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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호선' 고지 탈환!

2002-12-12 오후 11:09:26 입력

[타이젬 특별이벤트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박지은, '호선' 고지 탈환!

정선으로 2연승, 치수 원위치로


호선으로 복귀에 성공한 박지은 3단.
이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12월 12일 타이젬 특별대국실에서 온라인대국으로 열린 타이젬 주최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제5국'에서 박지은 3단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게 354수 끝에 정선(定先)으로 12집승을 거두었다.

지난 4국에 이어 이번 5국에서도 연승함으로써 박지은 3단은2연승시 1단계 치수조정'이라는 규정에 따라 치수를 호선(互先)으로 되돌려 놓았다.
지난 1, 2, 3국에서 우세한 바둑을 연거푸 역전패하며 치수가 호선에서 정선으로 고쳐지는 수모를 당했던 박3단은 지난 4국에서 정선으로 첫승을 거두며 두점으로 떨어질 위기에서 벗어난 바 있다.

이날 바둑에서 박지은 3단은 초반 선착의 효를 십분 살려 간명한 실리작전으로 우위에 올라선 후 중반이후 루이 9단의 줄기찬 승부수를 잘 막아내 완승을 일구어냈다.

지난 1~3국의 악몽이 채 가시지 않아서일까. 이날 시종 우세한 형세임에도 긴장감을 풀지 못하던 박지은의 얼굴은 승리를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풀리는 모습이었다. 박3단은 국후 소감을 통해 "뜻밖의 역전패를 계속 당하면서 극도의 중압감에 시달렸는데, 일단 부담에서 해방된 것 같다"면서 "이제 자신감을 회복한 만큼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패한 루이 9단은 "치수가 정상적인 제자리로 돌아온 만큼 실망하지 않는다"면서 "박지은 3단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질 수도 있다는 각오로 남은 판에서도 마음을 비우겠다"고 밝혔다.


박지은 3단(오른쪽)과 루이9단이 타이젬 특별대국실에 마주앉아 치수고치기 제5국을 두고 있다.

현재 총 10번기의 절반이 끝난 5국까지의 상황은 1, 2국을 루이 9단이 이겨 치수를 호선⇒정선으로 변경되었으며, 정선으로 두어진 3국까지도 박3단이 패하며 두 점 추락의 위기에 몰렸다가 4, 5국을 박3단이 연승함으로써 다시 호선으로 복귀한 상태이다.

타이젬이 특별이벤트로 마련한 '세계여류최강' 루이나이웨이 9단과 '한국여류최강' 박지은 3단의 치수고치기 10번기는 '2연승마다 1단계씩' 치수가 고쳐지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어 스릴과 박진감을 더해주고 있다.

한편, 서능욱 9단의 해설로 이날 대국을 생중계한 타이젬에는 동시 접속자가 600명이 넘는 등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이벤트의 인기도를 입증했다.

루이 9단과 박지은 3단이 펼치는 스릴넘치는 명승부는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인터넷 바둑싸이트 타이젬 이벤트 대국실에서 '반상의 손오공' 서능욱 9단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 된다.

두 기사가 호선 치수로 맞붙게 되는 다음 제6국은 정관장배 세계여류대회와 연말 스케줄 때문에 부득이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1월 첫째주에 속개될 예정이다(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미정).


<TYGEM/이규식 e910@tygem.co.kr>


■하이라이트

여류최강 치수고치기 10번기 제5국<2002. 12. 12, 타이젬 대국실>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 ●박지은 3단(정선)

한 수의 완착이 부른 패배

지난 4국을 이겨 두 점의 벼랑에서 탈출할 때도 차마 기뻐하지 못하던 박지은의 얼굴이 호선 복귀를 관철시킨 오늘에서야 비로소 피었다.

부담감으로 잔뜩 굳었던 박지은의 어깨가 완연히 풀렸음인가. 오늘 바둑은 포석에서 우위에 선 이후 박지은 3단의 빈틈없는 반면운영이 돋보였다.

반면, 루이나이웨이 9단으로서는 초반 단 한차례의 완착으로 요소를 놓친 것이 뜻밖에도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져 이후 힘 한번 못써본 채 주르르 밀려버린 무념의 한판이었다. 실리상의 요소보다는 공격을 선호하는 싸움바둑의 맹점이 노출된 셈이다.


장면 (루이의 치명적인 방향착오)

포석이 막 끝나가는 장면. 발빠르게 4귀생한 흑의 실리가 돋보이는데, 루이 9단은 상변 흑말에 대한 공격으로 실리의 열세를 벌충하고자 나섰다. 그런데, 백7이 지나친 손바람!
요소 중의 요소 흑8을 빼앗기는 순간, 백은 '집도 절도 없는' 가난한 처지로 전락했고, 이것이 결국 승패와 직결되고 말았다.

루이 9단의 지적대로 이후 백에게 별 찬스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굳이 백의 패착을 꼽자면 백7이 혐의를 뒤집어쓸 수밖에.


실전진행 (흑, 승세확립)

아뿔사! 뒤늦게 실수를 깨닫고 백1로 뛰어들었으나, 흑2로 뛰어나가자 백은 할 말을 잃었다.

백3에 흑6이 강력한 반발. 흑22까지 빈틈없이 맞받아치니 백은 득보다 실이 많다. 축머리도 노릴 겸 흑24로 솔솔 나오니 어느새 흑 승세 확립!


<354수 끝, 흑 12집승>




참고도1 (백의 최선)

장면 백7로는 백1로 다가서야 했다고 루이 9단은 못내 후회했다.

과연 그랬으면 A의 추궁도 있고 해서 아직 형세를 논할 수 없는 창창한 바둑이었을 것이다.



참고도2 (이미 때가 늦었다)

국후 루이 9단과 남편 장주주(江鑄久) 9단은 머리를 맞대고 흑1 이후 백의 대응책을 찾아보았으나, 뾰족한 수단이 없었다. 가령 백2면 흑3(또는 A)로 역시 백이 곤란하다.

결국 ▲를 선착당한 후로는 백에게 찬스가 없었다는 결론.
별 것 아닌 것 같은 포석상의 한 수가 때로는 이처럼 엄청난 위력을 지닐 때도 있으니…. 이 바둑은 포석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시키는 바둑이라고 할까.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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