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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전

이창호, 스승 꺾고 11연속Ⅴ 청신호

2003-02-04 오후 5:03:00 입력

[제14기 현대자동차배 기성전]

이창호, 스승 꺾고 11연속Ⅴ 청신호

도전1국서 5년만에 재도전한 조훈현 물리쳐


이창호 9단(오른쪽)이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에서 스승 조훈현 9단을 꺾었다.

이창호가 기성전 11연패를 향한 산뜻한 첫승을 거두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입춘인 2월 4일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4기 현대자동차배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에서 기성 이창호 9단이 도전자 조훈현 9단을 꺾었다(246수 흑7집반승). 이9단은 지난 98년 제9기 기성전 이후 5년만에 기성전 도전 무대에서 다시 오른 스승 조훈현 9단을 맞아 1국을 먼저 따냄으로써 11연승을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올해 첫 사제대결인 이날 대국에서 이창호 9단은 초반 하변 접전에서 승기를 잡은 뒤 두터운 반면 운영으로 우세를 지켜내 완승을 거두었다. 지난해 연말 국수전, 기성전, 천원전 등에서 신예들의 날카로운 공격 속에 유일하게 기성전 도전권을 따냈던 조훈현 9단은 종반까지 반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으나 아쉽게도 역전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이창호 9단이 기성전 11연패를 향한 연승 행진을 벌일지, 올해 초 중국에서 열린 삼성화재배에서 우승하며 ‘바둑황제’의 건재를 과시한 조훈현 9단이 반격에 나설지, 도전5번기 제2국은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속개된다.

올해로 14기를 맞는 기성전은 세계일보사가 주최, 현대자동차 후원하며 우승상금은 2천600만원이다.

TYGEM/최철용 a4g@tygem.co.kr



[제14기 기성전 도전5번기 제1국]


■하이라이트

속력행마의 덜미를 잡은 이창호의 펀치

조-이 사제가 새해 첫 수담을 나눴다.

번번이 결승무대에서 만나 '국내도전기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시샘을 받았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신예들의 위세에 밀려 '사제도전기'를 보는 것이 오히려 반가운 세상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오늘 바둑은 바위같은 이창호의 두터움이 당대제일의 속력행마를 자랑하는 스승의 현란한 푸트워크를 낚아챈 일국이었다. 무형(無形)의 두터움을 유형(有形)의 실리로 환산시키는데 세계최고의 재주를 가진 이창호 9단의 진면목이 드러난 것이다.

○조훈현 9단 ●이창호 9단 <2003. 2. 4, 246수 끝, 흑 7집반승>




장면 (콜롬부스 달걀)

흑의 두터움과 백의 스피드가 맞선 초반. 백이 우변 곤마를 방치한 채 침투작전으로 우하귀 실리를 도려낸 장면. 이제 흑은 철벽같은 좌우 세력(●)을 이용해 하변쪽에 산재한 ○들에 대한 공격으로 대가를 찾아야 한다.

'과연 어디부터 시작할까'
모두들 침을 꼴깍 삼키며 기다리고 있는 찰나, 흑1이 떨어졌다. 놓이고 보니 그럴듯한 '콜롬부스의 달걀'같은 강타!. 이후 백에게 뚜렷한 찬스가 없었던 걸 보면 결국 이 수가 '승착'이 된 셈이다.


실전진행 (흑, 우세 확립)

고심했지만, 역시 백1로 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 흑2가 준비된 차단의 맥.

흑6까지 백 두점을 두텁게 싸안아서는 단연 흑이 편한 바둑이 되었다.


참고도1 (흑, 두터움)

백1로 버티는 것은 무리. 몸부림치면 하변 흑을 수습할 수는 있겠지만, △를 제압한 흑의 두터움이 전판을 호령할 정도로 막강해 백으로선 생불여사(生不如死)에 다름 아니다.

□들도 잔뜩 추워진 모습.


참고도2 (흑, 걸려들다)

백1로 붙이는 맥점을 떠올렸다면 상당한 기력의 소유자. 이때 만약 흑2로 받아주기만 한다면 백5까지 희생타작전을 거쳐 깨끗이 수습할 수 있다.

이 결과는 ▲가 힘을 못쓰게 된 흑이 도리어 걸려든 모습. 그러나 이것은 흑 혼자만의 생각일 뿐….



참고도3 (백, 곤경)

그러나 백1에는 흑2로 임시방편한 다음 4로 꿇어 그만이다.
이래서는 하변에서 쌈지를 뜨게 된 백이 곤경에 처한 결과.


참고도4 (백, 무리)

흑2때 백3으로 젖히는 것은 과욕. 흑4·6으로 끼워잇는 순간 백은 약점이 여러군데 남아 견디기 힘들다.

흑8까지 하변도 잡히고 A의 단점도 남아 백 곤경.


TYGEM/김창호 gigung@tygem.co.kr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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