접 학문으로 이따금 소개되곤 했다. 이번 강좌 개설은 더프 교수 개인의 바둑을 향한 열의의 결정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나다 출신으로 독신인 더프 교수는 13세 때 바둑을 처음 접한 뒤 매료, 사는 곳을 옮길 때마다 지역 바둑 클럽을 창설하는 등 평생 바둑과 함께 살아온 매니어. 94년 미국 바둑협회(AGA)에 가입했고 각 지역 대회나 워크숍에 빠짐없이 참가해왔다. 더프 교수는 미국의 바둑이 발전하기 위해선 보급이 최 우선 과제라고 판단, 우선 자기 과 학생들에게 지난 해 9월 자신이 만든 바둑 클럽에 들 것을 권장했다. 학생들의 반응이 기대 이상 높은데 고무된 그는 바둑을 캠퍼스로까지 끌어들이기로 결심, 재직 중인 오레곤 대학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강좌 개설 제안서를 제출했다. “…바둑은 3, 4000년 역사의 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형태다. 창조적 과정을 통해 돌들이 멋진 미학을 창출해 낸다. 그 역사는 서양의 건반악기 역사보다, 심지어는 파르테논 신전 보다도 훨씬 앞선다. 그 깊이와 철학을 연구하기위해 한국에선 독립 학과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학교측의 반응은 냉담했다. 학생들이 바둑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는 이유였다. 하지만 더프 교수는 물러서지 않았다. 다시 “아시아에선 그림, 서예, 음악, 산수(山水), 다도(茶道) 등이 4대 예도(藝道·noble arts)를 놓고 경합해 왔으나 그 중 바둑이 빠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동양 철학에 뿌리를 둔 바둑은 최근 수학자 및 인공 지능 학자들에게 집중 연구 대상이 될 만큼 학습 효과도 크다”며 집요하게 학교 측을 졸라 기어이 허가를 얻어냈다. 그는 그 즉시 캠퍼스를 돌아다니며 게시판 마다 수강생 모집 포스터를 내걸었다. “…나무 판에서 흑 백 돌로 영토를 다투는 지구상 가장 오래된 보드 게임(board game)이며…세계엔 어린이부터 나이든 프로들까지 수천만명이…바둑은 파괴보다는 건설의 게임으로… 가능한 경우의 수는 10의 200승(乘)에서 300 승에 이를 만큼 방대하며….” 포스터 윗 쪽은 우칭위안(吳淸源)과 하시모토(橋本宇太郞)간의 저 유명한 대국 기보가 차지했다. 수강 신청자 수는 현재 37명. 그 중 대학원생이 4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학부 학생들이다. 강좌 허가가 늦어지는 바람에 처음엔 9명에 불과했으나, 교내 신문에서 이 ‘신비한 학문’에 대한 소개가 나가면서 폭발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 올랐다.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 수용 시설 등 여러 면에서 오히려 고민스러울 정도가 됐다. 더프 교수는 캠퍼스 내에서의 첫 바둑 수업에 마냥 가슴 부풀어있다. “처음 학교 측의 ‘무식함’에 깊은 좌절감을 느꼈으나 이제는 몹시 행복하다. 바둑의 원리, 사활 문제, 전략, 시야, 계가, 복기 등 많은 것을 가르치겠다. 학생들 간의 토론 시간을 반드시 가질 예정이며, 학기 말 연구 보고서 제출은 물론 실제 대국까지 거쳐야 학점을 인정하겠다.” 서구 캠퍼스에 바둑학과가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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