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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정유배

"이세돌과는 멋진 승부 될 것"

2002-09-19 오전 10:53:23 입력

[제7기 LG정유배 프로기전]


"이세돌과는 멋진 승부 될 것"

3년 연속 LG정유배 결승 오른 최명훈 인터뷰

올들어 10대 후배강자들의 기세에 가려 한동안 뜸했던 최명훈이 다시 힘차게 일어서고
있다.

얼마전 중국세의 거센 돌풍 속에서도 삼성화재배에서 중국 기사들을 연파하고 8강
에 올라 한국바둑의 자존심을 지켜주었던 그가 자신의 본 무대라고 할 수 있는 LG
정유에서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신예 '어린 왕자' 박영훈 3단에게 선배의 무서움을
알려주었다.

 

최명훈 8단은 지난 97년, 98년에도 연거푸 결승에 올랐으나, 이창호 벽에 막혀 준우승의 분루를 삼키다가 2000년 이창호를 격침시키고 올라온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을 3대1로 꺾고 마침내 염원의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또다시 이창호 9단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으나, 현재 7기가 진행중인 이 대회에서 통산 '1회 우승, 3회 준우승'이라면 빼어난 성적임에 틀림없이 더구나 이 기전이 녹다운 토너먼트제임을 감안할 때 가히 'LG정유배의 사나이'라고 불릴 만 하리라.

'소리없이 강한' 그의 소감을 들어본다.

 

-오늘 대국의 승부처를 짚는다면….
▶초반은 내가 좋지 않았다.
중반 박영훈 3단이 중앙에서 과수를 범해준 덕분에 역전시킬 수 있었다.
아마도 백이 좀더 유연하게 중앙삭감에 나섰다면 내가 절망적인 형세였을 것이다.

-LG정유배에서는 유독 강세를 보여왔는데, 무슨 특별한 이유라고 있는가.
▶그저 한판 한판 대국에 최선을 다할 뿐 기전에 따라 특별한 작전이나 비책이 있
는 것은 아니다.
다만, LG정유배는 구 테크론배 시절부터 나와는 이상스럽게도 인연이 깊어 고마운
기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여느 기전보다 마음 편히 임하는데, 그게 좋은 결
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

-작년과 재작년 이 기전 준결승에서 이세돌 3단을 꺾고 결승에 진출한 바 있다. 이
세돌 3단에게 통산전적(6승3패)도 앞서 있는데, 이세돌에게 특별히 강한 비결이라도
있는지….

▶통산전적에서 앞서 있다고 만만해 할 프로기사는 없다.
더구나 이세돌 3단은 그럴만한 상대가 아니지 않는가.
내가 차분한 기풍인데다 종반 끝내기에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급전형의
이세돌 3단이 다른 사람에 비해 좀 거북해한다고 할까.

-이번 결승에도 자신이 있는가.
▶이세돌 3단이 요즘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나도 좋은 컨디션을 되찾은 터여
서 해볼만한 승부가 될 것 같다.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



하이라이트

○박영훈 3단 ●최명훈 8단

'돌하르방'의 카운터펀치

사방의 실리가 쏠쏠한 백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흑1·3으로 봉쇄하자 중앙이 승부
처로 떠올랐다.
백의 입장에서는 이제 중앙만 적당히 삭감하면 확실한 우위에 설 수 있는 장면인
데, 여기서 박영훈의 폭투가 등장했다.

장면도
(딱지떼인 과속행마)

백4가 방심이 낳은 패착.
일견 당연해보이는 삭감수 같았으나, 주위의 강한 흑세를 고려하지 않은 과속이었
다.


'위기10결'의 '입계의완(入界宜緩 : 상대의 진영에 들어갈 때는 완만하게)' '피강자보(彼强自保 : 상대가 강할 때는 몸조심)' 이라는 기훈을 순간적으로 거스른 것이다.

흑5가 그 과속을 응징하는 '딱지'!

실전진행(흑, 승세확립)

흑에게 뜻밖의 강타를 당한 박영훈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흑4로 끊기자 대책이 없다.


백5에 흑6이 멋진 승착이며, 이하 흑10까지 중앙이 크게 들어가서는 일거에 중앙이
연탄공장으로 변하면서 흑의 승세를 확립했다.

참고도(적절한 삭감책)


백1로 보폭을 한 줄만 줄였어도 백은 무사했다. 이렇게 유유히 삭감해도 백은 충분
한 형세였다.

최명훈 8단도 이랬으면 솔직히 '자신없었다'는 고백했으니.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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