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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 '아직은 내가 한수 위'

2002-11-14 오후 11:18:05 입력

[타이젬 빅이벤트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루이, "아직은 내가 한수 위"


박지은에 2연승…정선으로 치수 변경


루이 나이웨이(왼쪽) 9단과 박지은 3단이 타이젬 특별대국실에 마주앉아 치수고치기 2번째 대국을 두고 있다.


과연 세계여류최강 루이 나이웨이(芮乃偉) 9단은 '썬 파워'였다.
치수고치기 10번기 초장부터 루이 9단이 박지은 3단을 연파하며 단숨에 정선(定先)으로 주저앉혔다.

11월 14일 타이젬 특별대국실에서 속개된 세계여류최강 루이 9단 : 한국여류최강 박지은 3단의 치수고치기 10번기 두번째 판에서 루이 9단이 293수만에 백 2집반승을 거두고 일주인 전 1국 승리에 이어 2연승을 올림으로써 치수를 정선으로 한 치수 끌어내렸다.

정선(定先)으로 치수변경이냐?
호선(互先) 유지냐?

두 기사의 치수고치기 10번기는 스피디한 온라인의 속성을 십분 살려 보통 4승 차이가 나는 시점에서 치수를 변경하는 10번기의 관례를 뒤엎고 2연승마다 한 치수씩 변경하는 파격적인 룰을 채택했다.

따라서 먼저 첫판을 이겼다할지라도 두번째 판을 내줄 경우 오히려


루이9단(오른쪽)이 남편 장주주 9단과 함께 대국 후 안도의 숨을 쉬며 바둑 내용에 관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거꾸로 막판에 몰리는 뒤가 없는 외줄타기의 대결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이미 1국을 이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루이 9단으로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한판이었고, 치수변경 막판에 몰린 박지은 3단은 말할 것도 없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었던 한판.


대국후 박지은 3단(왼쪽)이 김지명 바둑TV 진행위원과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가뜩이나 수비보다는 공격을 능기로 하는 인파이터들인 데다 내친 김에 밀어붙이려는 루이 9단과 필사의 반격을 노리는 박지은 3단의 심경이 그대로 담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어서 2국 역시 불꽃튀는 육박전이 펼쳐졌다.

초반부터 한치도 양보 없는 밀고 밀리는 난타전을 벌이는 와중에 박지은 3단이 좌하변 흥정에서 포인트를 올림으로써 한발 앞서갔다. 박3단이 끊임없이 펀치를 날리며 덤벼드는 루이 9단을 절묘하게 응접하며 착실히 실리를 쌓아나가자 세불리를 의식한 루이 9단이 우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진 흑대마 사냥에 승부를 거는 모험을 감행했고, 박3단이 초읽기에 몰린 가운데에서도 침착하게 응대하여 살아버리자 승부는 끝나는 듯했다.

박지은 3단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었다.
그러나 승리가 손아귀에 잡히려는 찰나 긴장의 끈을 놓았고, 이 찰나의 방심은 걷잡을 수 없는 패배의 수렁으로 곧장 직결되고 말았다. 마음이 느슨해진 박지은 3단이 마지막 순간 좌상변에서 백의 붙임수에 너무 헤프게 대응했던 것이 다 잡았던 승리를 날려버린 패착이었다.

아래 하이라이트를 보자.


[하이라이트]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박지은 3단 ○루이 나이웨이 9단


"마지막 순간 방심했다"

장면도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심정으로?)

백1로 붙인 수는 루이 9단의 마지막 승부수.
승부수라 표현을 하고는 있지만, 지금 장면은 사력을 다해 쫓던 흑▲ 대마가 A와 B를 맞보기로 간단히 살아버린 데다 하변엔 흑C로 백 여섯점을 잡는 맛까지 남아있어 도저히 승산이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어찌보면 그냥 던지기는 뭣해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심정'으로 한번 붙여본 수였는지 모른다.

이때 박지은 3단이 흑2로 덥석 받아버리자 백3의 통렬한 수법이 성립했다.

실전진행 (헤펐다)

계속해서 흑1 이하 백12까지 순식간에 이어졌는데, 대마를 쉽게 타개한 직후 이겼다고 생각한 박지은 3단이 기분이 좋은 나머지 좌상귀 흑 두점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선뜻 떼어주는 방심을 범한 것이다.

한마디로 너무 헤펐다.


참고도 (끝내는 코스)

백1엔 흑2로 받는 게 정수였다. 백3에 끊을 때 흑4로 꽉 이은 뒤 6으로 넘어 귀를 살렸으면 무난히 이길 수 있었다.

1국도 그렇고 2국 역시 내용면에서 여러번 이길 수 있는 충분한 국면을 이끌어놓고도 승부결과에서 지는 우를 범해 안타까움을 샀다. 역시 경험부족인가?

양재호 9단의 실시간 해설로 진행된 치수고치기 2국은 타이젬 기보감상 코너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다음 대국은 루이 9단의 중국 방문 일정이 겹쳐 부득이 한주를 건너뛰고 다다음주 11월 28일 오후 8시에 타이젬 본사에서 두어진다.

<TYGEM/정용진
sodol@tygem.co.kr>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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